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후 4년 10개월 만의 파국…이후 새로운 사업자 선정해 빠른 시일 내로 정상화할 계획

연합뉴스=공감신문

[공감신문] 수도권에서는 처음 운행됐던 의정부경전철이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다가 결국 개통 4년 10개월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서울회생법원 법인파산21부는 의정부경전철의 신청을 받아들여 26일 파산을 선고했다. 법원은 의정부경전철의 부채가 자산 규모를 현저히 넘어서고, 향후 지속적인 영업손실이 예상되는 바 재기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의정부경전철은 무임승차, 수도권 환승할인 등 승객 편의 제도를 도입하면서 정상 운행에 힘썼지만, 3000억원대 적자는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의정부경전철은 1995년 추진할 때부터 국내외 건설사들이 관심을 모았다. 수도권 첫 경전철이자 중소도시에 꼭 맞는 친환경 대중교통으로써 큰 수익을 낼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의정부시와 경전철 측은 하루 7만9049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개통 후 1달간 하루 최대 이용객이 1만5000명 수준이었다. 평일에는 1만2000명 안팎에 불과했다. 예상치의 30%도 못 미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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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운행 초기 시스템 문제로 폭염과 낙뢰, 폭설, 한판 등 기상 상황에 따라 수시로 멈춰 '고장철'이란 오명까지 썼다. 또 언제 멈출지 모른다는 생각에 경전철을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이에 의정부시도 사업비를 투자한 만큼 관계기관 협의 하에 지난 2014년 경로 무임승차제와 수도권 환승할인제를 도입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경전철 이용객은 다소 늘긴 했다.

하지만 여전히 예상 수요에는 턱없이 부족했고, 경전철 적자는 3600억원에 달했다. 시행사 측의 금융권 대출액과 자본잠식까지 고려하면 경전철 사업으로 발생한 적자는 사실상 4000억원 수준이란 계산도 나왔다.

결국 경전철 측은 지난 1월 서울회생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달 말까지 파산에 반대하는 의정부시와 파산할 수밖에 없다는 경전철 측에게 조율을 권고했다. 이에 양 측은 세 차례 비공개 협상을 벌였지만 각자의 입장을 확인하는 것에 그쳤다.

이에 재판부는 5개월에 달하는 심리 끝에 경전철 측의 파산 신청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번 판결 이후 의정부경전철 운행이 중단되지는 않는다. 의정부시가 직접 경전철을 운영하거나 새 사업자를 선정해서 빠른 시일 내로 정상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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