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미 “위험한 발언, 질문 자체가 차별성 질문"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공감신문]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이 20일 열린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진선미 후보자에게 동성애자라는 질문을 던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종명 의원은 이날 질의를 통해 진선미 후보자가 동성애 처벌을 이유로 군병역을 거부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의 변론을 맡은 점과 퀴어축제에 참여한 이력 등을 설명하며, 후보자가 동성애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동성애자는 아니죠?”라고 질문했다.

질문을 받은 진 후보자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위험한 발언이다. 질문 자체가 차별성 질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오히려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다. 왜 회피를 하는 것이냐”고 거듭 물었다.

진 후보자는 다소 경직된 표정과 떨리는 목소리로 “회피가 아니다 저는 위원님이 좀 더 고민해주시면 하는 생각이다”고 답했다. 결국 이 의원은 “그렇다면 넘어가겠다”며 질문의 골자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다음 질의로 넘어갔다.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

동성애자냐는 질문이 왜 차별성을 갖고 위험한 것일까? 먼저, 이 의원의 질문은 동성애자는 장관을 할 수 없다는 의미로 들릴 수 있다. 이번 자리는 장관 후보자를 검증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대부분 질문의 의도가 장관 적격성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진 후보자의 개인적인 인격을 무시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진 후보자는 이미 남편이 있으며, 가정을 꾸린 상태다. 하지만 동성애자냐고 묻는 발언은 현재 진 후보자의 가정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물론, 동성애자라고 해서 가정을 가질 수 없지 않다. 하지만 현재 진 후보자의 배우자가 동성이 아닌 이성인 상황에서 이 의원의 질문은 매우 위험하다.

진 후보자는 "성소수자 문제는 누군가에게 차별을 하지 말자는 것이지, 그것을 옹호하거나 권하는 것은 아니다"며 딱 잘라 말했다.

자신이 차별을 반대하는 이유로는 "어린 시절에 아버지를 여의고 차별적인 상황에 노출됐기 때문에 성소수자 차별에 더 공감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구체적으로 진 후보자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가난하게 살았다. 아버지를 잃은 것도 서러운데 '아비 없는 자식'이라는 말도 들었으며, 전라도 출신이라는 이유로도 구박 받기도 했다.

현재 제1야당인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를 향한 대대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 하지만 이날 이 의원의 발언은 공세, 그 수위를 넘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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