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 꺼내는 것이 조심스럽고 긴장될 신입사원들을 위한 직장용 처세술과 화법들

[공감신문] 권지혜 기자=초가을도 지나 이제 밤공기가 쌀쌀한 9월의 끝자락에 접어들었다. 요즘은 10월 첫 출근을 앞둔 신입사원들에게 여간 긴장되는 시기가 아니다.

아직 겪어보지 못한 세상을 마주할 때는 설렘에 막연한 두려움도 따라온다. 주어진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부터 시작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역시 ‘사람’이다.

좋은 사수를 만날 수 있을지, 동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소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사에게 먼저 말을 거는 것이 좋은지 말을 걸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은지 고민은 끝이 없다.

새로운 직장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상대가 누구든 ‘직장’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의 효과적인 대화법은 존재한다.

오늘 교양공감에서는 사회에 첫걸음을 내디딜 신입사원들을 위해 ‘직장인 대화법’에 대한 팁을 전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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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면, 가끔은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해도 된다. / 게티이미지뱅크

어색한 상사와의 대화법

‘편한 상사’란 없다. 어쨌든 상사와 부하직원은 수직적 관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불편하지 않은’ 정도만 되어도 훌륭한 관계라 할 수 있다.

어느정도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상사를 대하는 태도에도 요령이 생긴다. 하지만 신입사원의 경우 극도로 긴장하거나 오히려 너무 잘 하려다 되려 관계를 망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상사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화법이 필요할까?

1. 말하기 전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 것.

혼자 많은 생각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는 쌓이고 판단력은 흐려진다. 상대방에게 전하고 싶은 생각이 많으면 말이 길어진다. 말이 길어지면 나의 전달력과 상대방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점점 자신감을 잃어 쓸데없는 사족을 변명처럼 붙이게 된다.

상사에게 말을 할 때는 직접적이고 정확하게 핵심만 전달하자.

2. 말에 감정을 담지 말 것.

상사가 지적했을 때 감정을 담아 항변하지 않도록 하자.

누구나 지적을 당하면 자존심이 상한다. 하지만 순간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상사와 트러블이 생기면, 두고두고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걸 기억하자.

상사를 대할 때는 ‘불만’, ‘억울함’ 등의 감정은 배제하고 ‘문제가 발생한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해 말하자. 감정을 배제했다 한들 ‘문제가 발생한 원인’만 말하고 끝나면 그 또한 변명이나 핑계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해결방안’에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까지 곁들인다면 금상첨화다.

3. 상사를 고객이라고 생각할 것.

나는 컨설턴트고 상사는 고객이라고 생각하자. ‘손님은 왕’처럼 떠받들어 모시라는 소리가 아니다.

상사로부터 일을 배운 신입사원은 마치 상사를 어미새처럼 따르다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우가 있다. 어느정도 의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주의하지 않으면 당신은 한순간에 ‘사소한 것도 혼자 못 하는 신입’이 되어있을 수 있다.

상사를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내 고객’이라고 생각해보자. 상사의 지시사항에 대해 주체적으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제공하려는 마음가짐을 먹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4. 아닐 땐 아니라고 말할 것.

상사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면, 업무가 과중하거나 어려울 때 솔직하게 말해도 된다.

오히려 말하지 않고 혼자 스트레스를 쌓다 보면 다른 방향으로 상사에게 표출하게 된다. 그러면 상사는 혼란스럽고 화가 날 수 밖에 없다.

좋은 상사는 좋은 부하직원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본인이 어떤 일을 잘 해내고 어떤 일을 힘들어 하는지 알려주는 것도 상사에게는 중요한 정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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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했을 때 좌절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책임감 있게 대처하면 오히려 더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실수 했을 때’ 화법

신입사원은 기존 직원들보다 실수가 잦을 수밖에 없다. 이미 벌어진 실수를 주워담을 수는 없다.  하지만 회피하지 않고 책임감 있게 대처하면 오히려 더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자책감에 빠지거나 숨기려 하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사람은 누구나 실수한다. 이왕 실수를 했다면 울상 짓고 우물쭈물대기 보다 아래 요령대로 빠르게 수습해보도록 하자.

첫 번째, 무조건 빨리 보고하자.

신입사원이 내 선에서 실수를 해결하려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실수가 발생했다면 최대한 빨리 상사에게 보고하자. 상사도 당신의 실수를 수습할 시간이 필요하다.

