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 생명은 품질이 제일이다!

[공감신문=박범준 칼럼니스트] “전번에 사서 먹은 것하고, 이번 것하고 차이가 많이 나는것 같은데? 너는 어떠니?”

“글쎄요. 나도 그런 느낌이 드는데”

“야 이러면 앞으로는 못사먹겠네”

“그러게”

소비자가 식품을 사먹을 때는 제품 고유의 맛이 있기 때문인데, 맛이 들쑥날쑥하게 되면 계속 사먹지 않게 된다. 그리고 문제는 여기에 머무르지를 않는다.

소비자들은 또 다른 소비자들에게 “OO마을 제품있잖아? 그거 살때마다 맛이 틀려. 전번거는 맛이 있었는데, 이번 거는 형편이 없어. 다시는 안 사먹을 생각이야”

“그래. 나도 사먹을려고 생각했는데, 다른 거를 사먹어야 겠네”

마을에서 여럿이서 제품을 만들다보면 엄격한 품질관리가 어려울 수도 있다. 한 사람이 만든 것 하고는 차이가 날 수 있는데, 이 차이를 줄여야 품질관리가 이루어진다.

시중에 내다 파는 제품의 품질관리는 생각보다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식품의 품질을 균질하게 하기 위해서는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것을 잘 통제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작업장이 쳥결해야하고 파리 한 마리, 모기 한 마리 드나들 수 없도록 관리를 철저히 해야한다. 작업하는 사람 또한 철저한 위생교육과 함께, 위생복 및 위생모를 착용해야 한다.

원료를 잘 선택해야하고 또한 원료를 잘 보관해야 한다. 대개의 경우 식품원료는 상온에서 자체의 호흡열을 발생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영양소가 파괴가 되고,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식품으로 가공하더라도 맛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김치 원료의 경우라면 저온저장고에 원료를 보고나하던가, 저염처리 후 진공포장으로 저온냉장고에 보관하여 영양분 손실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이는 원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원료와 함께 사용되는 부재료, 예를들어 김치가공을 한다고 하면, 고추, 마늘, 생각, 소금, 젓갈 등등의 부재료의 보관도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식품제조과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물의 경우도 제품의 품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물이 ‘산성인지? 알칼리성인지?’에 따라 맛이 달라지고, 용존산소량이 얼마인지에 따라서도 미생물의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게 나타난다. 또한 물의 온도가 제품의 맛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 특히 봄, 여름, 가을, 겨울에따라 바깥온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작업장내의 온도관리와 제품에 영향을 미치는 온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식품마다 제조공정이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공정별로 예를들어 세척, 절임, 절단, 버무림, 숙성 등등 공정별로 매뉴얼이 표준화되어야 한다.

주원료와 부재료의 사용량 및 사용시기 등이 정확하게 지켜져야, 언제 만들더라도 ‘같은 맛’을 낼 수 있게 된다.

제품제조 매뉴얼이 문서로만 만들어져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제품 제조과정에 참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제품제조 매뉴얼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품질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뿐만아니라 좀 더 낫게 개선하고자 한다면 ‘품질관리 및 개선을 위한 학습 토론’을 정례화해야 한다.

제품과 관련이 있는 전문서적을 구해서 읽고, 연구해야 한다. 식품 저장학, 발효공학 등에 대한 것은 아주 기본이고, 식품과 관련된 전문적인 저널(월간지 등)을 구해서 참고해야 한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에서 발간하는 자료를 잘 활용하면 제품의 품질 개선과 공정 효율성을 통해 품질경쟁력과 가격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가 있다.

2014년 4월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양재점에서 열린 '전국 농협 농특산 가공식품 홍보대전' 개막식. /연합뉴스

스스로 시장에서 다른 경쟁제품을 이기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고, 자기가 처한 현실, 즉 조건과 환경에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고, 연구를 제도화 하는 것이 ‘학습 토론의 정례적 운영’이다.

학습 토론의 주된 내용은 우리가 처한 현실에서 시급히 해결해야할 사항이 무엇인지?를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면서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고, 나아가서 앞으로 닥칠 미래의 위험 요소에 대해서 미리미리 대비하는 힘을 길러준다.

학습 토론의 과정에서 ‘잡힐 듯 말 듯, 아리까리한 사항’에 대해서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구하면 바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만약 학습 토론이 없이 기냥 전문가를 만나서 “저희가 지금 품질관리 때문에 애를 먹고 있는데요?”라고 하면, 전문가는 당연히 “구체적으로 어디가 문제인지를 말씀하셔야 그것에 대해서 나름 도움을 드릴 수 있고요, 그렇지 않으면 조금 막연하네요”라는 답을 줄 뿐이다.

“그래도 한 말씀 도움을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하면, 전문가는 아주 일반적으로 “원료를 잘 선택하고, 보관도 잘해야하구요. 제품 공정별로 표준화해서 잘 지키면 되지요”라는 답을 하게 된다. 결국 내가 철저히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답을 얻을 수가 없게 된다.

만약 여러분들이 ‘용존산소량이 제품의 질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자료를 보고나서, 자체의 학습토론을 해도 마땅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했을 때,

전문가에게 “용존산소량이 제품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하는데, 그것에 대해 알고 싶고요, 용존산소량을 잘 컨트롤 할려면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라고 구체적으로 질문을 하게 되면

전문가는 “용존산소량이 많으면 호기성 박테리아나 미생물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제품의 질에 나쁜 영향을 끼칩니다. 따라서 용존산소량을 낮추는게 좋겠지요. 그리고 용존산소량을 낮추기 위해서는 ‘자화수기’라는 설비가 있는데, 설치도 간편하고 별로 비싸지도 않기 때문에 이것을 활용하면 용존산소량은 어렵지 않게 컨트롤 될 겁니다”라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답을 얻게된다.

이러면 하나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다.

내가 막연하게 질문을 하면 전문가는 아주 상식적이면서 막연한 답을 줄것이고, 내가 보다 구체적으로 고민해서 질문하면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답을 줄 것이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다 보면, 현장에서 작업을 하면서 느끼고 경험한 것과 전문적인 책과 자료를 꾸준히 보면서 여러사람과 학습 토론을 하면서 각자의 생각을 교환하고, 그때그때 전문가를 찾아가서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하다보면 어느순간 나도 모르게 그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된다.

자연히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하게 되고, 특허를 출원하여 특허를 받게 되면, 기술력을 인정받는 마을기업, 벤처기업으로 질적 성장을 하게 되고, 점차적으로 기업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하는 말이 있듯이, 학습 토론의 효과가 금방나타나지는 않는다.

대신 앞서도 이야기 했듯이,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제일 잘 알고, 우리의 문제가 잘 해결되어야 마을기업도 살고, 마을주민도 잘살게 되고, 행복하고 살기좋은 마을이 만들어진다’는 생각과 함께, 가장 적은 비용으로 우리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바로 자체의 ‘학습토론을 정례적으로 운영’하는 거다.

그리고 나서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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