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4월 5일은 공휴일에서 비공휴일로 바뀐 날이 아니다. 애림 의식 고취와 국토 미화, 산지 자원화를 위해 범국민적으로 나무를 심는 날인 '식목일'이다.

쉬는 날과 공휴일을 뜻하는 일명 ‘빨간날’에서 제외된 점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쉬는 날이 아니라고 해서 그 중요성이 감소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숲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기 위해 제정

우리나라 국토는 70%가 나무가 자라는 산과 들로 이뤄져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보기위해 매년 많은 해외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이 때문에 나무, 식물 등 자연의 소중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식목일은 국민 식수(植樹, 나무심기)에 의한 애림 의식을 높이고, 산지의 자원화를 위해 제정한 기념일이다. 1961년 공휴일로 지정됐다.

식수 / 서울시 제공

식목일 주요행사는 나무 심기다. 전국 관공서·직장·학교·군부대·마을 단위로 나눠 각각의 토양에 맞는 나무를 심는다.

1990년 공휴일에서 제외하자는 의견이 처음 제기됐지만, 청명(淸明)·한식(寒食) 등과 겹치는 날 등을 이유로 그대로 두기로 했다. 그러다 행정기관에 '주 40시간 근무제'가 도입됨에 따라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2005년 6월에 개정되면서 2006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식목일은 왜 4월 5일일까?

식목일을 4월 5일로 정한 것은 24절기의 하나인 청명 무렵이 나무 심기에 적합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조선 성종(成宗)이 동대문 밖 선농단(先農壇)에서 직접 밭을 일군 날(1493년)이 바로 이 날이라는 것도 무관하지 않다.

선농단은 조선시대 태조 이래 역대 임금들이 풍년이 들기를 기원하며 선농제를 지낸 곳이다. 또 제를 올린 뒤에는 선농단 바로 남쪽에 마련된 적전에서 왕이 친히 밭을 갊으로써 백성들에게 농사일이 소중함을 알리고 권농에 힘쓰기도 한 우리나라 전통 농경문화 상징적 유적이다.

조선시대에 밭을 갈며 농사가 잘 되기를 기원했던 것과 식목일에 나무를 심으며 국토를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는 행동이 궤를 같이 하기 때문에 선농제와 식목일 날짜가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4월 5일 식목일 날짜를 앞당기는 것에 대해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2007년 6월 6일 산림청은 식목일의 이름과 날짜를 변경하는 방안에 대한 찬반여론을 수렴했다. 하지만 2008년 3월 식목일의 상징성 등을 고려해 현행 날짜를 유지하기로 한다.

그러나 최근 심각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로 인해 2014년부터 식목일을 3월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식목 행사는 언제부터?

세계 최초 식목 행사는 미국 네브래스카주(州)에서 이뤄졌다. 산림이 헐벗은 것을 본 개척민이 산림녹화운동을 전개하자 이에 많은 사람들이 호응해 1872년 4월 10일 제1회 식목행사를 실시하면서부터다.

이후 네브래스카주에서는 3월 22일을 나무의 날(Arbor Day)이라 해 이 날을 주의 축제일로 정한다. 이때 시작된 나무 심기 행사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 전역 및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나무 종류는 어떻게 나뉠까?

나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침엽수, 활엽수, 유실수다.

침엽수는 잎이 대개 바늘같이 뾰족하다. 그러나 잎이 넓은 것도 있다. 활엽수에 비해 종류는 훨씬 적다.

건조와 추위에 강하므로 북반구의 위도가 높은 지대에 많고 침엽수림을 형성한다. 추운 곳으로 알려진 시베리아와 캐나다 등지에 광대한 면적의 침엽수림이 있다.

한국에는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등 고산지대에 분포한다. 한국에 자라는 주요 침엽수종인 소나무는 전국에 퍼져 있다. 곰솔이 중부 이남의 바닷가에서 자란다.

곰솔은 소나무과에 속하는 침엽수로 해송, 흑송, 검솔, 숫솔, 완솔 이라고도 부른다. 소나무에 비해 겨울눈이 잿빛을 띤 흰색이고 나무껍질이 검은 것이 다르다.

소나무

소나무는 정원수·분재·방풍림 등으로 심는다. 화분과 나무껍질은 식용하고 송진은 약재로, 재목은 건축재·토목재·펄프재 등으로 사용한다.

그 밖에 잣나무, 전나무,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종비나무, 잎갈나무, 주목 등이 있다. 눈잣나무와 눈측백 등은 고산지대 일부에서 자라며 솔송나무가 울릉도에서 자란다. 요즘은 향나무, 주목 등을 관상용으로 가꾸기도 한다.

활엽수는 침엽수에 대응되는 말이다. 침엽수와 다르게 잎이 넓게 퍼져있다. 속씨식물 중에서 쌍떡잎식물류에 속하는 나무를 가리킨다. 꽃은 다양하며, 화려한 것도 많다.

