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갈등을 넘어 서로 영양분을 공급하며 돕는 관계로 성속돼야

김태원 아주로드 발행인

[김태원 아주로드 발행인] 한·중수교가 8월 24일로 24주년을 맞았다. 지난 24년을 평가한다면 상전벽해(桑田碧海)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장족의 발전을 거듭해왔다.

그 간 한ㆍ중 수교를 앞두고 중국 측이 즐겨 썼던 성어는 수도거성(水道渠成)이었다. 물이 흐르는 곳에 도랑이 생기듯 조건이 마련되면 일은 자연히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수교 24년이 흐른 지금 한중관계를 한마디로 말하면 ‘송무백열(松茂柏悅)’이라고 할 수 있다. 송무백열은 소나무가 무성하니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뜻으로, 벗이 좋게 됨을 기뻐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들어 새로운 변화가 찾아왔다. 북핵문제로 인한 사드문제로 한중관계가 일시에 경색 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지난 5일 시진핑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음수사원'(飮水思源)이라는 사자성어를 꺼내들었다. 음수사원은 ‘물을 마실 때는 그 근원을 생각하라’는 뜻으로 무슨 일을 하든지 항상 그 근본을 잊지 말라는 의미의 말이다.

이 말은 중국 남북조시대의 시인 유신(庾信·513~581)이 패망한 조국 양(梁) 나라를 그리워 하며 쓴 '징조곡(徵調曲)'에서 나온 말이다.

 

落其實者思其樹 과일을 먹을 때는 그 열매를 맺은 나무를 생각하고

飮其流者懷其源 물을 마실 때는 그 물의 수원을 생각하네

 

이 말을 줄여 落實思樹 飮水思源(낙실사수 음수사원)이나 飮水知源(음수지원)이라고 하기도 한다. 또한 물을 마실 때 그 우물을 판 사람을 생각해야 한다는 飮水思源 掘井之人(음수사원 굴정지인)이란 말도 생겼다.

 

시 주석은 마치 한일 접근 및 한미일 공조에 대한 우려와 견제, 한중 밀월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 등을 우회적으로 전달 한 메시지라고 보인다.

우선 사드 갈등으로 한중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한일은 점점 접근하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시 주석은 ‘일본의 침략’을 거론했으며 중국이 독립운동 지도자 김구 선생을 도운 사실 등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여진다.

항일투쟁이라는 한국과 중국이 공유하는 역사적 사실을 강조함으로서 한일간의 접근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북한 핵·미사일 도발 속에 한미일 안보 공조가 진전되는 상황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여 진다.

사실 거론하기에 자존심이 상하지만 그간 한중관계 발전은 미국의 용인아래 이뤄졌다. 이번 사드배치로 한계를 지어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그간 경제부문만큼 정치나 안보 분야 등은 덜 성숙됐다. 이번 사드문제를 포함하여 이 부문까지 한중관계가 성숙된다면 반드시 한중관계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주도할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관계 발전은 대세로 굳어졌다. 이미 한중 관계는 역사의 회복 단계를 지나 정상화 단계로 접어든 만큼 흔들릴 수가 없다. 잠시 힘든 시기는 새로운 세기를 향한 진통으로 이해 할 수 있다.

 

在天願作比翼鳥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在地願爲連理枝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원하네.

 

이 시는 당나라의 백거이가 양귀비에 대한 현종의 사랑에 대해 읊은 ‘장한가’에 나온 구절의 일부분이다. 비익조는 날개와 눈이 하나뿐이어서 암수가 몸을 합쳐야만 날아갈 수 있다고 하는 전설속의 새이다.

‘연리지’는 뿌리가 다른 나무의 가지가 서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나무를 말한다. 각각의 나무이지만 서로 연결되어 있어, 한쪽이 약하면 다른 쪽이 영양분을 공급하여 서로 의지하면서 마치 한 나무처럼 사는 모습 때문에 사랑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한중 양국도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상대방을 인정하고 부족한 부문을 서로 보완하면서 함께 할 때 그 이익은 국민에게 돌아간다. 이미 중국의 13억 인민과 한국 5천만 국민이 엄청난 혜택을 누리고 있는데서 알 수 있다.

연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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