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m나 길게 이어진 칸의 모래 해변에서 만난 여유와 낭만

사진 = 정종갑 사진기자

[공감신문 라메드] 칸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 칸은 명품 쇼핑 1번지다. 특히 크루아제트 대로에는 지방시, 크리스찬 디올, 에르메스, 샤넬, 베르사체 등 앞선 패션을 선보이는 명품 부티크를 비롯해 수백여 가지의 브랜드숍이 늘어서 있다. 하지만, 정작 칸의 매력에 흠뻑 빠지는 것은 매혹적인 칸의 해변 때문이다.

기차를 타고 ‘칸 라 보카(Cannes la Bocca)’역에서 내리면, 10km나 길게 이어진 칸의 모래 해변을 만날 수 있다 / 사진 = 정종갑 사진기자

칸의 해변은 10km가 넘게 뻗어 있어 해안의 정취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인 곳이다. 주로 자갈해변으로 된 지중해 지역에서도 칸은 고운 모래사장으로 유명하다. 비키니를 입고 태닝을 즐기는 할머니, 모래집을 만드는 아이들, 공놀이를 즐기는 연인들의 모습이 그림처럼 이어진다.

칸 라 보카(Cannes la Bocca)역의 지하도를 통과해 처음 만난 바다 / 사진 = 정종갑 사진기자

이러한 칸의 해변을 느끼고 싶다면, 열차를 타고 칸(Cannes) 중앙역에서 내리지 말고 다음 정거장인 ‘칸 라 보카(Cannes la Bocca)’역에서 내리기를 권한다. 에디터는 포토그래퍼와 수다들 떠느라 내려야 할 정거장을 지나쳐서 피치 못하게 칸 라 보카 역에서 내렸으나, 해안을 마주하고는 숨은 보석을 발견한 듯 마음이 들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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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해변은 야외활동하기에 최상의 조건이다 / 사진 = 정종갑 사진기자

칸 중앙역은 바로 쇼핑가와 번화가로 연결되고, 크로와제트 대로(Boulevard de la Croisette)를 따라 즐비하게 늘어선 고급 빌라와 이국적 해안가의 낭만을 맛볼 수는 있지만, 여유 넘치는 남부프랑스의 모래해변을 감상하기에는 부족하다.

사진 = 정종갑 사진기자

그리고 칸의 시내에 도착한 이상 도심 밖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에 반해 칸 라 보카 역에서 내려 지하도를 지나면 예상치 못한 바다와 모래사장을 만나게 되는데, 자연스레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사진 = 정종갑 사진기자

수영복을 챙겨오지 않았음을 깊이 후회하게 될 것이다. 해안 도로를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다 만나는 칸의 시내가 더욱 낭만적이다. 봄의 칸 해변을 잊지 못하는 것은 적당한 기온과 지중해의 햇살 그리고 피부를 유영하듯 타고 흐르는 바람의 상쾌함에 있다. 그 기후 속에서 만나는 고운 모래와 에메랄드 바다는 삶의 관점을 변화시키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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