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5월 9일은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이번 대선에 역대 가장 많은 후보가 출마 했다. 주요 5당인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을 포함한 총 15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대선 후보에 이처럼 많은 인원이 등록한 것은 변화를 염원하는 국민적 열망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대선에 출마한 후보 모두가 공통적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주장한다. 이는 역대 대선에서 늘 언급되는 주장이다.

정말 국민을 사랑하고 국민을 위해 일한 대통령이 있을까? 이번 편은 진정으로 백성을 사랑한 세종대왕에 대한 얘기다.

◆ 조선의 성군, ‘세종대왕’

세종대왕은 조선의 성군이라 불리는 대표적인 왕이다. 대체 무엇을 했기에 ‘어질고 덕이 뛰어난 임금’이라는 뜻의 성군이라는 단어가 붙었을까.

세종대왕 동상

세종대왕은 다양한 업적을 남겨 뛰어난 왕이라고 평가 받지만, 백성을 지극히 사랑한 왕이기도 했다. 성군이라는 단어는 업적보다 백성을 사랑했기 때문에 붙는 것 아닐까.

세종대왕의 이름은 이도(李祹)이다. 태종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1418년에 조선 제4대 왕에 즉위했다. 세종은 대왕으로 불릴 정도로 조선시대 임금 중 가장 다양하고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고 평가 받는다.

◆ 백성은 나라의 근본

세종대왕은 백성을 사랑한 왕이었다. 그는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라고 표현했다. 백성이 없으면 나라가 없고, 백성이 배고프면 나라가 배고프다는 뜻이다.

세종실록에 따르면 세종대왕 재위기간 중 조선에 굶어 죽는 사람이 발생할 정도로 오랜 기간 흉년이 지속됐다.

이런 상황을 전해들은 세종대왕은 왕궁의 식료품으로 쓰이는 지방에서 올라오는 특산품을 중단시켰다. 면세를 실시한 것이다. 당시 문신이었던 변계량은 세종대왕의 면세 정책이 이상주의적이라며 반대했다. 면세 정책이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다.

세종대왕 / 사진출처=한국민족문화대백과

이에 세종대왕은 변계량에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임금으로써 백성이 굶주려 죽는다는 말을 듣고도 세금을 징수하는 것은 차마 못할 일이다. 창고를 열어 곡식을 나눠 준다 해도 오히려 부족할까 염려된다. 그런데 도리어 백성에게 세금을 부담시켜서 되겠는가? 감찰을 보내 백성의 굶주리는 상황을 살펴보게 하고서 세금조차 면제 해주지 않는다면, 백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지 않은가”

세종대왕은 신하들에게 흉년을 첫 번째 정사로 삼으라고 지시하고, 각 지방 수령들에게 현지의 실태를 거짓 없이 보고하라 하명한다. 그는 백성들이 먹을 것을 찾아 유랑하는 것을 허락했다. 고향을 떠난 백성은 많았지만, 그 덕에 끼니를 해결하는 백성들은 늘었다고 한다.

갖은 노력에도 기근이 해결되지 않자, 세종대왕은 경북궁 내에 버려둔 재목으로 초가집을 세운다. 초가집에는 주춧돌도 쓰지 않고, 억새풀로 지붕을 덮었다. 모든 장식을 하지 않았으며, 일반 백성들이 사는 초가집과 별 다를 것 없이 만들었다.

세종대왕은 그 초가집에서 집무를 보고 잠을 청했다. 백성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자 했던 그의 초가살이는 2년여 동안 지속됐다.

세종대왕은 백성들이 굶주리지 않도록 농업기술을 담은 농사직설(農事直說) 등을 편찬하고 반포하기도 했다. 백성의 안위는 세종대왕의 첫 번째 가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능력에 따른 공정한 인사

세종대왕은 신분제 사회 조선에서 신분에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등용해 참신한 정치를 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장영실이다.

