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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과거사위, '형제복지원 국가 사과-진상규명 위한 특별법 제정' 권고대검찰청 진상조사단으로부터 '형제복지원 사건' 조사결과 보고받고 심의

[공감신문] 검찰 과거사 위원회는 10일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조사단)으로부터 ‘형제복지원 사건’의 조사결과를 보고받고, 이를 심의했다고 알렸다.

검찰 과거사위는 정부에 '국가 사과와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권고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부산 북구에 설립된 사회복지법인인 형제복지원의 원장 등이 공모해 1986년 7월부터 1987년 1월까지 경남 울주군에 있는 울주작업장에서 경비원과 감시견을 동원해 수용자들에게 강제노역을 시키고, 폭행 등의 방법으로 감금하고 가혹행위를 가한 사건이다. 일부 수용자는 폭행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또한, 당시 수사검사가 형제복지원의 인권침해행위(당시 수용자 3000여 명) 전반을 수사하려고 했으나, 검찰 지휘부, 정부, 부산시 등의 외압에 의해 축소 수사를 하게 됐고, 축소된 공소사실마저 법원에서 대부분 무죄가 선고된 사건이다.

지난 1월 서초구 대검 앞에서 형제복지원사건진상규명대책위가 1987년 형제복지원 사건 재조사 촉구 회견을 하고 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형제복지원은 1970~80년대 전국 최대의 부랑인 보호시설로서, 1975년부터 1986년까지 연인원 약 3만8000명(같은 시기 퇴소자 합계 3만5096명 및 1986년 잔존 수용자 3164명, 2회 이상 재입소자도 다수임)이 수용됐다.

수용자들은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형제복지원 원장의 개인 목장, 운전교습소 등의 토지 평탄작업, 국유림 벌목작업, 울주작업장 석축작업. 낚시․재봉․스텐공장 작업 등 강제노역을 했다. 일당은 건강한 사람 300~500원, 지체장애인 등 200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수용 당시 개인통장을 확인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일당이 지급되지 않은 것이다.

1986년 형제복지원은 수용자들의 주부식비 보조금 명목으로 11억원 가량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약 4억원만을 지출했다. 당초 주부식비 보다 7억원이 적게 사용된 것인데, 이는 수용자들의 급식 상태는 매우 열악했다는 것을 추정하게 한다.

수용자들은 중대, 소대, 조 등 군대식 체제로 편성됐다. 색이 빠지고 수선이 필요한 군복(똥복)을 입었으며, 매주 월요일 아침 전체회의(인민재판)에서 저항하는 수용자들에 대한 공개 구타와 질책, 협박 등이 존재했다. 이밖에도 단체기합(원산폭격, 물구나무서기 등)과 몽둥이 구타가 일상적으로 일어났다.

특히, 근신소대로 불렸던 제7소대와 제13소대는 가혹행위가 심해 수용자들은 ‘아오지탄광’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검찰 과거사 위원회 제공

가혹행위로 인해 사망하는 수용자들도 많았다. 형제복지원 발간자료 및 신민당 진상조사보고서를 보면, 연도말 수용자 합계 인원 2만1685명 대비 사망자 513명으로 수용자의 2.4%가 사망했다.

특히, 1985년 말경에는 수용자 3011명 대비 사망자 89명, 1986년 말경에는 수용자 3164명 대비 사망자 95명으로 사망률이 3.0%에 달했다.

사망원인은 ‘정신박약, 쇠약, 암 추정’ 등이었는데, 어린 아이와 중장년층이 사망자에 다수 포함돼 있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사망원인이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 1985년~1986년 형제복지원 사망자의 사망진단을 가장 많이 한 의사 정모 씨는 형제복지원 수용자에 대한 사망진단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은 바 있다.

확인된 수용자 대부분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수용됐다. 1986년 전체 수용자 3975명 중 3117명이 경찰의 단속에 의해 수용됐다.

내무부 훈령 제410호는 부랑인을 ‘일정한 주거가 없이 관광업소, 접객업소, 역, 버스정류소 등 많은 사람이 모이거나 통행하는 곳과 주택가를 배회하거나 좌정하여 구걸 또는 물품을 강매함으로써 통행인을 괴롭히는 걸인, 껌팔이, 앵벌이 등 건전한 사회 및 도시질서를 저해하는 모든 부랑인을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형제복지원에 수용된 수용자들은 가족 등 연고자가 있고, 직장이나 학교에 다니던 사람도 존재했다.

구체적으로 수용자 중에는 ‘막차를 놓쳐 역 대합실에서 잠을 자던 사람, 직장을 구하러 부산에 왔던 사람, 술에 취해 역 대합실 등지에서 잠을 자던 사람, 저녁에 귀가하던 학생, 집을 찾지 못하는 어린아이 등’이 있었다. 이들은 내무부 훈령 제410호에 의하더라도 수용대상인 부랑인이 아니었지만, 위헌과 위법을 저질렀다.

경찰은 형제복지원 수용을 위해 국민들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신원확인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더불어 경미한 범법행위를 해 즉결심판을 받아야 할 피의자를 즉결심판을 청구하지 않고 형제복지원에 보낸 사례, 소매치기 피의자를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형제복지원에 보낸 사례도 있었다.

