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주에겐 가족이지만, 타인에게는?…외출시 목줄을 해야

송영호 프리랜서

[공감신문=송영호 프리랜서] ‘제가 잘못한건가요’라는 글이 며칠전부터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논란이 부르고 있다.

내용은 이러했다.

『26세의 남자가 조카 4명을 데리고 공원으로 운동겸 산책을 나갔단다. 어디선가 목줄이 풀린 몰티즈가 조카를 위협하길래 걷어찼는데 그 자리에서 죽었다는 것이다.이 네티즌은 "몰티즈가 뛰어오니 다섯 살짜리 조카가 아주 기겁을 하며 벌벌 떨더라. 그래서 말과 제스처로 몰티즈한테 저리 가라고 위협했다. 그런데도 안 가고 계속 짖으며 울고불고 난리치는 다섯 살짜리 조카를 위협하기에 이러다 물리겠단 생각이 들어 본능적으로 발로 몰티즈를 걷어찼다. 그러자 퍽 소리와 함께 몰티즈가 날아가 나무에 한 번 부딪히더니 축 늘어져 죽었다"고 했다.

그는 "견주로 보이는 여자가 소리치며 뛰어와 죽은 개를 보더니 오열을 하며 제 멱살을 잡은 뒤 바닥을 구르며 살려내라며 악을 썼다. 사람들도 몰려들어 정신이 없어서 연락처를 견주에게 준 뒤 집으로 돌아왔다"면서 "견주가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문자를 계속 보내고 있는데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글이 온라인에서 퍼지면서 네티즌들에게 뜨거운 설전을 부르고 있다. 목줄 안한건 견주의 잘못이지만 소형견인 몰티즈를 걷어차 죽게 한 것은 너무했다고 남자를 비판하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몰티즈

하지만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목줄을 하지 않은 견주의 잘못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소형이고 가족 같은 반려견 일지언정 목줄을 풀어 사람을 위협하는 행동을 하게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개에게 위협당하고 죽는 것을 직접 목격한 조카에게 평생 트라우마가 되었기에 견주에게 위자료를 청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88서울 올림픽과 2002 월드컵당시 개를 식용으로 하는 문제 때문에 유럽인들에게 큰 논란과 함께 보이콧운동까지 일어난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당시 프랑스의 유명 여배우인 브리짓 바르도는 개를 먹는 야만국이라고 난리를 쳤다. 우리나라는 개는 먹지만 식용견은 따로 있다고 해명하고 이를 희석시키고자 방송국에서는 허겁지겁 애완견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했다.

 

덕분에 누렁이, 검둥이, 쫑으로 불리던 개들이 이름을 얻었다. 똥개라 불리던 대부분의 잡종개들이 사라지고 시츄, 치와와, 말티즈, 푸들같은 애완견들이 슬그머니 아파트 거실로 들어오게 되었다.

신분도 애완견에서 반려견으로 격상되며 가족의 일원으로 행세하게 되었다. 실내로 들어 온 것도 놀랄 일인데, 반려견에 들이는 비용을 보면 더 입이 벌어지게 한다. 전용사료에 각종 예방접종, 거기에 미용까지.... 참 개팔자가 상팔자란 생각이 든다.

 

앞으로 추이를 봐도 더 늘어날 것 같다. 계속 늘어나는 1인 가구는 반려견의 필요성을 크게 한다. 아무도 없는 텅빈 집으로 돌아 왔을 때 그나마 반기는 반려견의 존재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것이 분명하다.

또 집에서 애완견을 기르면 아이들의 면역체계가 강화되고 정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여 많은 가정에서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주인에게만 충성하는 개의 성정상 가족 외의 모든 사람들을 적으로 간주한다. 견주의 눈으로 보면 가족이지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선 때론 위험하기까지 한 그냥 개일 뿐이다. 개가 사람을 공격해서 사람이 크게 다치고 심지어는 사망에 이르기까지 했다고 하는 뉴스도 심심찮게 나온다.

재판에까지 가면 어떤 판결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목줄을 푼 견주의 잘못이 훨씬 크다고 생각한다. 견주들은 가족같이 반려견을 아낀다면, 공공장소에서는 꼭 목줄을 해 타인을 불편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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