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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교양공감] 고양이, 가을, 그리고 산책-산책할 때 추천하는 곡들산책하기 좋은 화창하고 선선한 주말추천 교양공감 포스트

[공감신문 고양이공감] 오늘은 특별히 ‘교양공감’이 아닌, ‘고양이공감’이란 말머리를 달아봤다. 오타가 아니다. 왜 그런지는 차차 설명해 드릴테니, 자 자. 우선은 차분하게 들어주시길 바란다.

반려묘를 기르는 가구 수가 증가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연일 고양이 관련 사진, 게시글 등이 올라오고 있다. 그들은 ‘고양이가 주인, 내가 집사’라며 고양이 집사님을 자처한다. 고양이는 기르는 게 아니라 모시는 거라면서.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처럼, 고양이 역시 '상팔자'를 타고났다. [Photo by alvan nee on unsplash]

그 집사들의 고양이 사랑은 참 대단하다. 고양이 용품 코너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결국은 ‘내 새끼(혹은 주인님)에게 줄 거니까’라면서 ‘최고급’ 물건을 선택한다. 사료는 또 어떻고? 작고 소듕한 내 새끼, 요즘 입 냄새가 나는 것 같다며 ‘구취제거’에 효능이 있다는 더 비싼 제품을 고르고, 고르다 보니 눈에 밟히는 고양이 장난감도 괜히 집어들게 된다.

그렇게 바리바리 사들고 집으로 돌아오면, 늘어져있던 고양이가 다가와 기지개를 켜며 하품을 한다. 어이구, 엄마(아빠)는 피땀눈물 흘려가며 돈 벌어서 너(고양이) 부양하고 있는데, 참 팔자도 좋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고양이를 구경해본 적이 있으신지? 뭐, ‘다 그렇더라’고 단정할 순 없겠지만 대체로 저 녀석들은 좀, 게으른 편이지 싶다. 온갖 귀염을 떨 때도 있긴 하다만 어째 잠에서 깨 돌아다니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혹시나’ 싶어 고갤 돌리면 ‘역시나’ 쿨쿨 자고 있고, 왜 안보이지 싶어서 찾아보면 또 어디선가 늘어져라 자고 있다.

반려동물 기르는 분들, 아마 출근하면서 아가들에게 "부럽다~"고 말해본 경험은 다들 있으실 것!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어떤 고양이는 보호자가 출근할 때도 잠이나 자고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팔자 좋네, 부럽다’면서 집을 나선다고.

고양이들은 정말로 팔자가 좋은 것 같다. 사실 날카로운 발톱으로 할퀴거나, 틈만 나면 깨물어대며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걔들은 왠지 용서가 된다. “고양이는 귀엽다. 안 그랬으면 진작 다 뒤X을 테니까”라는 인터넷 짤에 수긍이 간다. 다행이다, 까치 너. 진짜 안 귀여웠으면 크으은일날 뻔.

어쨌든 고양이들은 그 타고난 귀여움으로 우리에게 밥도 얻어먹고, 간식도 얻어먹고, 잠자리도 제공받는다. 아프면 병원까지 모시고 가는 건 기본이요, 때마다 보양식이니 영양식을 해다 날라준다. 심지어 화장실까지 매일 청소해주니, 이건 뭐 상전이 따로 없다. 강아지들도 마찬가지 아니냐고? 걔들은 그나마 눈치라도 좀 보더라고.

이 녀석들은, 그야말로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살아간다. 졸리면 자고, 놀고 싶으면 놀고, 우릴 방해하고 싶으면 펄쩍 뛰어들고, 귀찮아지면 또 무시하고. 이 녀석들은 분명 아무 불만도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 게 뻔하다. 그래, 고양이가 우리보다 행복할 게 틀림없다.

이런 식으로 놀림당하는 고양이도 물론 있게 마련.

요 영롱하게 빛나는 눈을 가진, 작고 따스한 털이 사랑스러운 녀석들아, 그치? 맞지? 너희들은 행복하겠지?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하고 싶은 걸 다 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우리도 너희처럼 그렇게 팔자 좋게 늘어지고, 한껏 게으름을 부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서울은 지난 밤(6일 저녁)에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져 내렸다. 그 비가 지나고 나니 하늘 군데군데의 먹구름 얼룩들이, 그 찌든 때가 쏙 빠진 듯 화창하게 바뀌었다. 높고 푸른 하늘이 마치 ‘이리 나와서, 오랜만에 좀 걷자’고 설득하는 것만 같다.

