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여수의 섬들 ②...오늘 같이 비가 오거나 달이나 별 빛이 없는 날이면

 

詩詩한 여수의 섬들 ②

 

'오동도 등대' 우동식 시인

여수 물꽃시낭송회

회장 우동식 시인

 

 

 

 

 

 

시누대 푸른 잎들이 어둠 쪽으로 서걱이기 시작하면

그리운 쪽을 향하여 편지지를 꺼내드는 그 사내

숨죽인 창백한 얼굴

파도에 부대끼고 풍랑에 허물어져도

한사코 해식애海蝕崖를 지키며 서 있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허물어져

분간치 못할 세상의 시간이면

스스로 빛이 되어 길을 여는 그 사람

어둠이 싫어도 어둠과 마주하고

보이지 않아도 보이지 않는 그 곳을 응시한다

교대 없는 불침번, 차가운 서치라이트로

사각지점 구석구석 돌고 돌아 한 순간도 깨어 있지 않고는

긴장을 내려놓을 수 없는 팽팽한 밤

이윽고 사선에서 허우적거리는 고깃배 한척을 향하여

생명의 주파수 맞추어 준다

오동도는 하나의 거대한 집어등

돌아오지 않는 아리따운 여인을 위해

동백꽃 등도 점점히 타오르며 불을 밝힌다.

 

 

詩詩한 여수의 섬 이야기②

 

우동식시인

오늘 같이 비가 오거나 달이나 별 빛이 없는 날이면 등대 불빛이 더 그립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허물어져 분간치 못할 세상의 시간이 오면 한사코 해식애(海蝕崖)를 오르고

스스로 빛이 되어 길을 여는 그 사람을 보라

어둠과 마주하고 보이지 않는 곳을 응시하며 사각지점 구석구석 돌고 돌아 한 순간도 긴장을 놓지 않고 깨어 있는 그 사내를 보라

단 한명의 생명에 귀를 열고 눈을 열고 온 마음을 열어 주파수를 맞추는 그 등대를 보라

오동도 섬 산정을 따라 오르다 보면 하얀 등대가 장엄하게 서 있다.

그런 지도자 한 명 있었으면, .....

여기서 시적 화자는 등대인 동시에 그 사내이다.

오동도에는 오동나무 전설 외에 동백꽃 전설이 전하여지고 있다.

“오동도에 어부가 아리따운 아내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남편이 고기잡이 하러 간 사이 도적떼가 아내를 겁탈하려 하자 아내가 바다에 몸을 던졌는데 그 여인의 무덤가에 한 그루 동백꽃이 피었다는 전설이다” 오동도는 동백꽃 섬이다. 동백꽃 군락이 터널을 이루어 장관이다

동백꽃은 가장 추운겨울 12월부터 3월까지 꽃들이 모두 사라진 뒤에야 동백꽃 등도 점점이 타

오르며 불을 밝힌다. 절정 일 때 동백꽃은 땅에 모가지 째 떨어져 바닥에서도 꽃을 피운다.

이쯤되면 오동도 등대와 함께 섬 전체가 집어등이 된다.

등대는 어둠과 혼돈 속에 한줄기 빛이요. 아직도 생명에로 돌아오기를 기대하는 사내의 그리움이다.

세상이 어둡고 캄캄하다. 오동도 등대 출입문 대형 비석에 새겨 놓은 문구 암야도광(暗夜導光)이 눈에 확 들어온다.

광화문(光化門) 광장에 모여든 사람들이 든 작은 촛불들이 어두움을 밝히는 거대한 빛이고 망망대해의 등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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