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협력사업개발TF까지 신설한 KT, 정작 방북단 명단에는 없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방북단 명단 발표에서 KT CEO의 이름은 들리지 않았다.

[공감신문] '역사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평양 남북정상회담(3차, 18∼20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회담을 생중계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는 중국과 일본 등 많은 해외취재진들이 모이면서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전 세계의 많은 이목이 몰리며 그 중요성을 더욱 키우는 평양 남북정상회담이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으로 CEO 리스크가 뚜렷해진 기업이 있다. 황창규 회장 체제 아래 갖은 논란과 의혹을 겪고 있는 KT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6일 방북단 명단을 공개했다. 임 실장이 발표한 명단에 따르면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 주요 대기업을 비롯한 다수의 기업계 인사들이 포함됐지만, 황창규 KT 회장은 제외됐다.

명단에 제외된 기업 CEO가 오직 황창규 회장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KT가 남북통신사업에서 뚜렷한 역할을 해왔다는 점 때문에 일부는 이번 방북단 제외가 ‘사업기회손실’이라는 평가도 내놓는다.

황창규 KT 회장은 불법정치자금 제공혐의로 경찰에 압수수색까지 당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황창규 회장이 방북단에 제외된 것이 아니라, 불참한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하는데, 황 회장이 제외 됐든 참석하지 않았든 기업 KT에게는 손실로 작용할 전망이다.

KT는 지난 5월 10일 남북경제협력을 지원하고 정보통신기술(ICT) 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남북협력사업개발TF'까지 신설한 상태다.

남북협력사업개발TF는 구체적으로 정부지원·인프라·그룹사·지원 4개 분과로 구성해 대북협력사업, ICT 교류 등을 지원한다. 또한, 향후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이 재개되는 즉시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세웠다.

대북사업에 이토록 높은 의지를 지니고 있는 KT지만, 정작 CEO는 방북단 명단에서 찾아 볼 수 없다. 경쟁사인 SK와 LG CEO들의 이름만 적혀있을 뿐이다.

사실, 이번 결과는 충분히 예상됐다. 박근혜 정권 낙하산으로 불려온 황창규 회장이 ‘적폐청산’을 주장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황창규 KT회장

한 KT 관계자는 “북한은 통신과 건설 쪽 인프라가 미약하다. 이번 방북단에 포함된 삼성과 SK LG 등은 분명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T는 줄곧 통신 관련 대북사업을 맡아왔는데, 방북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는 CEO의 책임이다”고 지적했다.

박철우 KT 민주동지회 의장은 “이번 방북단 제외는 어두운 KT의 앞날과도 같다. 그동안 KT에서 CEO 리스크가 줄곧 언급돼 왔다. 하지만 이번 결과로 내부적인 우려가 더 커졌고, 사기 역시 매우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황창규 회장은 지금이라도 스스로 사퇴하고 법적인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나마 몸담았던 KT를 조금이라도 위한다면 이제는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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