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 촉발 이후, 미국의 유명인사 중 처음 성범죄 유죄 선고를 받은 인물이 나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몽고메리 카운티의 스티븐 오닐 판사는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남‧80)에게 최장 징역 10년형을 선고했다.

판사는 코스비에게 약물 투여에 의한 성폭행 혐의 등에 대한 유죄를 인정해 징역 3~10년을 구형했다.

코스비는 할리우드의 인종적 차별을 뚫고 미국의 ‘국민 아버지’라 불릴 만큼 성공한 코미디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 폭로로 시작된 미투 운동 촉발 이후 가해자로 꼽혔고, 말년에 성폭행범으로 낙인이 찍히게 됐다. 

오닐 판사는 “미스터 코스비, 이제 심판의 시간이 됐다.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으며 유명인이 아니든 다르게 처벌받을 수 없다. 약물에 의한 성폭행은 매우 무거운 대가를 치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코스비는 주변 여성들에게 접근해 약이나 술을 먹인 뒤 성폭행하는 등 총 3건의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4월 초 재판에서 피해자들은 한결같이 코스비가 준 약이나 술을 먹고 의식을 잃었으며, 어떤 말이나 저항도 할 수 없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오닐 판사는 코스비에게 벌금 2만5000달러(한화 2791만원)를 부과했으며, 그를 성범죄자 목록에 등재하도록 관련 기관에 촉구했다. 

코스비의 변호인단은 그가 고령인 점은 감안해 가택연금에 처할 것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는 선고 직후 수갑이 채워진 채로 구치소에 수감됐다. 

당초 코스비는 3개 혐의에 관해 혐의당 각각 최장 징역 10년까지 처해질 수 있어 총 30년의 중형이 내려질 수 있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법원이 동일한 사건에서 유래한 혐의들을 합쳐 형량을 산정함에 따라 형량이 줄게 됐다. 

코스비는 3년간 복역한 후 가석방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게 되지만, 허용되지 않으면 최장 10년을 복역해야 한다.

선고 직후 케빈 스틸 검사는 “정의가 실현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는 드디어 가면을 벗고 감옥으로 향하게 됐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