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귀신, 공포, 사악한 것’을 즐기는 이색 축제 '직접' 놀아보자

[공감신문] 10월 31일, ‘할로윈(Halloween, 핼러윈)’이 9일 앞으로 다가왔다. 할로윈은 사실 한국이랑 아무런 상관도 없다. 그래도 할로윈이 매력적인 이유는 ‘사랑, 행복, 평화’를 기념하는 축제가 아닌 ‘귀신, 공포, 사악한 것’을 모티브로 즐기는 축제라는 점이다.

할로윈은 11월 1일 기독교의 축일 중 하나인 ‘모든 성인(聖人)의 날’의 전날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날이다. ‘Halloween’이란 명칭을 봐도, 앵글로색슨 어로 성인(聖人)을 뜻하는 ‘Hallow’와 전날을 뜻하는 ‘Eve’가 합쳐진 것으로 ‘모든 성인의 날 전날’이란 뜻이다.

그래서 할로윈은 11월 1일 하루 전날인 10월 31일에 벌어지는 축제의 날이다. 특히 서양에서는 부활절,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만큼 할로윈이 주요 명절로 꼽혀 즐거운 축제분위기를 자아낸다. 미국의 경우에는 시기상 추수감사절과 이어져 있어, 연휴 분위기를 한껏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서양에서 핼러윈은 부활절,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만큼 핼러윈이 주요 명절로 꼽히는 만큼, 즐거운 축제분위기를 자아내는 날이다. [Unsplash] 

■ 할로윈의 유래와 상징

할로윈은 켈트 전통에서 비롯됐다. 켈트족이 주로 거주하던 아일랜드 지방과 영국 및 북부 유럽의 지역은 추운 지역인 만큼 겨울이 길었다. 켈트 전통에 따르면 1년을 겨울과 여름으로만 나눴고, 그 중 1년의 시작을 겨울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수확의 계절이 끝나고 어둡고 추운 때가 시작하는 ‘11월 1일’을 겨울의 시작이라 봤고, 겨울의 시작은 곧 한 해의 시작이었다.

그들에게 있어 10월 31일은 여름의 마지막이자 겨울의 시작이며, 한 해가 저무는 마지막 날인 셈이다. 켈트족은 그날 밤에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가 불분명해져, 저승의 문이 열려 조상들은 물론 온갖 이상한 것들이 이승으로 나온다고 생각했다.

땅 위로 올라온 귀신과 정령, 마녀와 이상한 것들은 살아있는 인간의 몸을 빌린다고 생각했고, 이에 육체를 점령당하지 않기 위해 귀신처럼 분장을 하고 마을을 시끄럽게 하며 혼령들을 달아나게 했다는 것이다.

할로윈의 상징, ‘잭 오 랜턴’ 호박 안의 내용물을 모두 파내고, 겉면에 눈·코·입 구멍을 낸 후, 안에 랜턴을 하나 넣어주면 완성된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할로윈의 상징은, ‘잭 오 랜턴(Jack O Lantern)’이다. 호박 안의 내용물을 모두 파내고, 겉면에 눈·코·입 구멍을 낸 후, 안에 랜턴을 하나 넣어주면 완성된다. 입 모양은 웃는 모습이 제격이다.

호박이 상징이 된 이유도 켈트족의 수확의 계절이 끝나는 10월 31일과 밀접하다. 그래서 호박의 색깔인 ‘주황색’과 무서운 이미지를 자아내는 ‘검정색’이 할로윈의 상징색이기도 하다.

서양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귀여운) 유령, 마녀, 괴물 분장을 하고 바구니를 하나 들고 이웃 집을 돌면서 ‘Trick or Treat!’을 외친다. ‘맛있는 것을 주지 않으면, 장난칠거야!’ 이런 의미인데, 아이들이 집을 방문하면 어른들은 문을 열고 사탕이나 초콜릿을 바구니에 채워주면 된다. 아이들에게 즐거운 놀이인 셈이다.

서양에서는 할로윈 때 아이들이 각종 분장을 하고 바구니를 들고 이웃집을 돌아다닌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사실 한국에서는 할로윈 축제가 아직 보편적이지는 않다. 