이젠 제법 해도 빨리 지더라. 퇴근 즈음 하늘은 푸르다 못해 검기까지…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이번 주말, 이곳의 날씨는 꽤 맑고 화창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니까 산책을 다녀와도 좋을 법한 날씨라는 말씀. 조금 평소보다 오래 걸어도 땀이 잘 안 나더라.

햇빛을 받으며 저 좋을 데에서 웅크리고, 가고픈 대로 골목골목을 누비는 ‘외출냥이’들처럼, 아니면 집도 절도 없이 위험하게 떠돌아다니지만 그런 형편 치곤 꽤나 자유롭고 느긋해보이는 ‘길고양이’들처럼. 우리도 이번 주말에는 조금 걸어보자. 이번에 소개해드릴 곡들을 귀에 흘려넣으면서.


■ 청량하고 푸른 하늘의 계절

초가을은 뭐니뭐니해도 시리게 푸르른 하늘! 그리고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제맛이다. 그래서 시원시원하고 상쾌한 멜로디, 청량한 보컬이 돋보이는 곡들을 몇 가지 꼽아 소개해드리려 한다.


September – Toki Asako

9월의 맑고 푸르른 하늘을 이렇게 음악으로 잘 표현해낸 곡이 또 있을까? Earth, Wind & Fire의 원곡을 어레인지한 이 곡은 딱 지금, 요맘때, 9월 초에 반드시 들어줘야 할 만큼 이 날씨에 어울리는 노래랄 수 있겠다. 사실 가사에는 “9월 21일을 기억하나요?”라는 내용이 나오지만 뭐 어때.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며 발걸음을 가볍게 만드는, 경쾌하고 선선한 곡이다.


Breathe Your Name – Sixpence None the Richer

‘Kiss Me’, ‘There She Goes’ 등으로 유명한 미국 CCM밴드 Sixpence None the Richer의 보컬 리 내쉬는 자연스러우면서도 청아한 목소리를 낸다. 도입부에 희미하게 들려오는 전자기타 소리는 묘하게 가을 아침의 새 지저귀는 소리와 닮아있고. 그래, 이 곡은 역시 가을 아침의 산책 시간에 들어줘야 한다. 그 산책길이 고요하다면 더더욱 그럴 테고.


■ 낭만과 사랑의 계절

청량감만으로 가을이란 매력적인 계절을 표현하기엔 부족하다. 그래, 가을엔 역시 낭만과 사랑을 꿈꿔야지. 이번 주말 여러분의 로맨틱한 산책을 위해, 연인과 이어폰 한 쪽씩 나눠꽂고 듣기 좋은 곡들을 소개한다.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 Tony Bennett

로맨틱한 토니 베넷의 곡들은 한 여름 밤의 낭만과 스며오는 시원한 가을바람이 어우러지는 요즘 날씨에 잘 어울린다. 이 곡 역시 마찬가지. “샌프란시스코에 두고 온 내 마음(사랑)”을 그리워하는 곡 중 화자는 아마도 어느 가을, 어느 거리를 거닐면서 샌프란시스코의 가을을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왜 가을이냐고? 거긴 미국 남부답지 않게 여름에도 서늘하고 시원하니까(가본 적 없음).


You’re in Love, Charlie Brown – David Benoit

동글동글한 머리에 어리바리한 미소가 귀여운 ‘찰리 브라운’을 아시는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귀요미 ‘스누피’가 나오는 미국 만화 ‘피넛츠’의 주인공이다. 이 곡은 피넛츠 시리즈의 TV 단막 에피소드에 등장했는데, 내성적인 주인공 찰리 브라운이 ‘빨간 머리 소녀’를 보고 사랑에 빠졌음을 라이너스가 눈치 채는 장면에서 배경으로 흘러나온다. ‘피넛츠’ 사운드 트랙 중에는 재즈 마니아들에게 사랑받는 곡들이 많은데, 이 곡 역시 그 중 하나다. 강아지와 함께 가을 산책을 나설 때 추천한다. 휘파람으로 멜로디를 따라 부르면서, 사랑에 빠진 찰리 브라운의 기분을 짐작해보자.


J’ai Deux Amours – Lisa Angell

댄서 Josephine Baker가 부른 이 곡은, 미국과 프랑스(특히 파리)에 대한 일종의 찬가인 셈이다. 그는 곡을 통해 낭만적인 파리의 모습을 그려냈는데, 그것이 또 Lisa Angell에 의해 현대적이면서도 고전적으로 재해석됐다. 원곡이 샹송에 가까웠다면, 이 버전은 뉴욕 스타일의 초기 재즈를 떠올리게 한다.


