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가진 시중은행은 '채무 재조정 참여 확약서' 제출…데드라인 다음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 연합뉴스=공감신문

[공감신문]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노동조합과 관련 채권을 가진 시중은행들에게 대우조선 구조조정을 위한 고통분담 합의서를 다음 주까지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노동조합에게 무분규·무쟁의로 추가 정상화 계획에 동참한다는 동의서를 요구했다. 고통분담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노조의 동의서를 받아서 사채권자들의 채무 재조정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또한 산업은행은 시중은행들의 채무 재조정 참여 확약서도 다음 주까지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4월 초가 대우조선 구조조정 방안 이행을 위한 첫 번째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지난 23일 모든 이해 관계자의 고통분담을 전제로 대우조선에 신규 자금 2조9000억원을 추가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우조선 측에게는 전체 인건비 총액을 지난해보다 25% 줄이고, 지난 연말 기준으로 1만명인 직영 인력을 내년 말까지 9000명 이하로 줄이라고 요구했다.

대우조선 노조 / 연합뉴스=공감신문

이에 대우조선은 생산직과 사무직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올해 임금의 10%를 반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지난 29일 자신의 급여 100%를 반납하겠다며 고통분담에 동참해달라고 직원들을 설득하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 임금 10∼15%를 반납한 대우조선 사무직과 달리 생산직은 그간 임금 반납 없이 특근 일수 감축, 연월차 소진 등을 통해 인건비 축소에 동참해 왔다. 임금 반납은 회사와 노조가 합의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사측으로선 생산직 근로자의 동의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대우조선 노조가 이번 동의서를 제출하면 무분규로 고통분담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1년 반 동안 3번이나 밝히게 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2015년 10월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 지원을 결정할 때와 지난해 11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출자전환에 앞서 두 차례 노조로부터 무분규 동의서를 받았다.

대우조선은 2015년 10월 첫 번째 지원에서 무파업과 임금 동결을 약속하는 동의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대우조선에게 산은과 수은이 총 3조2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 지원을 하는 대신 자구계획에 동참하겠다는 노조의 동의서였다.

이 때문에 대우조선 노조가 이번에도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는 조만간 채권단의 동의서 제출과 회사 측의 고통분담 호소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