참나무

활엽수는 상록성인 것과 낙엽성인 것 두 가지가 있다. 각각 상록활엽수·낙엽활엽수라고 한다. 상록수인 경우 숲의 경관에 중후하고 변화 있는 느낌을 준다. 낙엽수인 경우 경쾌하고 명랑한 느낌을 준다.

앞서 설명한 침엽수는 주로 아한대에서 발달하지만, 상록활엽수는 대개 열대 또는 난대에 많다. 낙엽활엽수림은 온대의 특징이다.

활엽수 종류로는 참나무, 자작나무, 수양버들, 포플러, 야자나무, 단풍나무, 너도밤나무, 호두나무 등이 존재한다.

유실수는 과일나무를 뜻한다. 임업에서는 과일나무를 유실수라 부른다. 한국에는 많은 종류가 있지만 특히 임업에서 취급하고 있는 유실수는 밤나무, 살구나무, 대추나무, 호두나무, 개암나무 등이다.

밤나무

국목(國木)이라 불리는 소나무

대한민국 국화(國花)는 무궁화다. 그렇다면 국목은 무엇일까? 아쉽게도 대한민국 국목은 지정돼 있지 않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소나무를 국목으로 알고 있거나, 지정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 소나무는 우리 인생 그 자체였다.

먼 과거부터 소나무는 우리와 함께했다. 조상들은 딸이 태어나면 아들이 태어나면 소나무를 심었다. 소나무를 심는 이유는 대대손손 후손이 번창하길 기대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출생 목을 심는 문화가 이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

엄마들은 아기가 아프면 시루떡을 쪄서 출생 기념 소나무 앞에 놓고 밤새워 빌었다. 혹 무당이 일찍 죽는다고 예언하면 명을 상징하는 실타래를 출생 기념 소나무에 감아 놓고 장수를 빌었다.

박 / 사진출처=한국민족문화대백과

결혼할 나이가 되면 소나무 밑에 박을 심었다. 박이 소나무와 궁합이 잘 맞아 많이 열리기 때문이다. 박이 열리면 그 중 좋은 것을 골라 혼례식 때 술을 담는 ‘합근(合根) 박’을 만들었다. 신랑신부가 합근 박의 술을 주고받으면 곧 일심동체가 된다는 뜻이다.

‘과거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이 고향에 내려와 처음 찾았던 것도 출생 기념 소나무였다. 급제자는 자신의 소나무에 임금이 내린 어사화(御史花)를 걸었으며, 관직에 진출할 경우 관대(官帶)를 풀어서 둘렀다.

소나무는 오래 사는 나무다. 예로부터 십장생의 하나로 장수(長壽)를 나타냈다. 비바람·눈보라의 역경 속에서 푸른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꿋꿋한 절개와 의지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쓰여 왔다.

꿈에 소나무를 보면 벼슬을 할 징조이고, 솔이 무성함을 보면 집안이 번창하며, 송죽 그림을 그리면 만사가 형통한다고 해몽한다. 반대로 꿈에 소나무가 마르면 병이 난다는 말도 존재한다.

◈ 장관급 소나무

벼슬을 받은 소나무도 존재한다.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면 상판리 17의 3번지에 서 있는 수령 6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소나무. 속리산 법주사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정이품송이다. 천연기념물 제103호로 지정된 문화재로, 높이 16m, 둘레 4.5m로 우산을 편 모양을 하고 있다.

정이품송 / 사진출처=한국민족문화대백과

세조 10년(1464)에 세조가 법주사로 행차할 때 타고 있던 가마가 이 소나무 아래를 지나게 됐다. 가지가 아래로 처져 있어, 가마가 가지에 걸리게 됐다.

이에 세조가 “가마가 걸린다”고 말하니 소나무가 자신의 가지를 위로 들어 왕이 무사히 지나가도록 했다고 한다. 또 세조가 이곳을 지나다가 이 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런 사연으로 세조는 이 소나무의 충정을 기리기 위하여 정이품(현재의 장관급)의 벼슬을 내렸고, 이 나무는 그때부터 정이품송으로 불리게 됐다.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제외되면서 그 의미가 다소 감소된 측면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온난화 등으로 인해 환경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나무·식물 등을 우선적으로 보호하고 가꿔야 할 대상이다.

또 등산이 운동으로 인기를 얻으며 전국 각지에 위치한 산을 방문하는 이들도 증가했다. 방문한 산을 보호하며 산을 오르고 경관을 보는 것은 좋은 일이겠지만, 음식물 등 쓰레기를 투척하고 살아있는 나무 가지 등을 꺾는 행위는 생명을 죽이는 것과 다름없다.

바쁜 일상 속에 찾아오는 4월 5일 식목일을 단순히 넘기기보다 그 의미를 잠깐이라도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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