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관광객·승무원 17명, 오스트리아 일가족 3명 등 20명 탑승…사고원인 규명 어려워

추락한 융커 JU-52 HB-HOT 항공기

[공감신문] 스위스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제작된 항공기 1대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해 탑승자 20명 전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APF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남부 티치노주(州)에서 출발해 뒤벤도르프 군용 비행장을 향하던 융커 JU-52 HB-HOT 항공기가 해발 2540m의 알프스 산맥 피츠 세그나스 서쪽 면에 추락했다.

항공기에는 스위스 관광객과 승무원 등 17명과 오스트리아 일가족 3명 등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들 모두 사망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추락한 항공기는 세계 2차대전 당시인 1939년 독일에서 제작된 프로펠러 군용기로, 스위스군에서 퇴역한 후부터는 현지 회사 JU에어에서 관광·레저용 전세기로 운용해 오고 있었다. 

추락한 항공기는 1939년 독일에서 제작된 군용기로, 퇴역 후 JU에어에서 관광·레저용 전세기로 운영해오고 있었다.

JU에어의 최고경영자(CEO) 쿠르트 발트마이어는 5일 플림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 소속 항공기의 추락사실을 확인하며, 20명의 탑승자 중 생존자는 아무도 없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트마이어는 “어제는 JU에어 창립 36년 역사상 최악의 날”이라며 “너무나 큰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실제 1982년 JU에어가 설립된 이래 인명사고에 연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탑승객은 4일 맛지오레 호수가 위치한 남동부 휴양지인 르카르노에서 돌아오기 위해 이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당시 사고 현장 목격자는 “기체가 남쪽으로 180도 회전하더니 빠른 속도로 돌덩이처럼 땅과 충돌했다”고 전했다. 

이 목격자는 또 “잔해가 극히 좁은 지대에 흩어졌다”고 밝혔는데, 이에 비춰볼 때 폭발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최대 20명을 태운 스위스 JU에어 소속 관광기가 추락한 스위스 남동부 알프스 산악 지대

스위스 교통안전조사위원회(SESE)는 사고 항공기로부터 조난 신호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선이나 다른 항공기 등과 충돌해 추락했을 가능성은 현저히 낮으며, 더위와 같은 기상조건이 사고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항공기에는 블랙박스에 블랙박스가 설치돼 있지 않아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스위스 알프스 산악지대에서는 해당 사고 수 시간 전에도 소형 항공기 추락으로 일가족 4명이 목숨을 잃는 등의 사고가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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