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에이즈(UNAIDS 유엔 에이즈 전담 구호기구), 유엔아동기금(UNICEF) 등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말 기준 전 세계에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감염증에 걸린 채 살아가는 사람은 약 3400만명이었다.  

에이즈, 전 세계적으로 신규감염 및 사망률 줄어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는 2005년에 220만명으로 정점에 도달했다가 2010년에는 180만명으로 줄었다. 또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전 세계 에이즈 신규 환자는 35% 감소했는데 이는 항바이러스제 투입으로 HIV 감염자의 생존율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여 진다.  

에이즈는 인체의 체액 내에서 존재하는 혈액과 체액을 통해 주로 전파된다. 일반적으로 혈액, 정액, 질분비물, 모유 등에 HIV의 농축도가 높아 이를 통해 감염될 확률이 높다. 같은 체액이지만 소변, 타액, 눈물 등은 농축도가 낮아 감염 확률이 매우 적다.  

HIV 전파경로는 통상적으로 △오염된 주사바늘 공동 사용 △감염된 혈액 수혈 △성관계를 통한 체액의 직접 전달 △수직감염 △의료기관 종사자 등이다.  

에이즈는 다른 성병을 가진 사람에서 더 잘 걸린다. 성병으로 성기에 통증이 있거나 상처가 생기고 물집이 잡히면 에이즈 유발 바이러스인 HIV가 침투하기 쉬워진다. 상처나 물집이 없더라도 성병으로 인해 성기 주위에 면역체계가 무너지면서 에이즈에 감염될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HIV에 감염되면 인체의 면역세포들이 파괴돼 면역력이 떨어지고 각종 감염성 질환과 종양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에이즈는 HIV가 혈액과 체액을 통해 전파돼 감염되는 최종 단계의 질환으로 에이즈로 이행되기 이전의 감염자는 겉보기에 정상인과 거의 동일하게 건강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외모만을 보고 HIV 감염여부를 알 수 없다. 따라서 에이즈는 감염 여부도 모르는 채 전염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성접촉 통한 감염되는 경우 많아 

성접촉으로 인한 에이즈 감염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성간의 성관계를 통해 가장 활발하게 전파되지만 유럽·미국 등지에서는 동성애(Homosex)에 의한 경우도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HIV는 남성에서 여자로 전파되는 게 여자에서 남자로 전파되는 것보다 8배 가량 많다. 이는 남성 성기와 요도가 감염된 질의 점액에 노출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이다.  

감염된 혈액의 수혈 또는 혈액 제제를 사용할 경우 감염 확률은 90~100%로 높다. 실제로 외국 사례에 따르면 수천명의 혈우병 환자들이 오염된 냉동 혈장 수혈로 감염돼 에이즈로 발병했다. HIV에 오염된 혈액임을 알고도 수혈을 묵인해 발병하기도 했었다. 현재는 혈청검사를 통해 HIV항체를 찾아내는 선별작업을 미리 실시해 위험을 제거하고 있다.  

이밖에도 미국 등지에서는 마약류 등의 복용을 위해 주사기를 공동 사용하다 감염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모체에서 아기에게 전파되는 수직감염이나 의료기관 및 AIDS바이러스 연구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감염도 상당하다.  

에이즈치료제, 아직 완치는 불가…예방이 최선

현재까지 HIV 감염을 완벽하게 치료하는 방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하면 바이러스는 고유의 감염경로를 통해 인체에 퍼지고, 인체는 침입한 바이러스를 자체 면역체계를 통해 억누르면서 건강을 회복하게 된다.  

하지만 HIV의 경우 자체 면역체계가 제 기능을 펼치지 못하는데 이는 HIV가 인체의 각 기관을 구성하는 세포나 면역세포 안에 숨어서 활동하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에이즈 환자의 몸 속 HIV의 수를 줄여 활동을 억제해 면역기능을 회복시키고 기회감염을 줄이는 치료제를 복용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항HIV 약제로는 1987년 글락소웰컴(현 글라소스미스클라인, GSK)이 출시한 리트로비어(성분 지도부딘, Zidovudine)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첫 공인을 받았고 이후 약20여종이 FDA로부터 승인돼 에이즈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HIV는 역전사효소(Reverse Transcriptase, RT)나 단백분해효소(Protease)를 통해 증식하는데 항HIV 약제는 이들 효소반응을 물리적으로 방해해 HIV의 증식을 막는다.  

칵테일요법 통해 HIV 수 낮출 수 있어 

‘역전사효소억제제’는 HIV가 역전사효소를 이용해 백혈구 속에서 증식하는 과정을 억제해 HIV 복제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단백질분해효소억제제’는 HIV가 복제된 후 세포 밖으로 방출되는 과정을 차단한다.  

이들 치료제는 단독으로 사용할 경우 별 효과가 없다. 하지만 지도부딘과 라미부딘 등 두 종의 역전사효소 억제제와 하나의 단백질분해효소 억제제를 병행 처방할 경우 HIV의 수를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이를 ‘칵테일요법’이라 한다. 

이 같이 세 가지 약물을 복용하고 2주 정도 지나면 체내에서 바이러스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8주 후엔 검사로 파악할 수 있는 바이러스 숫자 이하 수준으로 감소하게 된다.  

칵테일요법으로 몸 안의 바이러스가 전부 제거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바이러스 증식이 억제돼 면역기능이 회복되고 기회감염이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HIV가 감소됐더라도 약을 중단한 경우 다시 나타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투약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수많은 연구 통해 HIV 증식 메커니즘 규명…백신 개발 가능성 커져  

하지만 칵테일요법도 에이즈의 완벽한 치료는 돕지 못한다. 현재까지 출시된 치료제들이 모든 환자의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효과를 나타내는 것도 아니다. 환자에 따라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하거나 도중에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많다.  

약물투여로 HIV가 대부분 소멸될 수 있지만 휴지(休止)세포에 잠복하고 있던 HIV가 되살아날 수도 있다. 되살아나지 않더라도 잠복성 HIV가 인체 속에 오랜 시간 숨어 있다가 변이를 계속하면서 언젠가 유전자도 변할 우려가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지금까지 수많은 연구를 통해 HIV가 인체 내에서 어떻게 증식하는지 작용에 대한 메커니즘이 규명돼 에이즈 백신 개발의 가능성이 높아졌고, 환자의 치료 의지에 따라 에이즈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예방 위해 철저한 검사 이뤄져야 

에이즈를 예방하기 위해 모든 헌혈된 혈액에 대해 HIV에 대한 항체를 검사해야 한다. 근래에 국내에서 증가하고 있는 장기이식, 인공수정 등 장기나 조직을 주고받는 경우에도 HIV에 대한 검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HIV의 전파에 가장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는 성관계에 의한 전파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원과 성병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불특정의 사람과 성관계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부 사이로 인정된 관계에서만 성관계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부부 이외의 성관계 시에는 콘돔을 사용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100%의 완벽한 예방효과는 기대할 수는 없다.  

주사기를 통한 전파를 방지하기 위해 마약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기에 교육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고, 주사기를 공용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교육 등이 필요하다. HIV에 감염된 가임 여성은 예방적 화학요법을 실시해 신생아에게 3분의 1 가량 전파를 줄일 수 있지만 완전하지 못하다. 아울러 수유를 통해서도 감염되기 쉽기 때문에 산모는 아기에게 수유를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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