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염보라 기자="가난한 하급 공무원 부인인 마틸드 루아젤은 고관들이 모이는 무도회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남편이 평생 모은 돈으로 멋진 드레스를 한 벌 마련하고, 친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빌려 한껏 꾸민 그녀는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며 행복한 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그녀는 목걸이가 없어졌음을 알아차리고, 많은 빚을 내어 잃어버린 것과 똑같이 생긴 목걸이를 구입해 친구에게 돌려준다. 평생 빚을 갚으며 살아온 어느 날, 그녀는 과거 잃어버린 목걸이가 사실은 가짜였음을 알게 된다…" (중략) 

모파상의 단편소설 <목걸이> 내용이다.

진희선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는 지난 17일 공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모파상의 <목걸이>를 언급하며 '영끌'로 집을 사려고 하는 젊은 세대를 화두에 올렸다.

감당 불가능한 수준으로 빚을 내어 구입하려고 하는 그 집이 사실은 '가짜 다이아몬드 목걸이'일 수 있다는 경고다. 가짜를 알아차린 뒤 상황을 되돌릴 방법은 없다. 수억원의 빚만 남아 있을 뿐이다.

진 교수는 “요즘 세대가 ‘영끌’ ‘벼락거지’ ‘벼락투자’ 같은 개념으로 부동산에 접근을 하고 있는데, 굉장히 무모한 방법”이라며 감당 가능한 선에서 대출을 받고 집을 사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감당 가능한 선은 집값의 대략 50% 정도다. 리스크가 없는 자기 부담금이 최소 50% 이상은 돼야 한다는 의미다.

진 교수는 이어 “내 집은 꼭 필요하지만, 집을 살 수 있는 적절한 시점은 따로 있다”면서 “중요한 건 지금은 그 시점이 아니라는 거다. 기다리면 적절한 시점은 오게 돼 있다”고 조언했다.

진 교수는 인터뷰에서 대선 후보들에게 바라는 점과 금융대출 규제를 통한 부동산 시장 완화 정책에 대한 평가 등에 대해서도 말을 이어갔다.

그는 기본적으로 부동산정책은 리스크 관리 방식으로 가야한다고 설파했다. 사회주의 국가가 아닌 이상 “이번 정부에서는 집값을 반드시 잡겠습니다” 하는 건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근본적인 세제 혁신 방안과 주택자가율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진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진희선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
진희선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 / 사진 이건 기자

 

Q. 최근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를 펴냈다. 부동산 시장이 왜 불안정한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어 좋았다. 

- 30년간 (서울시에 있으면서) 직·간접적으로 주택정책에 참여했다. 하지만 청와대나 국토부에서 회의를 하면 우리는 늘 숙제를 받아 오는 입장이었다. 우리나라의 주택정책 권한은 중앙정부에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장에게는 왜 권한을 주지 않을까, 늘 안타까웠다. 사실 서울 주택가격 문제는 우리(서울시)가 가장 민감하게 잘 아는 데 말이다. 그래서 해결 방안을 하나하나 써보게 된 것이다. 

특히 주택시장이 불안정한 이유를 국민들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좋은 정책을 내놓는 좋은 지도자를 뽑을 수 있어서다. 

이 책은 부동산 시장을 큰 틀에서 조망해 일종의 ‘부동산개론’ 역할을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언론이나 유튜브 등에서 다루지 않는 현장의 밑바닥들을 들여다봤다. (이 책을 통해) 허약한 부동산 시장 체질을 근본적으로 고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Q. 본격적으로 시장 이야기를 해보겠다. 먼저,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 각종 통계 자료를 보면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회는 최근 이번 정권에서 서울 아파트값이 109% 올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정부에서 유독 집값이 많이 오른 이유는 무엇인가.

-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소득 성장이다. 2010년에서 2018년까지 8년간 우리나라 국민소득(GNI)이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확대됐다. 소득이 올라가면 양질의 주거 공간에 대한 수요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2014년 세월호 참사, 2016년 국정농단 사건 등 사회적 이슈로 (주거 공간에 대한 수요가) 완전히 잠들었다. 그게 다 사라지고 2017년부터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는데, 그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집값 상승분으로) 반영이 됐다.

