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가톨릭 자선단체가 기부받아 빈곤층 지원

이탈리아 로마시에 있는 트레비 분수의 동전이 오는 4월부터 로마시 예산으로 귀속될 전망이다.

[공감신문] 서지민 기자=이탈리아 로마의 유명 관광명소 중 하나인 트레비 분수에는 매년 19억원 수준의 동전이 쌓인다. 로마시는 오는 4월부터 동전을 시 예산으로 귀속하겠다고 밝히며 지금까지 동전을 기부받아 빈곤층을 지원해 온 가톨릭계와 갈등을 빚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3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재정난에 시달리는 로마시가 트레비 분수에 던져지는 연간 150만유로(약 19억3000만원)의 세계 각국 동전을 오는 4월부터 시 예산으로 귀속시킨다.

2001년부터 트레비 분수에 쌓인 동전은 가톨릭 자선단체인 카리타스가 기부를 받아 노숙자와 생계가 어려운 빈곤층 가정 등을 지원하는 데 썼다.

이에 이탈리아 가톨릭계는 이번 시의회의 결정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출하고 있다. 이탈리아 주교회 일간지인 아베니어는 지난 12일 기사를 통해 “(로마시의회는) 빈곤층의 적”이라며 “가난한 자들로부터 돈을 빼앗은 격”이라고 비판했다.

또 카티라스 수장인 베노니 암바루스 신부는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 선택이 최종 결정은 아니길 바란다”고 밝혔다. 했다.

이탈리아 로마시에 있는 트레비 분수의 동전이 오는 4월부터 로마시 예산으로 귀속될 전망이다. 이에 이탈리아 가톨릭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세계적인 관광명소인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지는 풍습은 1954년 미국 영화 ‘애천(Three coins in the fountain)’에서 로마에 다시 와 인연을 만나는 행운을 바라면서 등장인물 세 여인이 분수대에 동전을 던지는 장면이 유행하면서 생겼다.

이후 첫 번째 동전을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고, 두 번째 동전을 던지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전설 아닌 전설이 생겨난 곳이 됐다.

이미 2017년 말에 트레비 분수 동전 활용 방안이 시 차원에서 논의된 바 있다. 로마시장인 비르지니아 라지는 부족한 시 재정을 개선하기 위해 동전을 시 예산으로 귀속하려 했으나 당시 가톨릭계의 반발이 커 무산됐다.

그러나 이번에 시의회에서 예산 활용 방안을 승인하면서, 오는 4월부터 트레비 분수의 동전은 모두 시 예산으로 쓰이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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