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올해 상반기 제2금융권 대출 증가액이 역대 최대치로 치솟았다. 가계대출이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이 2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비은행금융기관 여신 잔액은 832조29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43조1894억원 늘어난 것이다. 

비은행 금융기관에는 상호금융,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생명보험사 등 2금융권이 들어간다.

올해 1~6월 비은행 대출 증가폭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3년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큰 것이다. 

상반기 비은행 대출의 전년 말 대비 증가액은 2014년 10조1231억원 수준에서 2015년 29조7062억원, 2016년 34조8909억원, 2017조 39조1765억원 등 꾸준히 증가하며 해마다 신기록을 쓰고 있다. 

올해 상반기 증가규모는 이미 지난해 연간 증가규모(64조5655억원)의 절반을 훌쩍 넘겼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증가규모인 2016년(87조7581억원)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은행 대출이 이처럼 크게 늘어나는 것은 가계보다 기업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집계 기준이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다소 어렵지만,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8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7조1000억원)보다 적었다.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 등으로 가계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자영업자 계층이 2금융권 대출 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비은행 대출은 신용도가 낮은 취약차주들이 주로 이용한다. 기업의 경우 대기업보단 중소기업, 그중에서도 자영업자들이 2금융권을 많이 찾게 된다. 

차주의 신용도가 낮아지면 대출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마련이다.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상호저축은행의 일반대출 금리는 연 10.26%, 상호금융은 연 4.07%다. 이는 예금은행 대출금리인 연 3.6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정부는 2금융권 대출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에 대한 방안 중 하나로 금융당국은 농협과 신협 등 상호금융권에는 지난달부터,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사에는 10월부터 각각 여신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