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경차 판매량이 20개월째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출시가 잇따르면서 수요가 이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내수시장에서 경차 판매량은 1만1068대로, 전년 동월(1만1322대)대비 2.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7월 누적 판매량 역시 전년 동기(8만1864대)보다 10.6% 줄어든 7만3177대였다. 

자동차산업협회는 "경차 수요가 소형 세단이나 소형 SUV로 이동하면서 전년 동월대비 경차 판매량이 20개월째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내수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경차는 기아자동차의 모닝과 레이, 한국GM의 스파크, 르노삼성자동차의 트위지 등 4종이다. 

경차는 구매 가격자체가 저렴하고 각종 세제상 혜택 또는 주차·통행료 할인 등이 있어 유지비 부담이 적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주행성능이나 안전성이 비교적 떨어지는 편인데다 기대만큼 연비가 높지 않은 점은 단점으로 지목된다. 

지난 2012년 당시 경차의 연간 판매량은 20만 대를 돌파(20만2844대)하기도 했지만 2014년 이후 줄곧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4년간 연간 판매량 추이를 보면 2014년 18만6702대에서 2015년 17만3418대, 2016년 17만3008대 등으로 내리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에는 13만8895대로 급격히 줄었다. 

이 같은 하락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7월까지 누적 판매량만 보더라도 작년대비 10%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소형 SUV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는 점,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상승한 점 등을 경차 판매량 부진 이유로 보고 있다. 

경차는 입문용차 혹은 근거리 통근 등을 위한 '세컨드카'로 사용하기 위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코나, 스토닉, QM3, 티볼리 등 소형 SUV 출시가 잇따르면서 수요가 이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소형 SUV 판매량은 2013년엔 1만1998대에 불과했지만 4년 만인 지난해 14만7429대로 12.3배나 성장했다. 

여기에 더해 소비자들의 구매력도 상승했다. 과거 현대차의 쏘나타가 '국민중형차'로 불리며 중산층의 상징으로 여겨졌다면 최근에는 그보다 한 체급 위인 그랜저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구매력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세단의 인기가 식으면서 SUV로 수요가 옮겨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여기에 경제 수준 향상 등이 더해지며 경차의 수요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