두 번째는 저금리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유동성(시중통화량)이 3000조원 정도 풀렸는데, 그 중 1500조원 정도가 단기간에 어디든지 들어갔다 나올 수 있는 자금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국민총생산(GDP)이 1년에 2000조원쯤 된다. 엄청난 규모의 유동성 자금이 상당 부분 (부동산 시장으로) 들어왔다는 판단이다.

정치권을 보면 진보 진영에서는 (부동산 가격 폭등의 원인을)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때문이라고 하고, 보수 진영에서는 수요과 공급 부분만 강조를 한다. 사실 이 두 가지가 결합된 것으로 보면 된다.

Q.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주거환경 정비사업을 사실상 10년가량 중단한 것도 집값 상승에 일조했다는 지적이 있다. 

- 통계로 보면 2013년 8월 (집값이) 바닥을 찍고 다시 올라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2008년도 금융위기 이후 2016년까지 건설경기가 굉장히 나쁘지 않았나. 주택가격이 떨어지고 한쪽에서는 ‘하우스푸어’(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리한 대출로 인한 이자 부담 때문에 빈곤하게 사는 사람들)가 나타나면서 건설현장이 멈추고 일부 건설업체가 도산을 했다. 그래서 그런 것이지, (서울시가) 잘 돌아가고 있는 시장을 멈추게 한 것은 전혀 아니었다. 당시 상황에 대한 이해가 없어 나온 지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진희선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 / 사진 이건 기자
진희선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 / 사진 이건 기자

 

Q. 윤석열 대선 후보가 주택 공급 공약으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 위주 공급’을 내세웠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 긍정적으로 본다. 지난 10년간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주택가격이 떨어진 시점에 있다 보니 도시가 활력을 많이 잃었다. 지금처럼 주택 수요가 증폭될 때에는 노후된 지역의 재개발 또는 재건축을 통해 수요를 감당하고, 동시에 도시 활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다만 강남 재건축은 예민한 문제다. 허가를 내주는 순간 조합 지분이 올라가고 그 옆 동네의 주택가격 상승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또 불로소득이라는 양극화가 가속화되니까 쉽지 않은 부분이다. 

강남 재건축은 신중하게 접근하고, 나머지 지역은 과감하게 추진했으면 한다. 특히 요즘 ‘역세권’ ‘더블역세권’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그런 수요를 중심으로 용적률을 과감하게 높이는 등 방식을 통해 주택 공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

Q. 현 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융대출 규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 효과는 있어 보인다. 11월 수도권 주택매수심리가 올해 최저치로 떨어졌고, 서울 외곽 지역의 아파트 호가도 계속 하락 중이다. 이러한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는가.

- (집값이) 상당히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일본의 경우 저금리 기조가 오래 유지되다 금리가 오르면서 그 부작용으로 잃어버린 20년에 빠졌다. 예를 들어 7~8년 전에 일본 출장에서 선진 사례로 ‘타마 뉴타운’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최근 유튜브를 보니 가격이 10분의 1로 떨어졌다고 하더라. 

물론 우리는 그 정도로 (집값이) 출렁거리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외곽 지역에 있으면서 교통이 나쁘고 특별히 직장 수요도 없는 곳은 상당히 불안할 수 있다.

Q. 하지만 강남의 고가 아파트 단지는 신고가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데.

- 현장의 목소리는 조금 다르다. 대출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전세보다 반전세 수요가 많다고 하더라. 예를 들어서 12억원에 전세를 내놨는데, 8억만 전세금을 주고 나머지 4억원은 월세로 돌리려는 수요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세 수요가 줄어들면 시장 논리에 따라 가격은 내리게 돼 있다. 지금은 그 중간의 과정인 것 같다. 

또 하나의 예를 들자면, (집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이사를 갈 때는 이사 갈 집을 먼저 사고, 현재 집을 매도한다. 그래야 싸게 살고 비싸게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현재 집을 먼저 팔고 이사 갈 집을 구해야 한다. 그 타이밍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안다.

그런데 공인중개사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몇 달 전부터 후자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한다. 집값이 당연히 오를 줄 알고 집을 먼저 산 분들이, 현재 집을 팔려고 하니 안 팔린다는 거다. 그럼 (매도가를) 더 내려야 한다. 그런 사례가 몇 건이 걸려 있다고 하더라.