두 번째, 변명하지 말고 사과하자.

실수를 하면 괜히 민망하고 미안한 마음에 이 말 저 말 끌어오게 된다. 하지 말자. 실수에 따라오는 변명은 언제나 구차하고 상황을 악화시킨다.

여기 효과적인 사과를 위한 4R이 있다. 실수에 책임(Responsibility)지고, 인정(Recognition)하며, 실수 이유(Reason)를 밝히고, 반성(Regret)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하자.

세 번째, 해법을 제시하자.

여기서 당신을 향한 상사의 평가가 결정된다. 자신의 실수에 대한 해법을 강구해 상사에게 제시하자. 그렇다고 너무 열심히, 계속 제안할 필요는 없다. 상사가 만류하고 지시를 내리면 그에 따르자.

상사에게 당신의 실수는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의 태도다. 자신의 실수를 손 놓고 상사에게 맡기려는 자세는 좋지 않다.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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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대립이 발생하면 상대방의 의견을 인정한 후 내 의견과의 차이점에 대해 얘기해보자. / 게티이미지뱅크

‘의견대립’을 해결하는 대화법

회사원이라면 하루에도 몇 번씩 겪어야 하는 것이 ‘의견대립’이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라는 목표는 같지만, 각자 ‘좋다’고 생각하는 기준은 다 다르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점심 메뉴 같이 사소한 것을 두고 논쟁할 때에는 좀 아쉽더라도 상대방의 말을 따를 수 있으나, 회사일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회사에서 오가는 의견에는 개인의 실적부터 회사의 손익까지, 도무지 가벼운 마음으로 결정할 수 없는 문제들이 걸려있다.

이처럼 회사의 중요한 사안에 대한 직원들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오너의 입장도 참 난처해진다. 어느 정도의 의견 대립은 서로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환기해주는 등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정도가 심해지면 프로젝트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 한다.

사회심리학자 이철우는 저서 ‘관계의 심리학’에서 ‘직장 내 의견 대립 유형’을 다섯가지로 정의했다.

첫 번째는 ‘타협형’으로, 절충점을 찾으려 노력하는 유형이다.

두 번째는 ‘고집형’으로, 자신의 입장만을 고수하는 유형이다.

세 번째는 ‘유화형’으로, 상대방의 의견을 인정하는 유형이다.

네 번째는 ‘문제 직시형’으로 서로의 의견 차이를 직면하는 유형이다.

다섯 번째는 ‘회피형’으로 문제 직면을 피하는 유형이다.

이철우는 ‘의견 대립을 해결하는 유형’으로 유화형과 문제 직시형을 꼽았다.

만약 직장 동료와 의견대립이 발생했다면, 고집형으로 일관하기 보다 상대방의 의견을 인정한 후 내 의견과의 차이점에 대해 얘기해보자. 조금씩 두 의견의 간극을 좁혀 나가다 보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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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하지 않는 사람보다, 실수를 잘 해결하는 사람이 더 멋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신입사원은 언제나 조급하다. 나를 고용한 회사에 빨리 능력을 증명해야 할 것 같고, 주어진 일들을 1분이라도 빨리 처리해 넘겨야만 될 것 같은 기분에 쫓긴다.

사소한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내가 너무 바보 같고, 나만 너무 바보 같다. 다른 사람들은 능숙하게 해내는 일이 내게는 왜 이리 어려운지, 마냥 부족한 사람인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지금 당신이 자신과 비교 중인 그 사람도 신입 시절을 거쳤다. 딱 그만큼 서툴렀고 그만큼 많은 실수를 했기 때문에 지금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아이가 걸음마를 떼기까지는 평균 2000번을 넘어진다고 한다. 지금 사회로 한 걸음 내디딘 당신이 한참 넘어지는 중인 누군가에게는 능숙하고 여유로워 보일 것이다.

당신은 입사 후 일도, 말도 여러 번 실수 할 것이다. 한 번도 실수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대신 이것만 기억하자. 실수하지 않는 사람보다, 실수를 잘 해결하는 사람이 더 멋있다는 것.

 

※ 본 기사는 앨리슨 그린의 '직장인의 말연습', 오수향의 '무슨 말을 그 따위로 하십니까?'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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