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폭력은 이면의 갈등과 상관없이 누구도 해서는 안 되는 행동"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

[공감신문] 전지선 기자=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회가 16일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을 향해 이국종 교수 및 전체 교수에게 사과하고 즉각 사임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유 원장은 이 교수에게 "때려치워 이 XX야" 등 욕설하는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이 보도된 후 욕설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회는 이날 오전 병원 의료진 등에게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언어폭력은 사건의 동기나 그 이면의 갈등과 상관없이 누구도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며 "직장 내 괴롭힘을 막을 의무가 있는 우리 의료원의 최고 경영자가 가해 당사자라는 사실에 대해 깊은 우려와 자괴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주대 병원은 지난 25년간 경기 남부 지역의 의료거점병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으며, 지난해엔 뉴스위크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병원에 선정됐다. 병원의 평판도가 이렇게 상승한 데에는 전체 교직원의 노력과 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가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의료원의 평판을 송두리째 추락시킨 유 의료원장의 행동은 의료원 입장에서도 묵과해선 안 되는 행동"이라며 "유 의료원장은 이 교수와 전체 교수에게 사과하고 즉시 의료원장에서 물러가라"고 주장했다.

의과대학 교수회는 또 “대학과 의료원을 향해 교수를 대상으로 한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할 시스템을 구축하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반대 의견을 묵살하는 의료원의 풍토를 깨뜨릴 방안을 마련하라”고도 요구했다.

한편, 이 교수와 의료원 측은 지난 수 년 동안 외상환자 진료 규모와 닥터 헬기 운영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다.

이 교수는 "병원측이 외상환자 치료를 노골적으로 막고 있다"고 여러차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고, 유 원장 등 의료원 측은 이 교수가 무리하게 헬기 이송을 늘려 병원 경영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이 교수는 지난 15일 해외에서 진행된 순항훈련을 마치고 귀국해 이같은 사태에 대해 "바다에 있을 때가 좋았고 10m짜리 파도를 맞는 게 낫다"며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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