이 같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하락장은 이미 시작됐다는 판단이다. 강남도 마찬가지다. 전반적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진희선(오른쪽)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와 전규열 공감신문 발행인 겸 대표이사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 이건 기자
진희선(오른쪽)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와 전규열 공감신문 발행인 겸 대표이사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 이건 기자

 

Q. 금융대출 규제로 현금부자와 일반 서민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저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금융대출 규제는 있어야 한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 우리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빨리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금융대출 규제를 세게 했기 때문이었다. 

현금부자가 자신이 부유한 자산으로 고가 주택을 사겠다는 건 문제 될 일이 아니다. 서민들이 마음이 안 좋은 거는, 현금부자가 세금은 얼마 안 내면서 ‘돈 놓고 돈 먹기’를 하는 것 같이 느껴져서다.

반대로, 보유세 부담률을 1%로 높여서 강남에 20억원짜리 집을 산 사람에게 매년 2000만원씩 세금을 내게 하면 어떨까. 그리고 그 세금을 공공임대 등 주택 자원으로 활용하는 거다.

저는 거래세를 낮추고 보유세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해온 사람이다. 대부분 선진국들도 보유세를 높게 책정하고 있다. 그래야 유동자금이 쉽게 (부동산 시장으로) 안 들어온다.현재는 반대로 해놔 시장을 경직되게 만들어 놓은 상황이다. 보유세가 낮으니 수요는 늘고, 거래세가 높으니 매물은 나오지 않고 있다.

만약 보유세를 높인다면 세금이 부담되는 사람은 집을 매도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자산과 소득 수준에 맞는 집을 사면 된다. 반면 세금이 부담 없는 사람은 그 집을 계속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요가 한정돼 있으니 집값은 저절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Q. 보유세에 대한 말씀을 주셨으니 세금 문제를 이야기해보겠다. 최근 종합부동산세 문제로 시끄럽다. 다주택자 갭투자를 잡기 위한 각종 세제 강화정책이 오히려 서민을 힘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지금 상황에서 종부세를 없애면 오히려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다. 갭투자를 하는 투기세력만 ‘꿩 먹고 알 먹는’ 상황이 되는 거다.

차라리 대다수 국가가 하는 것처럼 재산세와 종부세를 보유세로 통합해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보유세를 어느 정도 부담이 되는 수준으로, 투기 수요가 못 들어올 정도로 세팅하고 나면 종부세 논란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

종부세라는 명목으로 세금을 올리니까 국민들 입장에서는 ‘부동산 정책 실패를 국민에게 전가한다’고 느껴져 반발심이 생기는 거다. 보유세를 올리고 거래세를 낮춰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시장에 풀게 하는 것이 현 상황에 맞는 출구전략이라고 본다.

Q. 불가피하게 1가구 2주택이 된 사람들도 있는데.

- 그래서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정의를 촘촘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살고 있는 집 한 채와 고향에 집 한 채를 두고 있는 사람을 우리는 다주택자로 분류한다. 그런데 그 사람이 투기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의무 상속으로 받게 된 집도 문제가 된다. n분의 1로 상속 받은 집이 1채로 계산돼 종부세 폭탄을 맞은 사람들 말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하는데, 이런 것들은 (다주택자 기준에서) 다 걸러줘야 한다고 본다. 

진희선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 / 사진 이건 기자
진희선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 / 사진 이건 기자

 

Q. 이재명·윤석열 대선 후보 모두 부동산 세금 정책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대해 평가를 해주신다면.

- 종부세를 잠깐 유예하고, 뭐를 완화하고, 이런 수준의 공약으로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사람의 인생으로 보면 잘 나갈 때도 있지만 안 될 때도 있지 않나. 그래서 보통은 안 될 때를 대비해서 잘 나갈 때 자기 인생을 미리 세팅해놓는다.

대선 후보들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공약을 만들어주시길 바란다. 이번 정부에서 특히 부동산 문제로 시끄러웠다. (두 후보는) 이걸 기회로 삼아 보다 근본적인 세제 혁신 방안을 내놔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왜 혁신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이해와 양해를 구할 필요가 있다.