■ 쓸쓸하고 고독한 이들의 계절

아직까진 가을 공기가 여름의 부산물, 습기를 머금고 있다. 허나 가을이 짙어갈수록 우리는 ‘건조’라는 그 텁텁한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메마르고 씁씁한 가을. 크… 가을은 자고로, 고독하고 쓸쓸한 자들을 위한 계절이다. 자, 코드 깃을 세우게 만드는 곡들도 함께 들어보자.


Autumn In New York – Ella & Louis

로맨틱하고 몽환적인 가사가 돋보이지만, 사실 이 곡은 1934년 12월에 처음 대중에게 공개됐을 당시 그리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12월부터 5월까지, 단 5개월 동안만이 공연되다가 쓸쓸히 막을 내렸다고. 그러다가 무려 15년 뒤인 1947년, 프랭크 시나트라에 의해 재해석되면서 명곡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쓸쓸하게 외면 받았던 이 곡의 에피소드가 황량한 가을 풍경을 떠올리게 만든다고나 할까. 다만 프랭크 시나트라 버전은 좀 낭만적이니까, 재즈의 여왕 ‘엘라 피츠 제럴드’와 목소리만 들어도 아는 그 분, ‘루이 암스트롱’이 듀엣으로 부른 버전을 소개한다.


Malaguena Salerosa – Bud and Travis

누구는 술 마시고 토 하는 게 일상이던 스무 살 때, 웃는 게 예쁜 남자아일 짝사랑했었다고 한다. 아마 그 당시 그녀의 마음이 이랬을까? 이미 여러 가수들에게 불린 이 곡은 Bud and Travis의 다소 담담한 듯 차분한 듀엣과 달리 열정적인 가사가 돋보인다. 가을이 아무리 쓸쓸하고 처량해도, 겨울에 가까워질수록 기온이 떨어져도 누군갈 흠모하는 멈출 수 없는 그 마음은 단풍처럼 붉게 타들어간다.


■ 실없는 가을, 실없는 고양이, 실없는 산책

9월의 첫 번째 주가 지나갔다. 가을비도 흩뿌려졌고, 이젠 점심시간 건물 입구에 서서 “더우니까 어디든 빨리 들어가자”고 보챌 필요도 없다. 날이 선선해졌으니 점심 메뉴를 조금 더 신중하게 고민해도 괜찮다는 말씀.

합법(?)적으로 살 찔 수 있는 계절, 가을이다. 하지만 말이 ‘합법’이란 거지, 실제로 ‘가을엔 살 좀 쪄도 돼’라 생각하시는 분이 얼마나 되겠는가. 아주 많은 수의 사람들은 거의 평생에 걸쳐서 다이어트를 하며 살아간다.

곡물이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계절이거늘, 어찌 먹지 않을 수가! [pixabay/cc0 creative commons]

때때로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드높은 미의 기준점을 들이댄다. 살이 쪘다고 낙담한다거나, 아니면 반대로 너무 마른 분들은 살이 찌지 않는 걸 스트레스로 받아들이거나. 외모에 대해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건 아닌가 싶다.

반면에 고양이들은? 고양이는 비교적 그 ‘살과의 전쟁’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건강이 위험할 정도로 과도한 비만이 아니라면, 걔들은 그냥 잘 먹고 잘 싸고(!), 그러면 된다. 통통한 배도 그저 귀엽게만 보이고. 좋겠다! 동글동글한 배가 매력포인트라니!

뚱실해도 귀엽다니, 냥이들은 좋겠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일단은,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으시길 바란다. 여러분의 그 작고 아담한 ‘에덴동산’ 같은 배도 누군가는 분명 귀엽다고, 사랑스럽다고 해줄 테니까. 고양이 집사 여러분은, 여러분의 고양이 배가 봉긋하게 솟아도 그리 못나게 보진 않으실 테니까. 그저 외모 보다는 건강을 위해 잠깐의 산책 정도만 다녀주셔도 괜찮다.

그래서 대관절 왜 ‘고양이공감’이었는가. 사실 별 뜻은 없었다. 그냥 인적 드문 골목길에서 우리가 이따금씩 마주치는 길고양이들처럼, ‘고요한 산책’이란 키워드에 어쩐지 고양이가 잘 어울릴 듯 해서 아무렇게나 갖다 붙여봤다. 제멋대로에다가 실없는 녀석이라고? 뭐, 고양이도 제멋대로에 실없기론 매한가지 아닌가. 목적 없이 동네를 거니는 산책도 실없는 건 똑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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