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조정안은 검찰의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독립적 수사권을 부여하는 게 골자로 경찰에 1차적 수사 종결권을 부여해 검경은 수직적 관계에서 서로 협력하는 관계로 변화하게 된다.

검찰과 대등한 지위를 얻게 된 경찰에 대해 아직 우려가 큰 가운데 경상남도 사천과 진주 지역 일부 경찰이 강압수사를 펼친 것으로 드러나 벌써부터 1차적 수사종결권에 대한 뒤탈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대한 국민 청원이 게시됐다. 진 씨가 운영했던 주유소 / 사진=진 씨 제공
지난 13일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대한 국민 청원이 게시됐다. 진 씨가 운영했던 주유소 / 사진=진 씨 제공

지난 13일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대한 국민 청원이 게시됐다. 해당 청원의 주요 내용은 사천 경찰서 수사관 3명과 진주 경찰서 수사관 3명의 강압수사와 협박, 공갈 등으로 모녀가 운영 중이던 사업장이 파산하고 신용불량자가 됐다는 것이었다.

청원 당사자인 진 씨(43세)에 따르면 2017년 09월 사천 경찰서의 수사과 홍모 경감 등은 청원 신청인 진 씨가 운영하던 주유소를 단속해 석유판매 및 석유 대체연료사업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2017년 11월에는 진주 경찰서 형사과 강력팀 이모 경감 등이 진 씨의 주유소를 수사하고 석유판매 및 석유 대체연료사업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이후 진주 경찰서의 기소는 2018년 6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 사천 경찰서의 기소는 2018년 11월 1심 무죄, 2019년 05월 2심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물론 결과가 불기소처분, 무죄 판결 등으로 죄가 없음이 밝혀졌지만 짧지 않은 수사 기간 동안 진 씨의 사업장은 파산, 진 씨 역시 신용불량자 신세로 전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현재 진 씨는 우울증과 대인기피증 등으로 인한 정신과 치료까지 받는 등 아직까지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진 씨에 주장에 따르면 2017년 09월 사천 경찰서 수사과 홍모 경감 등은 진 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세무조사, 타 거래업체 추가 조사 등을 언급하며 불법 행위를 인정하라고 협박했다. 또 진 씨가 정확한 수사 요청과 사실관계 확인 요청에도 고함, 자백 강요 등으로 협박을 이어갔다. 

변호사 박 씨의 사실확인서 / 사진=진 씨 제공
변호사 박 씨의 사실확인서 / 사진=진 씨 제공

 

이 같은 정황은 진 씨의 변호사인 박모 변호사의 사실 확인서에도 드러나 있다. 박 변호사는 사실 확인서를 통해 경찰이 피의사실을 부인하는 진 씨에게 소리를 지르고 이를 말리는 박 변호사 본인에게도 아직 수사 전이라며 윽박질렀다고 증언했다. 

진 씨가 검찰에 송치되기 전부터 사천 경찰서와 진주 경찰서가 진 씨의 주유소를 기획 수사하고 언론 플레이를 한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이에 진 씨의 주유소와 거래하던 유관 업체들은 자신의 영업장에까지 피해가 끼칠 것을 우려해 모두 거래를 끊었고, 이로 인해 매출이 하락을 극복하지 못한 채 진 씨의 주유소는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이후 진 씨가 무죄 판결을 받고 나서 정상적인 주유소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에 수차례 경찰에 검찰 송치를 요구했으나 진주 경찰서는 검찰 송치를 지연시키고 진 씨의 주유소가 폐업하고 나서야 검찰에 송치했다.

이번 사건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존재하는데 먼저 석유판매 및 석유 대체연료사업법에 대해 진주 경찰서가 형사과의 소관 업무가 아님에도 진주 경찰서 형사과는 왜 진 씨의 주유소를 수사했냐는 점이다. 석유판매 및 석유 대체연료사업법에 대한 수사는 수사과 지능팀에서 담당하는 게 통상적이다. 

또 진주 경찰서 측이 진 씨의 주유소가 폐업 직전인 걸 알면서도 검찰 송치를 미루다, 폐업하고 나서야 송치한 점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사천 경찰서 홍모 경감과 진주 경찰서 이모 경감이 세무조사까지 언급하며 자백을 강요한 점이다. 세무조사는 형사과의 권한을 넘어선 것이며, 죄를 인정하라고 고함을 친 것 역시 무죄추정 원칙을 무시한 행위다. 

경찰이 독자적 수사권을 가질 정도로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도덕성 등 역량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이 독자적 수사권을 가질 정도로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도덕성 등 역량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진 씨는 정신과 치료, 박 변호사의 사실 확인서 외에도 주민들의 청원서와 참고인 조사를 받은 김 씨의 강압조사 사실 확인서, 부당수사에 대한 주민들의 탄원서, 관할 동사무소 전 직원의 탄원서 등 진 씨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현재 해당 사건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  

경찰이 독자적 수사권을 가질 정도로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도덕성 등 역량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경찰들의 협박, 고함, 회유 등 강압수사와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경찰에게 1차적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게 시기상조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한편, 진 씨 측은 사천 경찰서와 진주 경찰서를 상대로 또 다른 위법 행위에 대한 증거를 확보, 언론을 통해 이를 추가로 공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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