Q. 대선 후보들에게 추가로 제언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 주택자가율을 몇 년 내 몇 % 높이겠다는 구체적인 공약을 해줬으면 한다. 지난 20년간 공급을 엄청나게 늘렸지만 10명 중 6명은 여전히 전월세에 살고 있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백날 공급해봐야 앞으로도 큰 변화는 없을 거다. 예를 들어 10년 후에는 서울 시민 100명 중 60명은 자기 집을 마련할 수 있게 하겠다 하는 목표를 세우는 거다. 그럼 구체적인 계획들이 좀 더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건, 주택정책은 엄밀히 말해서 리스크 관리 방식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정부에서는 집값을 반드시 잡겠습니다” 하는 건 지킬 수 없는 약속에 불과하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오히려 불신만 초래할 뿐이다. 그 발상부터 버려야 한다고 본다. 

Q. 주택을 소유가 아닌 거주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 집은 ‘사는 곳’이지 ‘사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인데, 우리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필요가 있다. 주거는 거주 공간이면서 동시에 사고파는 가장 큰 재화다. 정부가 이 두 가지를 적시해야 한다고 본다. 주택산업은 우리나라 5대 산업 중 하나다. 그 산업이 잘 돌아가게 하면서 동시에 거주의 안전성을 높이는 정책을 펴야 한다. 그런데 거주 성격만 강조하다 보니 다주택자들을 도덕적으로 비난하고 적대시 하는 상황이 된 거다.

진희선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 / 사진 이건 기자
진희선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 / 사진 이건 기자

 

Q.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에서 부동산 정책 입안 및 집행권자들에게 다양한 제안을 해주셨다. 보유세·거래세 문제 외에 추가로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 건축 용도를 범용화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주택 수요는 많아지고 상가 수요는 줄었다. 아마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도 비슷할 것이다. 상가를 주택으로, 주택이 상가로 언제든지 변할 수 있게 용도를 범용화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에 맞춰 세금만 정확히 내면 된다. 현재도 신고만 하면 용도 변경은 가능하지만 까다롭다. 상가와 주택의 건축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주차장법 등을 통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회주택 활성화도 필요하다고 본다. 미국이나 유럽의 여러 나라를 보면 공공임대와 민간임대 사이에 사회주택이라는 게 있다. 정부에서 토지나 자금을 지원해주고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이 집을 지어 일정 소득 이하의 사람들에게 공급하는 형태다. 우리나라에도 유용한 모델이라는 생각이다.

Q. 내 집 마련의 자신이 없어 결혼이 망설여진다거나 ‘영끌’로 집을 구입해 아이 낳을 여력이 없다고 말하는 20~30대가 많이 있다.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책의 마지막에 ‘부동산 십계명’을 담았다. 이 중 가장 강조하고 싶은 두 가지를 이야기하자면, 첫 번째는 반드시 집을 사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시류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만의 부동산 철학을 가지라는 것이다. 자신만의 철학이 없으니 부동산이 출렁거릴 때마다 불안함을 느끼는 거다. 그럼 악수를 두는 경우가 생긴다. 모파상의 <목걸이>처럼 말이다.

부동산은 큰 틀에서 봐야 한다. 요즘 젊은 세대가 ‘영끌’ ‘벼락거지’ ‘벼락투자’ 같은 개념으로 부동산에 접근을 하고 있는데, 굉장히 무모한 방법이다. 집을 수 있는 적절한 시점은 오게 돼 있다. 그때 사면 된다.

집은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야 한다. 저는 리스크가 없는 자기부담금의 비율이 50%는 돼야 한다고 본다. 주택담보대출 60%에 신용대출 20%로 ‘영끌’ 해서 사는 건 정말 위험한 행동이다.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대출을 받고 집을 사야 집값이 떨어지는 순간에서도 덤덤하게 기다릴 수 있다. 

대담= 전규열 대표이사 겸 발행인
정리= 염보라 기자
사진= 이건 기자

※ 인터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됐습니다.

진희선 교수 프로필
-연세대 건축과 학사
-아이오와주립대 대학원 도시계획 석사
-연세대 대학원 도시공학과 박사
-서울시 행정2부시장
-現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
-홍조근정훈장 수상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 <삶의 향기와 품격> <블랙홀강남 아파트나라> 등 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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