장영실은 노비 출신이었지만 종3품의 관직까지 오른다. 지금과 비교해도 높은 관직에 노비출신이 발탁된 것은 견고한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에 매우 파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세종대왕은 장영실의 출신이나 배경이 아닌 실력만으로 그를 발탁했다. 장영실은 자동으로 시간을 알려주는 물시계 ‘자격루’ 등을 발명했다. 장영실은 조선의 과학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 받는다.

자격루 / 사진출처=(cc) Tortfeasor at wikipedia

◆ 백성의 소리를 새김이 마땅하다

세종대왕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전할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 해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창제했다.

다음은 훈민정음 서문 현대 한국어판이다.

‘나라의 말이 중국과 서로 달라 / 한자로는 서로 통하지 아니할세 /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할 사람이 많으니라 / 내가 이를 위하여 가엾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 / 사람마다 하여금 쉽게 익혀 날마다 씀에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한글을 만든 이유가 백성을 편안케 하려는 의미라는 것이다. 세종대왕이 이같이 창제한 훈민정음의 뜻이 여러 가지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당초 훈민정음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소리’라는 의미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단어 순서를 민음훈정(民音訓正)으로 바꿔보면 ‘백성의 소리를 새김이 마땅하다’라는 의미가 되고, 민음정훈(民音正訓)으로 바꾸면 ‘백성의 소리를 바르게 새겨라’라는 의미가 된다.

이런 의미가 세종대왕이 의도한 바라면, 이는 후손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의미가 아니었을까.

훈민정음

한글은 우리의 정신과도 같은 존재다. 일제 강점기에 한글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일본의 민족말살 정책에 대항하기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세종대왕 만큼 백성을 사랑하는 왕이 또 나올 수 있을까?

◆ 대선후보들은 국민을 제1의 가치로 여겨야

대선후보 중 누구든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보는 세종대왕처럼 국민을 제1의 가치로 여겨야 한다. 그래야 암울한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

최근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창조경제 통한 좋은 일자리 증가 ▲고용불안 해소 ▲고용복지 확충 통한 일자리 질 상승 ▲가계부채 감소 ▲보육·교육비 걱정 해소 ▲범죄·사고 없는 안전한 세상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고, 임기 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월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 실업률은 9.8%다. 2015년 9.2%로, 당시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연속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체실업자는 101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6000명 증가했다. 실업자 통계가 바뀐 2000년 이후 실업자가 100만명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가계부채는 약 1300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으로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업률은 이후 다소 감소했지만 그 감소폭도 미미하고 향후 다시 상승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IMF 위기보다 더한 경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현재 우리나라는 총체적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정 운영에 있어 국민이 제1의 가치였다면, 어땠을까.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노인 빈곤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비율로는 노인 중 49.6%로 2명 중 1명은 빈곤층이다. 출산율도 매해 떨어지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가임 여성 1명당 1명 출산도 힘들다는 의견이다.

지난 16일은 세월호 3주기였다. 18일 MBC에서 방송된 ‘PD수첩, 세월호, 101분의 기록’에 따르면 101분 동안 충분한 시간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준석 선장과 해양경찰 지휘부와 정부 관계당국의 무능한 대처로 단원고 학생들을 포함한 탑승자를 구출하지 못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증언자들과 전문가들은 신속하게 상황을 판단해 퇴선 지시를 했더라면, 이 같은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전했다.

이준석 선장은 세월호 선장임에도 아무런 조치 없이 홀로 탈출했다. 해경 지휘부와 관계당국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모습이 방송을 통해 여과 없이 전달됐다.

세월호, 101분의 기록을 통해 공개된 단원고 학생들은 “아직, 하고 싶은 게 많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이 무슨 죄가 있어 이런 결과를 맞아야 하는가.

세종대왕

관계당국이 애초 세월호를 철저하게 관리·감독했다면, 해경과 관계당국이 책임 유·무를 따지기보다 국민의 안전을 먼저 고려했다면, 이토록 비극적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종대왕은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라 했다.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의 제1의 가치는 반드시 국민이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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