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새벽 택시기사 분신사망…"6월 20일까지 정부가 대책 내놓지 않을 경우 총파업-투쟁 돌입"

15일 오후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소속 택시기사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타다 퇴출' 집회를 하고 있다.

[공감신문] 유안나 기자=15일 새벽 70대 택시기사 안모씨가 서울 광장 인근 도로에서 분신해 숨진 가운데, 같은날 광화문 광장에서는 택시기사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어 차량공유서비스 퇴출을 주장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이날 오후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주최 측 추산 1만명(경찰 추산 3000여명)의 택시기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타다 퇴출 끝장집회’를 열었다. 

‘타다’는 소비자가 앱으로 자동차를 빌리면 운전기사까지 함께 따라오는 구조의 서비스다.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쏘카’ 이재웅 대표가 지난해 10월 개시했다. 

이에 택시업계에서는 최근 세를 급격히 확장하고 있는 ‘타다’ 때문에 생존권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차량 관리, 장비 등 안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며 강하게 반대해왔다.

택시기사들은 “25만 택시 종사자의 명운을 걸고 무기한 정치 투쟁에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안씨를 추모하며 함께 묵념했다. 

기사들은 추모사에서 “고인은 지난달 ‘타다’ 본사 앞 집회에 참석하는 등 누구보다도 열성적으로 타다 반대를 위해 헌신했다”며 “고인의 열정을 잊지 않겠다.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택시기사들이 '타다 퇴출' 집회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다.

앞서 안씨는 이날 새벽 서울 시청광장 인근 도로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당국은 바로 출동해 불을 껐지만, 안씨는 끝내 숨졌다. 

안씨는 평소 자신의 택시에 ‘공유경제로 꼼수 쓰는 불법 “타다 OUT”’라는 문구를 적고, 차량공유서비스 반대 집회에도 여러 차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개인택시조합 중앙지부장은 “정부가 카풀 운행시간을 제한하는 합의안으로 불법 자가용 영업에 면죄부를 준 지 두달이 지났다”며 “그런데 이제는 타다가 차량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며 우리의 숨통을 조여오고, 이제는 고급택시 시장까지 넘본다. 더는 물러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에서 “현행법상 ‘렌터카를 사용해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해서는 안 되며, 누구든지 이를 알선해선 안 된다’며 렌터카와 택시를 명확히 구분하고 있는데, 정부는 렌터카 사업자에게 사실상의 여객운송을 허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국회를 향해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를 당장 중단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타다’를 엄단해 균열된 사회를 봉합해 달라”고 요구했다. 

'타다 퇴출 집회' 현장

광화문 앞에서 1차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청와대 앞까지 진행했다. 이날 서울개인택시조합 측은 청와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전달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불법 카풀 ‘타다’를 운영하는 거대 재벌의 자본 놀이에 택시 종사자들이 희생되고 있다. 최소한의 생업을 보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청와대 앞에서 2차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다시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가 해산했다.

서울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6월 20일까지 정부와 정치권이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총파업과 함께 전국적으로 ‘끝장 투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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