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부 브리핑 기록서 삭제…中매체 "韓, 중국과 역사적 관계 과하게 민감"

트럼프(왼쪽)와 시진핑(오른쪽)/ 연합뉴스=공감신문

[공감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은 중국의 일부분' 발언 논란에 중국이 서둘러 수습에 나서고 있다. 이번 논란으로 한중, 미 중간 외교적 마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외교부는 "한국 국민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정례브리핑 기록에서도 이번 논란과 관련한 질의·응답 두 개를 모두 삭제해 논란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중국은 한국 정부에도 오해할 필요가 없다며 보다 구체적인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로 인한 경제 보복과 달리 민감한 역사 문제로 한국 국민감정을 자극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의 주요 매체들도 이번 논란에 대한 보도를 최대한 자제하며, 논란이 확산하는 것을 막는 모습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영문 자매지인 글로벌 타임스도 21일 '한국, 중국과 역사적 관계에 과하게 민감'이라는 사평(社評)에서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몇 마디 말로 중국과 외교적 충돌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중국인들은 한국이 이룩한 성과를 존중하는데 왜 한국인은 자신감이 부족하냐"고 반문하며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이니 한국은 용기 있게 그들의 동맹에 질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한편으로 중국의 이 같은 대응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지는 것이 피하기 위한 노력으로도 비춰질 수 있다.

중국 외교부가 밝힌 입장에서도 미국이나 트럼프 대통령을 거론하는 등 미국 측에 책임을 돌리지 않았다.

북핵 문제와 통상문제 등 미국과 긴밀히 소통해야 하는 중국 입장에서는 논란의 책임을 발언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기도 난감하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이 이번 논란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설 경우 발언의 진위를 놓고 미국과 진실게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을 막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은 미국 대통령이 한 말에 대해 공개적으로 강하게 반박하고 논란을 확산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또 최근 한국과 관계가 좋지 않지만, 양국 관계를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 가는 것은 중국이 바라는 바가 아닐 것이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전날 중국 외교부가 '한국 국민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힌 것은 중국 나름대로 고민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이 이번 논란으로 인해 한국과 갈등을 겪기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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