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0개 국립대학병원 폭행·난동 사례 증가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 / 윤정환 기자

[공감신문] 박진종 기자=국립대병원 내에서 환자나 보호자들이 폭력과 욕설 등으로 난동을 피우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심신의 안정을 취해야 할 병원의 안전이 위협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전국 10개 국립대학병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9월까지 4년 여간 발생한 폭행·난동 사례는 286건(응급실 내 114건)에 달했다.

4년 전 24건(응급실 8건)에 불과했던 폭행·난동 건수는 2015년 29건(응급실 11건), 2016년 71건(응급실 35건), 2017년 66건(응급실 26건)으로 증가했다.

올해 1~9월에만 96건(응급실 34건)의 폭행·난동이 발생해 이미 4년 전의 4배에 달했다. 특히 응급실에서 일어나는 폭행·난동도 급증하고 있어 다른 환자의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경미 의원실 제공

지난 2016년 말 모 국립대 병원에 입원 중이던 40대 A씨는 밤늦게 소변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병동 간호사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주사 바늘과 과도를 들고 병동 간호사들을 위협하던 A씨는 출동한 경찰의 제지로 소동을 멈췄다.

또 지난 2016년 모 국립대 병원 B교수는 평소처럼 병동을 회진 중이었다. 갑자기 한 환자가 샤프를 들고 B교수의 관자놀이를 가격했다. 상처를 입은 B교수는 얼굴부위를 5바늘이나 꿰매야 했다.

환자가 의료진을 성추행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2014년 진료차 모 병원 통증센터를 찾은 70대 남성 C씨는 간호사실 앞 데스크에서 업무를 보던 여의사 D씨의 엉덩이를 2차례 만지는 추행을 저질렀다. 의사는 성추행으로 C씨를 경찰에 신고해 즉시 연행됐다.

응급실에서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6년 지방 모 대학병원 응급실, 환자 E씨의 상태에 큰 이상이 없다고 판단한 의료진은 퇴원을 권유했다. 퇴원을 거부하던 E씨는 폭언을 하며 소화기를 분사했다.

대체로 환자나 보호자가 의료진의 진료에 대한 불만을 품고 폭력과 욕설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

특히 술에 취한 채 병원을 찾은 상황에서 폭력적으로 변해 의료진이 무방비 상태에서 피해를 입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286건의 폭행·난동 중 47건(16.4%)은 주취자가 저지른 것이었다.

박경미 의원은 "상황에 따라 심신이 약해진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의료진에게 불만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과도한 폭력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의료진 뿐만 아니라 다른 환자의 안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병원 내 난동에 신속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 마련과 예방을 위한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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