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리더쉽

[공감신문=박범준 강원마을기업육성 자문위원] 우리나라의 농촌에는 다양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예를 들어 마을주민의 대다수가 65세이상을 넘긴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여 노동력의 절대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동시에 노인들의 건강 등 복지 문제가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삶의 질을 나아지게 하는 문화, 교육 인프라의 구축은 꿈도 꿀 수 없는 지경이고, 2000년대 이후 늘어나고 있는 귀농 귀촌가구와 토착 주민들간의 갈등도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한 상태이다. 특히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무분별하고 무원칙한 마을만들기 사업을 추진한 결과 마을만들기 사업을 추진한 마을의 80%이상이 주민들 간에 극심한 갈등과 대립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마을주민의 입장에서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든다는 것은 위에서 제시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고,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것이 바로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듯이 경제적인 측면, 즉 주민들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소득증대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소득기반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우리 말중에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말이 있다. 마을주민들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기반은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가장 시급한 것은 마을주민들의 열정과 의지이다. “우리마을도 잘 살아봐야 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마을주민 다수가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잘사는 마을을 만들어 보겠다는 신념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리더쉽이 있어야 한다. 리더를 중심으로 리더쉽들은 마을의 현재 경제기반, 즉 농경지 현황, 주요 농산물의 생산시기와 생산량 및 판매처 등에 대해서 정확하게 조사를 하고, 주변의 자연환경 자원을 조사한다. 일명 마을과 주변의 유무형자원을 체계적으로 조사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리더쉽들은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 각자의 특장점에 대해서 조사를 한다. 특히 부녀회원의 손 맛에 대해서는 2중 3중으로 점검하여 자타가 공인하는 솜씨에 대해서는 각별하게 주의를 한다. 다음으로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마을주민들 가족 및 친지에 대해서 조사를 한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네트워크 사회’라고 하는데,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을 네트워크가 좋은 사람이라고 하고, 이러한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기업이나 조직, 마을도 마찬가지이다. 계속해서 마을주민들의 가족과 친지, 사돈에 팔촌까지 ‘어디에서 무엇으로 밥 먹고 사는지?’가 파악되었다면, 계속해서 출향민에 대한 조사를 해야 한다. 출향민은 마을주민들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고객이 될 수 있다. 특히 마을주민들이 합심해서 경제활동을 하려고 한다면 가장 중요한 고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미래의 판매처를 확보한다는 마음으로 가능한 한 철저히 조사를 해야 한다.

이상과 같은 조사작업이 완료되면 우선적으로 무엇으로 주민소득을 높일 것인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원료로 하고, 원료를 가장 맛있게 만드는 솜씨를 부리는 여성농업인을 가공 책임자로 하고, 마을주민들의 네트워크와 출향민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판매한다는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특히 리더쉽들이 구상하고 있는 가공 제품에 대해서 외지에 나가있는 마을주민 네트워크와 출향민 네트워크를 통해 구매의사가 있는지, 그리고 주변에 널리 알려서 판매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상의 결과 사업성이 확인되면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야 한다. 가능하면 보다 많은 주민들이 출자해야 하지만 억지로 강요할 필요는 없다. 영농조합법인이 구체적으로 성공모델을 제시하고,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게 되면, 마을주민들은 출자하지 말라고 해도 출자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을기업, 즉 영농조합법인을 운영할 책임주체인 마을기업가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자세와 태도는 무수히 많지만 최우선적으로 네 가지의 리더쉽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민주적인 리더쉽을 갖추어야 한다.

네가지 리더쉽중에서 민주적 리더쉽을 제일 먼저 강조하는 이유는 마을기업의 궁극적인 목표가 이윤의 추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자립을 통해 ‘살기좋은 농촌마을’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을기업을 운영하다보면 경제적인 이해로 인하여 마을주민들 간에 의견대립과 갈등이 수시로 발생하게 된다. 이를 해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마을기업가의 민주적인 리더쉽이다. 마을기업 경영과 관련하여 각종 회의를 진행하게 되는데, 민주적인 리더쉽을 갖춘 리더쉽이 민주적인 의사결정 체제를 구축하고, 회의를 민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민주적인 회의는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하고, 회의에 참여하는 모든 주민들을 마을기업의 활동에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참여하게 하며, 창의적인 생각들을 하나로 모은다.

마을기업가의 민주적인 리더쉽은 마을기업 성공의 가장 중요한 열쇠이다. 역설적으로 마을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바로 마을주민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것인데,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리더쉽의 민주성에 달려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마을주민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는 리더쉽이 필요하다.

마을기업가는 마을발전을 위하여 솔선수범하고, 열심히 노력하여 마을주민들로부터 무한한 믿음과 신뢰를 받도록 해야 한다. 마을기업가가 마을주민들로부터 믿음과 신뢰를 얻게 되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마을주민들은 발 벗고 협력하게 된다. 마을기업을 경영함에 있어서 마을기업가가 특히 주의해야 할 사항은 마을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입·출금 관리가 정확해야 하고, 세무사(회계사)의 도움을 받아서 완벽하게 돈의 관리를 하고 마을주민에게 정기적으로 공개해서, 돈으로 인한 갈등과 대립을 제도적으로 방지해야한다.

셋째, 연구 학습하는 자세와 태도가 필요하다.

마을기업을 운영하다보면 여러 분야에서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를 슬기롭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체의 학습 연구와 토론이 필요하게 된다. 그래도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얻도록 한다.

