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여수의 섬들 ④...결국, 길이 닿는 곳 이었다

詩詩한 여수의 섬들 ④

 

'나에게로 가는 길' 우동식 시인

 

여수 물꽃시낭송회

회장 우동식 시인

 

 

 

 

 

 

 

결국

길이 닿는 곳 이었다

사람들은 길을 찾지만

길은 사람에게로 나 있다

한 번도 닿지 못한

너에게로 가는 길  

거품 같이 사라지는 바닷길도 있고  

풍장風葬 속으로 사라지는 바람의 길도 있다

신선대 절벽 위

벼랑길 하나 내려가면

그대에게 닿을 것만 같은데

길이 끝났다고

이내 돌아서는 곁으로 다시 길이 보인다 

외딴 섬에도 길은 있고

섬과 섬 사이에도 길이 있다

지구의 한 점 모퉁이에서

일생을 걸어 나에게로 가는 중

모든 길은 시방 너에게로 통通한다.

 

詩詩한 여수의 섬 이야기 ④

우동식시인

주5일제와 더불어 육체와 정신이 건강하고 조화로운 결합을 추구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인 참살이(웰빙:Well-being)문화와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한 인간성 상실과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 현대인들에게 쉼과 치유 회복을 뜻하는 힐링(healing)문화, 느리게 먹고 느리게 사는 슬로시티 같은 용어들이 시대의 화두가 된지 오래다.

지자체들은 이런 시대의 욕구를 빠르게 받아들이면서 다양한 ‘길’을 개발하고 사람들의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대표적인 길이 한라산 올레길이며, 지리산 둘레길이고, 여수금오도 비렁길이다. 이 시는 여수 금오도 라는 섬의 둘레 비렁길이 배경이 되고 있다. ‘비렁’이라는 말은 함경도 사투리로서 ‘벼랑’을 말한다. 벼랑이란 깎아지른 듯 높이 서 있는 가파른 지형이다. 비렁길은 벼랑길이고 해안을 따라 절벽 위의 둘레길이다.

사람들은 길을 찾는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너’라는 그 무엇의 길을 찾고 있다. 금오도에 가려면 여수 중앙동 여객선 터미널이나 돌산 신기항에서 거품같이 사라지는 길의 배를 타야 한다. 비렁길 1코스에서 5코스 까지 가다보면 바람속으로 사라지는 풍장(風葬)을 만나기도 하고 신선대 절벽을 만나기도 한다. 이제 길이 끝났겠지, 더 이상 갈 순 없겠지. 무시무시한 절벽과 깊고 넓은 바다가 장애물이 되어 나를 완전히 가로 막았다고 절망 하며 돌아설 때 곁으로 다시 길을 보았다.

외딴 섬에도 길은 있고 섬과 섬 사이에도 길이 있었다. 결국 길이 닿는 곳 이었다. 사람들은 길을 찾지만 길은 사람에게로 나 있었다 .

철학자 안병욱교수는 그의 저서 “인생론”의 한 부분에서 인생은 길을 가는 것이라고 했다. 인생은 너에게로 가는 길이고 일생을 걸어 곧 나에게로 가는 길이다. 길이 안 보인다고 길이 없다고 말하지 말자.

금오도 비렁길( 벼랑길, 비탈길)을 걷다 보면 너를 만나고 나를 만난다. 길에서 묻고 길에서 길을 찾는다. 그 답은 사람에게 있고 나에게 있다.

일생을 걸어 나는 나에게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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