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철도공사,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등 잇따른 안전사고 발생 계기

지난 11일 태안화력 9·10호기에서 운송설비점검을 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김용균(24) 씨를 기리기 위한 2차 촛불 추모제가 15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공감신문] 서지민 기자=정부가 내년 사회간접자본(SOC)과 에너지 공기업의의 올해 실적 평가에 안전·환경 요인을 반영하다. 최근 잇따른 공공기관 관리시설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정부가 안전 관련 전수조사 실시 후 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철도·도로·항만 등 SOC와 에너지 공기업에 대해 안전 관련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SOC와 에너지 공기업에 대해 안전관련 전수조사를 해 관리 시설에 대해 안전진단 계획과 보강·재무계획을 세우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계획대로 이행하는지 추후 점검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말 공기업(35곳)과 준정부기관(93)곳에 대한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를 개편하면서 전 기관 공통 평가지표에 안전·환경 요인을 3점 반영하기로 했다. 안전·환경 요인에 관한 평가는 내년에 정부가 2018년도 공공기관 실적 평가를 할 때부터 반영한다.

지난 8일 오전 강원 강릉시 운산동에서 서울행 KTX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있었다. 열차 10량 중 앞 4량이 선로를 벗어났다.

나아가 정부의 공공기관의 안전 관련 투자액에 대해서 경영평가 때 부채비율 산정에서 제외해 불이익이 없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공공기관이 빚을 내서 안전에 투자하더라도 경영 평가 때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된다.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공공부문 안전 관련 파견·용역인력의 정규직화도 가속화한다. 정규직 채용을 많이 하는 기관일수록 일자리 창출 지표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배점은 안전·환경 등 사회적 가치를 포함한 경영관리 평가가 50점, 기관별 주요사업의 성과 평가가 50점 등 총 100점이다. 여기에 일자리 창출 가점이 10점 더해진다.

정부의 결정은 최근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등 SOC와 에너지 공기업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계기가 됐다.

12월 들어 KTX강릉선 열차 탈선사고, 안산·목동 등 노후 온수관 파열 등이 줄지어 발생했다. 또 지난 11일에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 직원으로 안전 관련 업무를 맡아 했던 김모(24) 씨가 혼자 작업을 하다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지난 8월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강원도 원주시 건강보험공단 대강당에서 열린 공공기관전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런 사고의 배경에는 공공기관들이 수익성, 효율성을 강조해온 과거 경제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험의 외주화’로 중요한 안전 문제를 하청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공기업에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안전이 제일’이라는 말을 하면서도 안전에 대한 투자는 실질적인 수익이 안나다 보니까 안전관리에 돈을 쓰면 괜히 손해보는 것 같고 안전 비용은 소모성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 있다”고 꼬집었다.

그렇지만 “사고가 나면 훨씬 더 큰 비용을 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안전에 대한 투자부터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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