21세기 지식정보화사회에서 지식정보의 축적은 매우 중요한 경쟁력의 한 요소이며, 지식정보 축적시스템으로서 마을기업 자체의 학습 연구모임의 정례적 운영은 최소의 비용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자, 마을기업에 필요한 전문성을 확보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마을기업이 성장 발전하면 할수록 처리해야할 업무는 단순성에서 복잡성으로 변화한다. 결국 업무영역별로 고도의 전문인력이 필요하게 되는데, 고도의 전문인력을 고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든다. 마을기업의 경영이 정상화 되지 않은 상태에서, 즉 고도의 전문인력을 고용할 형편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습 연구 토론이 최선이며, 이러한 과정이 진행되면 될수록 마을기업에는 전문성을 갖춘 전문인력이 하나 둘씩 생겨나게 된다.

넷째, 네트워크를 중시하는 리더쉽이 필요하다.

마을기업이 성장 발전하는데 있어서, 출향민, 1촌 1사 자매결연, 행정, 전문가 등등의 네트워크 활용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마을기업의 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네트워크는 특별하게 관리를 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이메일로 마을기업 및 마을소식을 정기적으로 보내는 등 일상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2018년 9월 18일 강원 춘천시 춘천역 앞에서 개막한 2015 대한민국 마을기업 한마당 장터에서 충남 송악에너지공방협동조합이 LPG 가스통을 재활용해 만든 난로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왜, 마을기업은 성공할 수 밖에 없는가

마을기업이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앞서 제시한 원칙을 잘 지킨다면, 오히려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가 된다. 마을기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에 대하여 네 가지 측면에서 간략하게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소득원의 측면을 살펴보면,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가능하면 친환경 농산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소비자 고객은 생산자 농민의 정직성과 안정성을 믿는다. 여성농업인의 독특한 손 맛과 솜씨를 활용하여 생산된 가공식품은 어느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차별화된 제품이다. 소비자 고객은 점차 자신이 신뢰하고 사먹는 가공식품의 생산과정에 참여하고 싶어진다. 결국 제품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농촌체험으로 이어지고 농촌과 도시민간의 교류 활성화로 이어진다. 1차농산물의 판매의 수입에 의존하던 마을주민들은 2차 가공을 통한 부가가치의 확대와 농촌체험 및 농촌숙박 등 농촌관광의 3차 서비스 산업의 연계를 통해 보다 많은 수입을 올리게 된다.

둘째, 소비자 고객의 측면을 살펴보면,

도시의 소비자들은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웰빙바람 등의 영향등으로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이러한 요구로 인하여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점차 높아지고, 친환경농산물과 가공식품을 전문적으로 유통 판매하는 생협이 날로 성장 발전하고 있다. 아울러 주5일제의 정착에 따라 도시의 소비자들은 자녀들의 교육적 효과가 있는 농촌체험과 고향의 정, 향수 그리고 편안함을 농촌에서 찾고자 한다.

소비자의 이와같은 일반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마을기업이 대응한다면, 다수의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제품의 판매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농업인의 사명중의 하나인 안전한 먹거리의 제공과 차별화된 솜씨를 활용한 독특한 맛을 지닌 가공식품의 생산, 그리고 제품의 생산과정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아가 직접 참여하고자 하는 고객의 요구를 마치 친자식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대한다는 원칙을 준수한다면, 고객은 결코 마을기업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셋째, 네트워크 측면을 살펴보면,

마을주민 각각은 나름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혈연, 학연, 지연등 주민 각자의 삶의 여정을 통해 확보한 매우 신뢰할 만한 네트워크가 있고, 마을주민 각자가 보유한 네트워크를 마을단위에서 모두 취합하여 활용한다면 마을기업의 성장 발전과 마을의 발전에 매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출향민 네트워크이다. 80년대 이후 급격한 탈농이 이어졌고, 출향민의 수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민의 대략 2배로서 고향에 대한 향수와 정이 각별하다. 추석, 설날, 시제등 마을에서 진행되는 주요 행사에 꼬박꼬박 참석하는 출향민도 많이 있고, 초등학교, 중학교 등의 동창모임에 참여하는 출향민도 많다. 수도권이나 도시권에 향우회가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마을기업의 성장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하나 생각할 수 있는 네트워크는 '1촌 1사'등 주민 다수가 협력하여 마을발전을 추구하는 마을에 대해서는 다양한 지원 네트워크가 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듯이, 성공을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는 마을, 혹은 마을기업에 대해서는 행정담당자와 전문가들이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마을기업의 성공의 성과는 고스란히 마을주민들에 귀속되지만, 전문가들과 행정담당자는 성공에 대한 보람과 긍지를 얻고자 한다. 결국 행정담당자와 전문가들은 마을기업 혹은 마을주민들의 성공을 위하여 마을주민들에게 부족한 전문네트워크를 찾아내어 돕는다.

넷째, 판로의 측면을 살펴보면,

마을기업은 제품의 상품화 과정에서 많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서 제품의 상품화란? 고객이 제품에 대해서 돈을 지불하고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과정으로서 제품의 품질, 적정한 규격, 포장, 디자인, 용기 등등이 완성되는 것을 뜻한다.

상품화 과정에서 이 제품을 누구에게 집중적으로 팔 것인가? 를 생각하고, 주민들이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사전에 충분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고객이 최종적으로 OK할 때까지, 우리는 개선하고 개선한다]는 자세와 태도를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이를 마케팅적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고 표현한다.

마을기업이 원하는 매출목표를 달성하고자 할 때에는 생산량 즉 공급량을 고려할 때, 다음과 같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 1차적으로 출향민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1사 1촌 네트워크, 생협, 학교급식, 친환경 전문매장 등 마을기업의 취지와 목적에 동의하는 우수한 거래처를 발굴하여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행정 및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인 언론 홍보활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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