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침묵 지킨다면 신뢰성 상실할 것”…투자포럼 불참·무기판매 중단 거론돼

미국 의회가 카슈끄지 피살 의혹과 관련해 사우디 고강도 제재를 주문하고 있다.

[공감신문] 미국 의회가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의혹과 관련해 사우디에 고강도 제재를 주문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15일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의 마르코 루비오(공화), 제프 플레이크(공화)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카슈끄지 사태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할 경우 의회가 신속하고 강경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사우디에 대한 군사무기 판매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유력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60) 실종 사건의 여파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루비오 의원은 “미국은 사우디와의 관계를 완전히 바꿀 필요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침묵을 지킨다면 미국은 인권 보루로서 신뢰성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주 사우디에서 열리는 투자콘퍼런스에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불참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사우디 국부펀드 공공투자펀드(PIF)는 오는 23~25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사막의 다보스’라 불리는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루비오 의원은 “카슈끄지 실종 당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기 전까지 미국의 어떤 정부 관리도 일사의 사업인 것처럼 가장해 거기에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해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사우디 FII 행사 참여와 관련해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므누신 장관이 사우디 FII행사에 참석해 테러자금 문제에 대해 연설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카슈끄지의 피살 정황이 담긴 자료를 터키 정부로부터 받아 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계획은 카슈끄지 사건 조사의 세부내용이 가시화되는 대로 수정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커들로 위원장은 “필요하다면 우리는 사우디에 강경한 행동을 취할 것이다. 미국은 에너지 분야의 지배적 사업자여서 에너지 부족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상당히 우수한 체력을 갖추고 있다. 잠시 두고 보겠지만 좋지 않은 결론이 나오면 대통령이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할 때가 올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 CBS 방송의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배후설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매우 화가 날 것이다. 이번 사건의 진상을 밝혀낼 것이며 가혹한 처벌이 있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산 무기의 사우디 판매를 중단하게 된다면, 미국 제조업과 일자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함께 표명하기도 했다. 

사우디 무기판매 중단론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루비오 의원은 “무기 판매는 단순히 돈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 행동에 지렛대를 제공하기 때문에 중요하다”라고 반박했다. 

이번 사건의 전말에 대한 정보당국의 보고 내용을 확인한 공화당 소속의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그가 총영사관에 들어간 그날 살해됐을 개연성이 커졌다. 사우디가 언론인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다. 최고 수준의 제재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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