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어디 있을까 
하루 종일 당신을 찾느라 
이리저리 헤매다 잠이 들었지 

꿈속에 나타난 당신 
내게 이렇게 말했지 
나. 당신 안에 있잖아 

환히 웃는 당신 
그래, 당신 말처럼 
당신은 늘 내 안에 있었지 

난 그것도 모르고 
이리저리 당신을 찾아다녔지 
당신은 늘 내 안에 있는데......

- 김정한, '당신 어디 있을까'

<사진 출처: 네이버 코리아 맥블로그>

[공감신문] 앙코르와트의 꽃과 나비도 사랑을 나누는 봄입니다. 막 피어오르는 붉디붉은 장미의 향기도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봄비 내리는 오후 3시, 그리움 한 조각 길 위에 서성입니다. 누군가 흘려보낸 하트 무늬가 빗물에 번집니다. 땅속으로 스며들다가 다시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갑니다. 길 위에 서성이던 짙은 그리움이 세상을 흔들다가 나에게 눈인사합니다. 빗물에 흐려진 창에 동그란 얼굴이 보입니다. 세상이 온통 동그란 얼굴로 가득합니다. 사랑받는 것도 살아가는 만큼 어렵다는 것을, 사랑을 시작하면서 알게 되었으니까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지혜를 얻는 방법에는 '선생을 통해서 고통스럽지 않게 얻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삶을 통해서 고통스럽게 얻는다.' 고 했습니다. 진정한 지혜는 이론을 통해 배우기보다는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됩니다. 사랑도 책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과정에서 배우게 됩니다. 서로 사랑하면서 기쁨, 고통과 만나면서 사랑에 대한 예의를 배웁니다.

오늘따라 세상이 비속에 갇혀 촉촉이 젖어 있습니다. 그리움이 깃털보다 가벼워 비가 몰고 온 바람에도 흔들립니다. 사방이 고독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종일 끝없이 펼쳐진 고비사막을 홀로 힘겹게 걷는 기분입니다. 모래사막을 오르다가도 모래사막을 내려가다가도 행여, 그리운 목소리 들릴까 사방을 두리번거립니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빵도 있어야 하고 향기 나는 장미도 필요합니다. 빵과 장미가 함께 있어야 아름다운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가 있으니까요.

아름다운 사랑을 누릴 수 있는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사랑도 노력하고 준비하면 더 행복한 사랑을 할 수가 있습니다. 

행운은 준비된 사람을 좋아한다는 말이 있듯이 '사랑은 준비된 사람을 좋아합니다.
Love favors the prepared.' 그래서 멋진 사랑을 쟁취하고자 준비하는 겁니다. 그 축복의 사랑을 거룩하게 맞기 위해서요.

보헤미안(Bohemian)이 되어 마르지 않는 그리움을 안고 떠납니다. 비록 이정표도 불빛도 보이지 않지만 투명한 백지 한 장을 들고 갑니다. 걸어가면서 눈으로 형상을 그리며 갑니다. 붉은 꽃잎과 아픈 가시를 지닌 장미 같은 핏빛 사랑, 한 손에는 향기와 한 손에는 피를 안겨줄지라도 갑니다.

부르면 대답하고 두드리면 열릴 것 같고 기다리면 올 것 같은, 가득 차도 넘치지 않는 사랑을 찾아갑니다. 지금 살아가는 이유, 목적이 되는 것도 사랑입니다. 사랑은 나를 완성시켜 주는 '무엇'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만나러 갑니다. 방랑자, 보헤미안(Bohemian)이 되어 '그'를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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