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인테리어 틀을 깨는 작업이 필수라고 생각해요. 대중의 감성과 호흡하는 게 핵심이죠” - 김남경 대표

디자인 인사이드 랩, 김남경 대표 / 사진 = 신화섭 사진기자

[공감신문 라메드] 핫 플레이스인 합정역 인근. 홍대로부터 시작된 젊음의 문화가 합정을 지나 망원까지 이른다. 골목마다 색다르고 참신한 음식점과 업종들이 생겨나는 이곳, 교보문고가 들어선 빌딩 지하 식당가에 인근 주민들이 찾는 명소가 있다고 한다.

합정역 인근 두 개의 커다란 아파트 건물을 지하층으로 이어서 교보문고와 식당가가 형성되어 있는 지하층은 마치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고, 교보문고를 끼고 이름난 브랜드 매장이 입점 되어 있다. 그 한편에 ‘GAMSUNG’이란 타이틀을 단 세 개의 음식점이 눈에 띈다. 감성을 자극하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무장했지만, 내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세 개의 감성 시리즈. 이곳을 만든 ‘디자인 인사이드 랩’의 김남경 대표를 만났다.

멕시코, 아시아, 미국의 감성 스토리를 입히다

“제 인테리어 디자인의 기본은 공간에 스토리를 입히는 거예요. 이곳 디자인도 역시 그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GAMSUNG’이란 브랜드를 바탕으로 세 곳의 스토리 콘셉트를 잡아보았죠. GAMSUNG TACO(이하 감성 타코), GAMSUNG ASIA(이하 감성 아시아), GAMSUNG BARBECUE(이하 감성 바비큐), 이 세 곳에는 각각 멕시코, 아시아, 미국의 퓨전 정서를 바탕으로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디자인 인사이드 랩의 김남경 대표는 이러한 스토리를 입혀 완성한 공간 디자인의 콘셉트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기존의 퓨전 음식점과 이곳의 차이는 무엇일까? 주말에 연인이나 친구, 가족 단위의 손님들로 북적인다는 이곳의 차별성은 무엇일까?

감성타코, 시그니처 시계 / 사진 = 신화섭 사진기자

“감성 타코의 정문은 파사드의 중요성을 강조했어요. 보시면 개방형으로 독립적으로 보이고, 포토라인처럼 기능하고 있어, 오시는 손님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감성 타코 내부는 동선을 고려한 시그니처 제작물들이 많은데요. 단순히 음식을 먹기 위한 곳이 아니라 판타지한 느낌의 스토리를 심어 놓고 색감으로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감성 타코’는 맛있는 멕시칸 음식을 먹으면서 구석구석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들이 흥미로웠다. 달을 보는 엔틱한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고, 입구 앞에 커다란 시계도 이채롭고, 도르래 조명과 톱니바퀴를 설치한 것도 독특했다. 마치 SF영화의 공간에 있는 느낌이었다.

감성아시아, 입구 / 사진 = 신화섭 사진기자
감성아시아, 내부 인테리어 / 사진 = 신화섭 사진기자

“감성 아시아는 보시는 것처럼 물의 이미지를 차용해서 디자인되었어요. 블루워터의 잔잔한 물속에 물고기 불빛이 퍼지면서 파스텔 톤의 수초들이 인상적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통해 고객들에게 환상을 심어주고, 아시안 푸드의 정서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보이는 중앙에 만들어 놓은 길도 인상적이었다. 개방적이면서 자연 속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분위기라는 느낌이 들었다. 김남경 대표는 과거 모 CF에서 신비소녀가 물속을 걸어 다니는 이미지에서 디자인 콘셉트를 만들어 냈다고 한다.

감성바비큐, 내부 인테리어 / 사진 = 신화섭 사진기자

“감성 바비큐는 다소 날 것 같은 느낌의 아메리칸 스타일의 펍이에요. 자연스러운 날 것의 느낌이 나지만 너무 거칠지 않게 가공하는 것이 포인트에요. 빈티지나 인더스트리얼 콘셉트와는 좀 거리가 멀게 작업해 봤어요.”

감성 바비큐는 거친 내부의 분위기를 조명이 중화시키면서 안정감 있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감성 타코의 시그니처들이 커다랗고 입체적이라면, 감성 바비큐는 작은 소품들이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면서도, 철근과 목재가 조화를 이루는 이국적인 느낌이 강하였다.

인사이드 디자인 랩, 실용성과 독창성을 결합하다

감성 시리즈의 브랜딩 성공으로 김남경 대표에게 의뢰 문의가 많아졌다고 한다. 김 대표는 주변 환경과 고객의 동선을 고려하는 기본적인 기능도 중요하지만, 개별 건축 환경과 브랜드에 독창적인 콘셉트를 주는 것이 공간 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방송국에서 오랫동안 미술감독을 한 게 큰 도움이 됐어요. 또 그것을 원하시는 클라이언트들도 계시고요. 말씀드린 대로 공간에 스토리를 입힌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만큼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교하게 작업해야 합니다.”

어메이징 테이스트
어메이징 테이스트

 

김 대표가 인테리어한 매장 중, 건대 ‘어메이징 테이스트’ 같은 경우 작은 음식점 4개를 묶어 하나의 콘셉트로 묶어 놓은 개방형 형태다. 동화 ‘미녀와 야수’의 콘셉트를 차용한 이 인테리어는 콘셉트스토어 형태로 만들어져 손님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안티크코코 카페
안티크코코 카페

“건대CGV ‘안티크코코’ 작업도 재밌었습니다. 본래 빈티지 콘셉트의 디저트 가게인데요. 천장이 높고 개방형 스토어라는 게 매력적이었죠. 그래서 쇼케이스와 바를 중앙으로 옮기고 하늘을 나는 유니콘을 만들어 설치했습니다. 결과는 클라이언트나 고객들이 크게 만족했습니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김남경 대표. 오랜 방송사 생활을 뒤로하고 인테리어 사업에 뛰어든 건 대단한 모험이었다. 그래도 김 대표의 남다른 생각을 이해해주고, 일을 맡겨준 분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김 대표.

“단순히 음식을 먹으러 온다는 생각을 떠나서, 이미지가 우선되고, 또 SNS을 통해 이러한 이미지가 소통되는 트렌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기존의 인테리어 틀을 깨는 작업이 필수라고 생각해요. 대중의 감성과 호흡하는 게 핵심이죠.”

김 대표와 인사이드 디자인 랩에 일을 맡기는 곳이 늘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김 대표도 정신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김 대표의 말대로 독창성이라는 것이 유행에 매몰되기보다 한걸음 정도 앞서가는 것이기에 매번 새로운 감각과 디자인을 생각해 내고 클라이언트를 설득해야 한다.

“인테리어는 콘셉트나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현장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많은 변수가 있고 무엇보다도 현장의 안전이 제일 염려 돼요. 그런 반면에 하고자 했던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 위해 더 많은 노력과 열정을 쏟아야 하잖아요. 내부에 있는 모든 시그니처 구조물은 저희가 다 직접 만들어요.”

김 대표는 이러한 공간 디자인적 감성 프로젝트에 같이 참여하는 동료 멤버들을 빼놓을 수 없다고 했다. 같이 일하는 이들은 건축, 인테리어, 조경, 방송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다. 그리고 김 대표는 “이들이 다양한 측면의 관점을 콘셉트화 하는데 모두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대표와 동료들은 언제나 어렵지 않고 강압적이지 않은 새로운 공간을 꿈꾼다고 했다. 김 대표와 동료들은 오늘도 만나 머리를 맞대고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 예정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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