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서지민 기자=21일 젊은빙상인연맹과 손혜원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빙상계 성폭력을 추가로 폭로했다. 특히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를 ‘빙상계 성폭력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하며 한국체대를 비롯한 체육계의 전면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여준형 젊은인빙상연맹 대표와 박지훈 자문 변호사, 손 의원은 빙상계 성폭력을 추가 폭로하고 적극적인 수사 및 근절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손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젊은빙상인연맹과 함께 피해자들을 만나고 증언과 증거를 취합하는 방식으로 추가 피해사례를 찾았다”며 “피해자의 적극적 증언과 간접 증언 등을 취합했을 때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를 포함한 6건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어 “가해자들의 대부분은 제재나 징계를 받고 있지 않다”며 “그 이유는 가해 코치들이 전 교수 휘하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빙상 선수였던 A씨는 10대 때 한체대 빙상장에서 강습을 받던 중 한 코치로부터 수회에 걸쳐 성추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며 “자세교정을 핑계로 강제로 안거나 입을 맞추고, 밖에서 단 둘이 영화를 보자, 밥을 먹자는 연락을 취해왔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따.

그리고 “A씨가 이를 거부하자 코치는 폭언을 퍼붓고, 국가대표 선발과정에서 경기력에 크게 지장을 주기 위한 행위를 의도적으로 한 것이 의심된다고 밝혔다”며 “현재 A씨는 당시 충격으로 스케이트화를 벗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성폭력 피해자와 전 교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도 공개됐다. 피해를 당한 한 선수는 “제가 그날 밤 무슨 일을 겪었는지 다 말씀드리고 싶다”고 보냈고, 전 교수가 “네가 빨리 벗어나길 바라. 그것이 우선이야”라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손 의원은 “전 교수가 이미 (성폭력 피해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라며 “빙상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전 교수가 측근의 성폭력 문제를 은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하며 전 교수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를 요청했다.

여 대표와 박 변호사는 ▲정부의 체육계 성폭행 피해 전수조사 및 실효성 있는 근절 대책 마련 ▲한체대 강도 높은 감사 촉구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및 수뇌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박 변호사는 성명서를 통해 “확정판결이 난 성폭력 가해자의 실명 공개, 빈번하게 성문제가 발생하는 체육계 연맹 및 협회에 지원금을 대폭 삭각하는 등 실질적인 제재안이 담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체대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대이고, 교수들은 교육공무원 신분임에도 이런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한체대의 정상화 없이는 체육계의 정상화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체육회는 지금 빙상연맹 해체로 꼬리자르기를 하려 한다. 이기흥 회장 및 수뇌부가 총사퇴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