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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시사공감] '살인더위', 폭염피해 최소화 방안 마련해야매년 반복되는 폭염, 더 이상의 피해와 희생 막기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한 시점

[공감신문 시사공감] 올 여름, 독자여러분은 어떻게 보내고 계시는지. 아무리 ‘더워야 제 맛’인 계절이라지만, 이번 여름은 어쩜 이리 지독할까 싶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 무더위에 몸도 마음도 지칠 대로 지쳐버린 지 오래다.

어디선가는 이 더위를 가리켜 ‘사람 잡는 더위’라고도, ‘지옥불에 뛰어든 느낌’이라고도 표현하더라. 그런 무시무시한 표현들이 조금도 과하지 않게 들리는 건 비단 기자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짧은 장마가 끝나기 무섭게 찾아온 폭염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역대 최장폭염기록을 다시 쓸 것이란 무서운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역대급’이라는 수식어조차 과장이 아닌 셈이다.

사람은 물론이고 가축이나 농작물 등 한반도 땅 위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이 무더위의 위협을 받고 있는 이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 했던가. 오늘 시사공감팀은 이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올 여름 폭염을 조금 더 깊고 자세히 들여다볼까 한다.


■ 말 그대로 ‘기록적인’ 폭염

전국이 8월의 첫 시작을 폭염과 함께했다.

땀으로 범벅이 됐던 7월이 끝나고 8월이 시작됐다. 통상 더위는 7말8초, 그러니까 7월 말 8월 초에 가장 기승을 부린다고 알려져 있다.

아니나 다를까. 포스트가 작성되고 있는 8월의 첫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9.6도까지 치솟았다. 이는 서울의 역대 최고기온이다. 이날 홍천은 40.3도를 기록하며 기상관측 이래 전국적으로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지난달은 여러모로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의 다양한 기록을 쏟아냈다.

지난달 31일까지 폭염일수는 15.5일 수준이다. 이는 1973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7월 기준 2번째로 긴 기록이다. 1위는, 여러분도 이미 짐작하셨다시피 사상 최악의 해로 꼽히는 1994년이다. 그해 7월 폭염일수는 18.3일에 달한다. 지난달 열대야일수는 8일로, 1994년 8.9일에 이어 역시 2위를 차지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3일 강릉의 아침 최저기온은 31.0도로, 기상관측 이래 전국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이전까지는 2013년8월8일 강릉의 30.9도가 가장 높은 기록이었다. 이날 서울의 최저기온은 29.2도로, 이전까지 서울의 최고 기록이었던 1994년8월15일 28.8도를 넘어섰다.

서울 남산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도심 일대. 온도가 높을수록 붉게, 낮을수록 푸르게 표시된다.

이 더위가 7월에서 끝나기만을 간절히 바란 분들도 여럿이겠다만, 특별한 무더위 해소 요인이 없는 터라 8월에도 폭염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기상청은 관측하고 있다.

8월 폭염일수 역대 1위는 불과 두 해 전인 2016년이다. 당시 16.7일간 무더위가 계속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지난달까지의 무더위가 1994년과 비교됐다면, 이달의 바로미터는 2016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8월 열대야일수는 9.2일로, 아직까지는(...) 최장의 기록으로 남아있다.

올해 폭염은 7월11일부터 8월1일까지, 장장 21일간 지속되고 있다.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역대 최장폭염을 기록했던 1996년 여름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996년은 7월22일부터 8월20일까지 폭염이 이어졌던 것으로 기록된다.

여기서 잠깐, 최장폭염과 폭염일수의 차이점을 짚고 넘어가야겠다. 최장폭염은 전국에 어느 한 지역이라도 폭염이 내려졌을 때를 기준으로 통계가 작성된다. 이에 비해 폭염일수는 매일 한 군데라도 폭염이 기록될 경우 평균값을 계산해 더한 것이다.


■ 폭염, ‘자연재난’으로 규정해야

인명피해는 물론 각종 재산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각종 피해상황도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042명으로, 이미 지난해 발생건수를 초과했다. 이 가운데 27명은 무더위로 인해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가축 폐사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31일까지 충북에서 폐사한 가축만 하더라도 26만7077마리에 달하며, 경북에서는 그보다 좀 더 많은 수준인 35만923마리로 집계됐다. 충남지역에서도 62만3585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농가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7월31일 기준 강원도 내 폭염과 가뭄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면적은 7424㏊에 달한다. 햇볕이 워낙 뜨거운데다 장마가 끝난 이후 비소식도 없는 탓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법 개정 이전에라도 폭염을 특별재난으로 인식해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피해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는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고 있는 모습이지만,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3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부가 폭염을 자연재난에 포함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법 개정 이전에라도 폭염을 특별재난으로 인식해 대처해야 한다”고 전했다.

