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디자인과 첨단기능보다는 소비자 안전 우선해야”

[공감신문=독자 유형오] “휴대폰 환불하거나 교환하셨습니까?”

최근 가까운 지인들에게 자주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다.

그동안 3년 넘게 사용해 온 휴대폰을 ‘갤럭시 노트 7’으로 바꾼 것은 지난 8월 중순.

휴대폰을 교환하려고 맘 먹고 있던 차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을 예약 판매한다는 일간지 전면광고를 보고 주저없이 예약자대열에 동참했다.

홍채인식, 삼성페이를 비롯하여 새로운 기능은 물론 아이폰에 손색없는 매끄러운 디자인도 맘에들었다. 거기에 예약자에게 제공하는 사은품도 푸짐해 정말 적절한 타이밍에 휴대폰을 교환했다고 생각했었다.

한 달도 채안돼 그러한 뿌듯함은 실망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1차로 리콜을 선언한 이후에도 성가시게 되었다고 판단은 했지만, 당장 교체해야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구입한 제품으로 인해 직접 겪어야하는 문제나 불편함은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얼마안가 환불 및 타제품으로 교환을 해야하는 상황으로까지 전개되고 비행기에 탑승조차 하기 어렵게 되니 이제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갤럭시노트 7’으로 인해 삼성전자를 위시해서 기업들이 겪는 피해도 엄청나지만 휴대폰 소비자들이 겪는 유무형의 불편함과 피해는 금전으로 환산하기조차 어렵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휴대폰과 배터리에 대한 불안감이 상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에서 연쇄적으로 휴대폰 폭발사고 뉴스가 들려올 때는 잠들기 전에 무선충전기위에 휴대폰을 올려놓으면서 “내일 아침에 휴대폰이 멀쩡하겠지” 하는 생각이 번뜩 번뜩 스쳐가기도 했다.

기고자가 구형제품(갤럭시 노트2)을 3년이 넘도록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배터리를 추가로 구입해서 보조충전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휴대폰에서 배터리를 쉽게 꺼낼 수 있었기 때문에 배터리 사고로 인해 휴대폰이 망가질 수 있다는 염려도 덜 수 있었다.

기능과 디자인은 갤럭시노트7가 비교할 바가 못되지만, 휴대폰으로 할 일은 다 하면서도 안전했다는 점에서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

서울의 한 이동통신 매장에서 갤럭시 노트7 교환 및 환불을 위해 서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에 삼성에서 또다시 획기적인 신제품을 내놓고 많은 혜택을 준다고 해도 소비자들은 선뜻 구입하는 것을 주저할 지도 모른다. 배터리 폭발사고에 대한 트라우마가 상당기간 소비자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갤럭시노트 7 사태를 직접 겪으면서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써 느낀 것은 역시 ‘기능’보다 ‘기본(안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없는 “세련된 디자인과 첨단기능”은 허망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점을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모든 휴대폰 제조회사들이 이번 기회에 다시한번 되새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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