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잠재력 빠르게 식고, 북한 핵은 시한폭탄…구조개혁 절실

단국대 이보우 교수

[단국대 이보우 교수] 올 4분기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 4분기 연속으로 제로 수준을 약간 웃돌더니 아예 후퇴하리란 예견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등 민간연구원은 올해의 경제성장률을 2.3% 수준으로 낮추었다.

이와는 달리 외형적으로는 건실해 보인다. 경제규모(GDP)는 세계 14위에서 11위로 올라섰고 국가신용도에서는 주요 20개국 중에서 5위다. 무역도 54개월 연속 흑자행진이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9월 기준 역대 최고수준인 3,800억 원 수준으로 세계 7위다.

GDP 규모에서의 세계순위는 2005년의 10위 이래로 작년이 가장 높았다. 외환위기 이후는 15위로 추락하기도 했다. 지난해 순위가 올라간 건 국내총생산이 늘어난 것 보다 러시아·호주 등이 원자재 가격하락 등의 순위 경쟁국의 생산액이 더 크게 줄어든 게 원인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공히 한국의 신용을 일본보다 두 단계 중국 보다는 한 단계 위로 평가했다. 영국, 프랑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다만 국가신용등급은 빚을 갚을 능력을 나타내는 것이지 종합적인 경제체력을 모두 반영하지는 못한다.

 

우리 경제는 장기간의 출초에도 불구하고 절대 수출액은 15개월 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무역흑자도 11분기 만에 반 토막이 되었다. 산업경쟁력의 개선은 당장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가계 부채 위험성이 상존한다. 투자나 소비가 늘어날 가능성도 잘 보이지 않는다. 성장잠재력은 빠르게 식어가는 중에 북한 핵을 시한 폭탄으로 안고 산다.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3.0%으로 내다본다. 한국은행도 2.9%에서 0.1% 포인트 하향조정하여 2.8%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국내 민간연구소 및 해외의 Investment Bank인 HSBC(2.4%) Morgan Stanley(2.3%) 등의 예상과 크게 어긋난다. 어느 한 켠이 착시(optical illusion)다.

10월의 소비자심리지수(CSI)와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월과 비슷한 수준이나 향후 전망에는 불안감이 묻어나 있다. 경기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여기에 불확실성(uncertainty)이 하나 더 생겼다. 사람의 착시(錯視)가 나라의 게이트(gate)로 변질되어서다. 착시현상은 시력에 대한 구조적 결함이나 모순은 아니다.

때문에 안과의(眼科醫)의 외과적 수술까지는 가지 않는다. 동공(瞳孔)이나 눈 언저리를 씻어내는 처방은 필요하다. 목하의 착시난국에 성장률에 집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새로운 구조개혁으로 기업에 투자유인을 만들고 산업 성장의 차별화로 소득과 일자리를 만드는 기본을 돌볼 때다.

GDP의 글로벌 순위나 국가신용등급의 상승이라는 외형에서 오는 착시와 불확실성을 없애는 일이 성장의 밑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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