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만 유로 상당 연구기금, 향후 5년간 외국 과학자에 지원할 것"

프랑스 정부가 기후변화 연구를 위한 6000만유로 상당의 연구기금을 조성한다.

[공감신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 기후협정 탈퇴 선언과 반대되는 행보를 그치지 않고 있다. 프랑스 환경부는 17일(현지시간) 기후변화 연구를 위해 6000만유로(약 760억원) 규모의 연구기금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랑스 정부의 행보는 얼마 전 파리 협정을 탈퇴한 미국 정부의 것에 거스르는 흐름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시 미국 과학자와 기업인들에게 이례적인 영어 연설을 통해 "미국의 과학자, 공학자, 기업인, 시민들은 프랑스에서 우리와 함께 기후변화의 구체적인 해법 마련을 위해 일해보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번 펀드 조성은 이 제안의 연장선인 셈이다. 

기후변화 연구펀드의 절반인 3000만유로는 프랑스 정부가 직접 출연할 예정이다. 나머지 절반은 기업과 대학 등 민간이 출연하는 '매칭펀드'의 형태다.  이렇게 조성된 기금은 향후 5년간 기후변화 문제를 연구하는 외국 과학자 최대 50명에게 지원될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새로 개설한 홈페이지를 통해 "기후변동에 대한 투쟁을 프랑스가 주도하겠다"고 공언했다. [Make Out Planet Great Again 웹사이트 캡쳐]

이밖에도 프랑스 정부는 외국의 기후변화 연구자 유치와 기금 조성 등을 위해 전용 웹사이트를 개설한 바 있다. 이 웹사이트의 이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전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활용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살짝 비튼 '지구를 다시 위대하게(Make Our Planet Great Again)'다.  

이 웹사이트 첫 페이지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언제나 인권을 위한 투쟁을 주도해왔다. 이제 지금까지 이상으로 기후변동에 대한 투쟁을 주도할 생각이다.(그리고 승리할 것!)"이라 선언했다. 

미국의 기업가 등 각계 인사들은 트럼프 정부의 파리협정 탈퇴를 만류에 나선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제안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협정 탈퇴 선언에 반대해온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인들에게 구미가 당길 법한 제안이라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영어 연설에서 '미국'의 과학자, 공학자, 기업인, 시민을 콕 짚은 '저격성'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리 달갑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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