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8개 ‘순화 및 표준화 대상어’ 정리...그중 일본 잔재어 8개에 불과”

최경환 국회의원
최경환 국회의원

[공감신문] 김대환 기자=‘짬뽕(ちゃんぽん)’이나 ‘잉꼬(いんこ-)부부’ 등 무심코 써 왔던 일본식 용어가 우리 생활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말 순화운동을 담당하고 있는 국립국어원의 역할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무소속 최경환 국회의원(광주 북구을)이 국립국어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립국어원이 우리말 순화를 위해 ‘말다듬기위원회’를 운영하고, 알기 쉬운 행정용어 발간, 다듬은 말 홍보 등 ‘우리말 다듬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일본어 잔재 순화에는 크게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국립국어원 ‘말다듬기위원회’에서는 지난 2004년부터 올해까지 총 408개의 ‘순화 및 표준화 대상어’를 정리했는데 이 중 일본식 잔재어는 ‘세고시(뼈째회)’, ‘코스프레(분장놀이)’, ‘지리(맑은탕)’ 등 8개에 불과하다. 

‘가오(체면)’, ‘모치(찹살떡)’, ‘쓰키다시(곁들이 안주)’, ‘엔코(떨어짐)’ 등과 같이 우리가 알면서 쓰는 용어도 많지만, ‘짬뽕(초마면)’, ‘잉꼬부부(원앙부부)’, ‘단도리(채비)’, ‘소보로빵(곰보빵)’, ‘오지(두메산골)’, ‘유도리(융통)’ 등과 같이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써온 용어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일본식 용어는 행정용어와 특정분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공람(돌려봄)’, ‘감봉(봉급깍기)’, ‘공시(알림)’, ‘과세(세금)’, ‘건폐율(대지건물비율), 하청(아래도급) 등은 일본식 한자어에서 가져온 것이다.

특히, ‘국기 게양식’에 쓰는 ‘게양(올림)’은 시급히 순화돼야 할 용어다. 감사(지도검사), 고참(선임), 망년회(송년회), 식비(밥값), 인계(넘겨줌), 인수(넘겨받음), 행선지(가는곳), 간식(새참), 견학(보고배우기), 고객(손님), 세대주(가구주), 승강장(타는곳), 노점(거리가게), 육교(구름다리) 등 우리 생활 속에서 순화시켜야 할 용어들이 부지기수다. 심지어 스포츠 중 야구 용어들도 도루, 병살, 사구 등 일본식 한자어가 대부분이다.

최경환 의원은 “말은 곧 정신을 담는 그릇이다. 일본식 용어를 비롯한 서구어 등의 우리말 순화는 우리 모두의 몫”이라며 “국립국어원은 일본식, 서구식 용어 등에 대한 국민 의식 조사 및 실태조사를 통해 우리말 순화운동을 적극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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