당시 경찰의 근무평점은 구류를 선고받게 하면 2~3점에 불과한데, 형제복지원에 입소하게 하면 5점을 받았다.

검찰 과거사 위원회 제공

결국 당시 국가는 법률에 근거가 없이 국민들을 제복지원에 강제구금한 후 강제노역을 당하게 하고, 폭행 등 가혹행위를 가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매우 적극적으로 국민들의 강제구금에 앞장섰고, 심지어 부랑인이 아닌 사람이나 경찰의 원조를 요청하는 사람까지 단속해 형제복지원에 수용되게 했다.

검찰 과거사 위원회는 ‘수사검사의 수사가 검찰 지휘부 등의 외압에 의해 중단, 축소되었다’는 의혹에 대한 결과도 공개했다.

먼저, 형제복지원 수사를 관할하는 부산지검 등 검찰 지휘부는 형제복지원 원장에 대한 인권침해 수사를 무산시키고, 형제복지원 원장의 횡령에 대한 수사를 중단시키려고 했다. 확인된 횡령금액이 10억원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7억원 이하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수사검사는 울주작업장 수용자들에 대한 감금 및 형제복지원 원장의 횡령 등을 수사하던 중 형제복지원 본원에 대한 인권침해 범죄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려고 했다.

검사는 형제복지원 본원을 수사하기 위해 수용자들에 대한 진술서 초안을 미리 작성해 수용자들 전원을 조사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울산의 경찰관들 20여명을 동원해 수사착안사항을 교육하는 등 준비를 했다. 하지만 부산지검 차장검사가 수사를 중단시켰다.

형제복지원 원장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거나 축소하라는 외압은 정부, 부산시장 등으로부터도 나왔다.

보사부장관과 정무수석비서관 등이 대통령에게 초임검사 하나가 공명심에 사로잡혀 훌륭한 원장을 구속했다고 보고했다. 대통령이 법무부장관에게 검찰이 쓸데없는 일을 했냐며 원장을 풀어주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검사가 수사과정을 정보보고하면서 수신처로 청와대 법무수석을 지정한 사례가 다수 존재해 청와대에서 형제복지원 사건을 수시로 보고받은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검찰 과거사위는 형제복지원 원장과 관할관청 공무원이 유착관계에 있어 형제복지원의 위법행위가 지속되는 것을 묵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알렸다.

형제복지원 원장과 부산시 공무원간의 금전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이 당시 수사결과 확인됐다. 당시 형제복지원 원장은 부산 남구청 개발국장에게 보조금 중 6500만 원을 보냈고, 위 개발국장은 이 돈에 자신의 돈 670만 원을 합쳐 대지를 매입했다.

아울러 형제복지원은 비영리법인으로 전체 예산의 80%를 국고 및 시비의 지원을 받고 있었으나 결산보고, 안전점검, 교육의 실효성, 원생에 대한 복지 등 행정지도나 감사가 전혀 없었다.

부산시는 형제복지원과 1년 단위로 부랑인 수용보호 위탁계약을 체결했는데, 위탁계약에 따르면 적어도 보조금에 대해서는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라 감사를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범위한 횡령과 회계부정이 있었던 점으로 보아 부산시가 관리감독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시는 구청에 지도, 감독을 모두 위임했고 구청은 7급 주사보 한 사람에게 모든 업무를 맡겨 실제 감사 및 감독·지도가 없었다.

지난해 9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 앞에서 형제복지원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피해생존자 모임 회원들이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검찰 과거사위의 심의결과를 요약하면 ▲형제복지원 수용자들에 대한 수용개시가 법률에 근거하지 않으며 과도하게 기본권을 제한하여 위헌·위법함을 확인 ▲수용자들이 부랑인이 아님이 명백한 경우에도 위법하게 감금 ▲감금된 수용자들에게 강제노역을 시키고 폭행, 가혹행위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도 존재 등이다.

또, 당시 검찰은 실체적 진실 발견과 인권보호 의무를 방기하고 형제복지원 울주작업장에 대한 수사과정에서는 인권침해 범죄에 대한 수사와 원장의 횡령에 대한 수사 등을 방해하거나 확인, 형제복지원 본원에 대한 수사는 시작도 하지 않아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것을 지연시킴이다.

형제복지원의 위법한 수용과 감금과정에서도 위법행위 등이 사실상 부산시의 묵인 하에 계속 됐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에 검찰 과거사위는 다음과 같이 권고했다.

▲형제복지원의 위법한 수용과정 및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추가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

▲국가는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추가 진상규명 및 피해 회복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할 것을 권고

▲위헌‧위법한 내무부 훈령 제410호를 근거로 형제복지원 원장의 감금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당시 법원의 판결은 법령에 위반한 판결에 해당, 형사소송법 제441조에 따라 검찰총장이 비상상고를 신청할 것을 권고

▲검찰이 수사를 축소하고 은폐한 사실이 확인됐고 그로 인해 형제복지원 본원에 대한 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아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의 피해가 확대됐음. 검찰총장은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에 대하여 검찰의 과오를 사과할 것을 권고

▲앞으로 검찰은 과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소상히 알리고, 동시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며 검사 개개인에게 직업적 소명의식을 확고히 정립할 수 있는 제도 및 대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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