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만나 이야기할 기회 적어"…"의료진과 환자 간 '소통' 부분 개선돼야"

환자들이 직접 참여한 대형병원 서비스에서 간호사는 최고점을 받았다. [created by freepik]

[공감신문] 국내 대형 종합병원에 대해 환자들이 직접 참여한 서비스 평가에서 간호사는 최고점을 받은 데 반해, 의사는 최하점을 받았다. 환자들은 의사와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적고, 회진시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점에 대해 불만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환자들이 직접 참여한 '의료서비스 환자경험 평가' 결과를 9일 공개했다. 

환자경험평가는 환자를 존중하고 개인의 필요와 선호, 가치에 상응하는 진료를 제공하는지 등 의료서비스의 질적수준을 국민의 관점에서 확인하기 위한 병원 평가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실시됐다. 

평가 대상은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한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서 퇴원 후 2~56일(8주) 사이 1일 이상 입원했던 환자들로, 지난해 7~11월 전화 조사를 통해 총 1만4970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조사내용은 ▲입원경험 5개 영역(간호사·의사서비스, 투약 및 치료과정, 병원환경, 환자권리보장)에 대한 19개 문항 ▲전반적 입원경험평가 1개 영역에 대한 2개 문항 ▲개인특성 3개 문항 등으로 구성됐다. 

평가영역 및 문항별 점수 현황 [보건복지부]

그 결과 간호사서비스 영역은 88.8점으로 6개 영역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간호사서비스 영역에는 환자를 대하는 태도와 의사소통을 평가하는 4개 문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문항에 대한 점수는 87.3~89.9점으로 대체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간소하의 존중·예의와 환자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주었는지 등을 묻는 '경청'은 89.9점으로 전체 21개 세부문항 중 최고점을 받았다. 

반면 의사서비스 영역은 82.3점으로 최하점을 받았다. 

세부 문항별로 보면 환자를 대하는 태도 관련 2개 문항에서는 88.8점으로 높은 수준이었지만, 의사를 만나 이야기 할 기회는 74.6점, 회진시간에 대한 정보제공은 77.0점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투약 및 치료과정 영역도 의사서비스와 마찬가지로 82.3점을 받으며 공동 최하점을 기록했다. 

퇴원 후 주의사항 등에 대한 정보제공과 의료진의 환자 통증을 조절하기 위한 노력, 진료 전 설명 등은 각각 84.9점, 84.1점, 83.0점으로 높게 나타났으나, 위로와 공감은 78.2점에 그쳤다. 

병원환경 영역은 평균 84.1점이었다. 깨끗한 환경인지와 안전한 환경인지에 대해 평가한 2개 문항의 점수는 각각 83.1점, 85.1점으로 확인됐다. 

환자들은 의료진과의 소통 부분에서 불편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Created by Ijeab - Freepik]

환자권리보장 영역은 82.8점을 받았다. 공평한 대우와 수치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 받았는지 등 2개 문항은 각각 87.6점, 84.8점으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치료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기회는 79.7점으로 영역 평균보다 낮았으며 불만을 쉽게 말할 수 있었는지는 73.0점으로 설문 전체 문항 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입원경험을 평가(83.8점)와 타인에게 추전할지 여부에 대한 문항(82.6점)으로 이뤄져 있는 '전반적인 평가'는 83.2점을 받았다. 

이번 결과로 국내 입원환경에서 환자가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환경, 의사와 이야기할 기회, 진료과정에서 환자에게 더 많은 정보와 참여기회 제공 등 의료진과 환자 간 소통 부분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심사평가원은 평가대상에 오른 병원 95개소 가운데 타 의료기관과 환자 구성 차이가 심한 보훈병원 3개소를 제외한 93개 기관의 평가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국민이 해당 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 수준을 영역별로 파악할 수 있도록 각 영역별 점수를 전체 기관의 평균과 함께 게재했다. 

기관별 평가 결과에서 기관 간 편차가 가장 심한 영역은 '병원환경'이었다. [Created by Mrsiraphol - Freepik]

기관별 평가결과 역시 응답자 전체 결과와 동일하게 간호사서비스 점수가 가장 높고, 환자 권리보장 영역은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관 간 편차가 큰 영역은 '병원환경'이었다. 

홍정기 복지부 보험평가과장은 "최초로 환자가 직접 참여한 의료서비스 환자경험 평가결과 공개는 환자중심 의료서비스 제공에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앞으로도 의료계, 환자·소비자, 학계와 함께 지속 보완하면서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선혜 심사평가원 평가운영실장은 "많은 국민의 목소리가 담긴 평가결과가 의료현장에 반영돼 환자중심 의료문화를 함께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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