현행 재난안전법에서는 태풍과 홍수, 호우, 강풍, 풍랑, 해일, 대설, 낙뢰, 가뭄, 지진, 황사, 조류 대발생 등을 자연재난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폭염은 아직까지 자연재난에 포함돼 있지 않다. 때문에 폭염으로 인한 재산·인명피해 등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의 예방과 지원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관련 법개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사이 폭염은 연일 최악의 기록을 내고 있다.

18대 국회부터 자연재난에 폭염을 포함시키는 법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됐지만, 번번히 무산됐다. 20대 국회 들어서도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폭염을 재난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여전히 계류하고 있는 상태다.

어제인 7월31일, 여야 원내교섭단체 3당으로 구성된 민생경제법안TF는 폭염을 자연재난 범위에 포함시켜 피해보상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재난안전법 개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자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다만 개정안의 국회통과는 올 여름 폭염시기가 지난 뒤에야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에 앞서 폭염을 시 차원에서 자연재난으로 규정하고 체계적인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관련한 ‘서울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조례’ 개정안은 지난 27일 서울시의회에 발의된 상태다. 폭염이 자연재난으로 인정되면 시는 올해 기준 예치금이 4000억 원에 이르는 재난관리기금을 폭염예방과 대응, 사고처리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 뜨거운 지구촌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도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사실 이 더위는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일본은 폭우와 태풍에 폭염까지 더해지며 지난 한 달 동안에만 300명이 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무더위로 인해 열사병 등 온열질환 추정 증세로 사망한 이들의 숫자는 116명에 이른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달 23일 이례적으로 기자회견까지 열어 “지역에 따라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정도의 무더위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생명에 위협을 주는 ‘재해급’”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산불로 폐허가 된 그리스 북동부 마티의 주택

유럽 북부와 남부는 산불이 잇따르며 피해가 속출했다. 그리스에서는 지난달 23일 아테나 외곽에서 시작된 산불이 그리스 북동부 해안도시의 주택가로 번지며 9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40도를 웃도는 더위와 건조한 기후 속에 발생한 이 산불은 시속 100km가 넘는 강풍을 타고 1260㏊ 이상의 면적을 집어삼켰다. 1000채에 달하는 건물은 이미 복구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선선한 여름’으로도 유명한 스웨덴마저 지난달 27일 34.6도를 기록하며 260여년 만에 최고기온을 달성했다.

스웨덴에서는 지난달 26일까지 산불로 인해 2만5000㏊가 불에 탔으며, 약 1억2000만 달러에 달하는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당국은 추가 산불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에 화재경보를 내리고, 일반가정의 바비큐 파티도 당분간 금지하기로 했다.

캘리포니아 산불 진화 중인 소방관

역시 고온건조한 기후가 지속되고 있는 미국의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산불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샌스란시스코 북쪽으로 약 400km 떨어진 샤스타 카운티에서 자동차 화재로 시작된 불은 캘리포니아 북부 전역으로 뻗어나갔다.

이로 인해 10만3700에이커 면적의 초목이 소실되는가 하면, 건물 966채 이상이 파괴됐다. 대규모 소방인력이 화재진압에 투입됐지만 37.7도까지 치솟은 기온과 낮은 습도, 거센 바람 등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지구촌 피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호주 모나쉬대학교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08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폭염에 의한 사망자 수가 수천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온열질환자의 수도 수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연구팀은 “미래의 더위는 더 자주, 더 강렬하게,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며 “더위에 적응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미래의 열파 관련 사망은 더욱 늘어날 것이며, 특히 적도 부근의 가난한 국가에서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폭염피해, 최소화할 방안은

전 세계가 폭염에 시름하고 있다.

누군가 지구를 들어 가마솥에 던져 버리기라도 한 것 마냥 전 세계가 펄펄 끓고 있다. 우리나라는 뭐, 이미 체감하는 바대로 역대급 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고. 게다가 이런 폭염은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이란 무시무시한 관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사실 이전부터도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꾸준히 발생해왔다.

최근 5년간 온열질환자의 수만 보더라도 2013년 1189명(사망자 14명), 2014년 556명(사망자 1명), 2015년 1056명(사망자 11명), 2016년 2125명(사망자 17명), 2017년 1574명(사망자 11명) 등으로 해마다 적지 않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와 국회의 발빠른 대처가 필요한 때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정부나 국회 차원의 확실한 예방책은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폭염이 발생하면 특보를 발령하고 야외활동 자제, 충분한 수분섭취 등의 당부만 되풀이하는 정도에 그치곤 했다. 폭염을 자연재난에 포함시켜 국가차원의 예방 및 대응에 나서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새삼 반가운 것도 이 때문이다.

올 여름 무더위를 계기로 폭염피해는 일회성도, 개인의 문제도 아님이 여실히 드러나게 됐다. 더 이상의 피해와 희생을 막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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