2000년대에 들어서 유치원·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서양 문화 체험의 일환으로 ‘Trick or Treat!’ 놀이를 하면서 한국에 할로윈이 퍼지기 시작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오히려 성인들이 재밌게 즐기는 하나의 이색 놀거리로 자리 잡는 듯하다.

■ '직접’ 즐기는 2018 할로윈

지금까지 생소하기만 했던 할로윈이라면, 올해만큼은 한번쯤 직접 즐겨보는 건 어떨까? 귀신 분장을 하지 않더라도, ‘Trick or Treat’을 외치진 않더라도 그 장소에만 있어도 핼러윈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한번쯤은 할로윈을 즐겨보고 싶은 ‘어른이’들에게 2018년 할로윈을 즐기는 방식을 소개해보겠다. 생각보다 한국에서도 어른들을 위한 핼러윈 행사가 많이 진행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좀비’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한국에서 할로윈을 즐기는 경향은 더욱 강해졌다. 그래서 한국 할로윈 파티에는 좀비가 빠지지 않는다. 영화나 드라마, 게임 이런 매체가 아니면 사실상 일상에서 좀비를 (만나서도 안되지만) 만나기는 힘들다. 그런데 테마파크는 다르다. 우리나라 주요 테마파크는 할로윈 기간 전후로 좀비와 호러를 콘셉트로 축제가 시작된다.

서울 잠실동에 있는 롯데월드의 ‘좀비 퍼포먼스’ / 롯데월드 홈페이지

한국의 주요 테마파크인 롯데월드나 에버랜드, 서울랜드 등에서는 최근 할로윈 시즌 축제를 선보이고 있다.

테마파크 전체가 ‘할로윈스러운’ 장식을 휘두르고 저녁에는 어디선가 슬슬 좀비들이 등장해 거리를 배회한다. 호러 테마파크가 시작되는 것이다. 좀비들의 댄스타임이나, 좀비들이 놀러온 사람들을 ‘습격하는’ 퍼포먼스도 즐길 수 있다.

원래라면 멀쩡한 놀이기구도 이 시기에는 좀비 호러 테마로 변신한다. 안그래도 무서운 놀이기구를 좀비와 함께 탈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특히 롯데월드 내 음식점에서는 ‘핼러윈’ 특수 음식들도 판다. 예를 들면, ‘눈알피자’라거나 ‘손가락 카레’ 등을 맛볼 수도 있다. 목이 마르다면 ‘눈알 퐁당 에이드’를 추천한다.

에버랜드의 자랑거리 ‘사파리’도 이 기간 저녁부터는 ‘호러 사파리’로 변신한다. 감염된 도시를 버스를 타고 탈출하는 콘셉트다. 버스가 좀비에게 습격당하면, 얼른 탈출해 도망가야 하는 재미(?)가 있다.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좀비 연기자들이 할로윈 시즌축제를 준비하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담력훈련 중이다. / 롯데월드 홈페이지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놀러오는 이태원에서도 할로윈은 성대하게 열린다. 사실 이태원이야말로 할로윈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 아닐까? 테마파크는 일부러 손님맞이를 위해 콘셉트를 만들었다지만, 이태원은 자체적으로 할로윈 행사가 만들어졌다.

10월 31일 전후 이태원에 가면 온갖 분장을 한 어마어마한 인파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2016년을 기점으로 많은 사람들이 할로윈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찾는다고 한다.

이런 ‘할로윈스러운’ 음식과 장식으로 홈파티를 연다면, 즐거움이 배가 될지도 모른다. / 연합뉴스

또 호텔에서도 할로윈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워커힐, 그랜드 엠버서더 서울, 반얀트리 등 국내 주요 호텔들도 할로윈을 맞아 10월 마지막 주말에 파티를 개최한다. 유명 아티스트들의 라이브 공연이나 해외 DJ의 EDM 퍼포먼스가 열릴 예정이다.

사람이 바글바글한 그런 장소가 싫다면, 친구들과 집에서 할로윈을 즐겨도 좋다. 최근에는 편의점이나 마트에서도 핼러윈 장식용 물건이나 마녀 모자, 호박 랜턴, 드라큘라 이빨 등 분장용 악세사리를 많이 살 수 있다. 1년에 한번쯤 기분전환 삼아 홈파티를 할로윈 콘셉트로 연다면, 즐거움이 배가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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