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직장인들, 특히 사회초년생을 위한 매너와 예절 중에는 조금 갑갑하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내용들이 있다. 공감신문의 포스트 중 사회초년생들을 위한 매너들에 그런 부분들이 포함돼 있었다.

그리고 당시 해당 포스트들을 작성하면서 공감포스팅팀이 계속해서 강조해온 것은 “소개한 것들이 모두 정답인 것은 아니며, 회사 분위기나 방침에 따라 다를 수 있다”와, “요즘은 이렇게까지 다 신경 쓰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알아둬서 나쁠 것은 없다”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보다 한발 더 나가, 보다 힘주어 강조해야겠다. 이번에 소개하는 직장생활 예절이야말로 “꼭 지켜져야 하는 것은 아니”며, “그래도 알아둬서 나쁠 것은 없다”는 점을. 이번 포스트의 주제가 다름 아니라 ‘상석(上席)’과 ‘말석(末席)’이기 때문이다.

여러분들의 직장 상사 중 예의바른 사람을 싫어하는 분들은 없을 것이다.

상석은 말 그대로 윗사람이 앉는 자리, 말석은 아래 직급이 앉는 자리를 의미한다. 어째, 설명만 들어도 벌써부터 ‘꼰대’라는 단어가 떠오르지는 않는가?

물론 요즘 기업 문화는 과거와 달리 소통을 중시하고, 또 격의 없이 업무에 대해 의논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따라서 상석과 말석을 구분 짓고, 이를 지키는 것은 상당히 시대착오적 발상이라 할 수 있겠다. (이를 소개하는 것조차 시대착오적이라는 생각에 자괴감이 들고 괴롭지만알아두면 언젠가는 써먹을 데가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분명 있다. 상석과 말석을 구분 못 한다고 '무개념'이라 매도해버리는 사람들이.

하지만 여러분, 안타깝게도 사회에는 아직 상·말석을 아느냐, 모르느냐로 ‘개념/무개념’의 여부를 판단하는 분들이 계신다. 그리고 운이 없다면 여러분의 직장 상사 중에도 그런 분들이 계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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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간 사회생활 경험이 있거나, 웃어른을 모셔야 할 일이 많았던 사람이라면 상석과 말석을 대략 알고 계실 것이다. 하지만 그럴 일이 적거나 없었을 경우에는 어디가 상석이고 어디가 본인의 자리인지 헷갈리는 분도 계실 것이다.

공감포스팅팀이 그런 분들을 위해, 더 이상 헷갈리지 않길 바라며 상석과 말석을 소개해보겠다.

 

■ 엘리베이터에도 상·말석이 있다

꼴랑 몇십 초 타는 엘리베이터에도 좋은 자리, 나쁜 자리가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

직장인들은 보통 출근길, 퇴근길, 점심시간마다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다. 보통 사회초년생들은 직장상사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탈 때 별 생각 없이 올라타 벽에 기대 서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때도 상석과 말석이 존재한다고 하니, 한번 알아보자.

먼저, 엘리베이터 출입문으로부터 가장 먼 구석 자리가 상석이다. 반대로 엘리베이터 출입구와 가까운 쪽이 말석이다. 말석 중에서도 버튼을 조작하는 장치 바로 앞이 막내의 자리고, 그 반대편 안쪽이 가장 높은 상석이다.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조작하기 쉬운 자리가 말석이라 보면 된다.

말석에 서 있다면, 왜 그 자리가 말석인지 생각해보자.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것, 상사가 먼저 나갈 때까지 문 열림 버튼을 누르는 것도 자신의 예의 바름을 어필할 수 있는 소소한 기회다.

 

■ 회의실에서 막내가 앉아야 할 자리

회의실의 형태, 그리고 테이블 모양마다 상석과 말석도 약간 다르다. 보통 가장 흔한 직사각형 테이블이 놓인 회의실을 살펴보면, 출입구와 가장 가까운 자리가 말석이다. 반대로 출입구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자리가 상석이다.

회의실 테이블 모양도 다양하고, 상석도 모양마다 다르다. 말석은… 거의 같다.

원형 테이블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출입구에서 가장 먼 자리가 상석이다. 그리고 상석 양옆에서부터 서서히 직급이 낮은 사람이 앉는 자리가 된다. 상석 마주 보면서 출입구에 가장 가까운 자리를 말석이라 생각하면 된다.

디귿 모양 회의 테이블이 배치된 회의실도 분명 있다. 보통은, 디귿 모양 테이블은 정 중앙의 연결부가 입구와 가장 멀게끔 배치된다. 따라서 정 중앙이자 출입구와 먼 이곳이 최고 상석이다. 반대로 맨 끝부분, 출입구와 가까운 쪽이 말석이 된다.

 

■ 식당 테이블의 상·말석 구분

즐거운 회식 자리에도 상석과 말석은 존재한다.

점심시간, 회식시간 등에도 상‧말석을 구분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외부 방문객이나 외부 업체 접견 시에는 평소보다 조금 더 신경 쓰자. 여기서 ‘대체 왜 출입구와 가까운 쪽이 말석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프로정신 투철할 필욘 없지만, '문 잡아주기'는 기본적인 매너다.

앞서 ‘엘리베이터’도, ‘회의실’에서도 출입구와 가장 가까운 자리가 말석이라 소개했다. 그 이유는 ‘필요 시 말석에 앉은 사람이 잔심부름 등을 위해 가장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출입구와 가까워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출입구 앞에서 문을 여닫을 때 혼자만 ‘쏙’ 빠져나가지 말고, 뒤이어 들어올 상급자들을 위해 문을 잡아주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매너다.

소주가 다 떨어지면 하급자가 더 주문을 하거나, 아니면 직접 가져오는 게 좋겠다.

여러분이 사회초년생이라면 식당 테이블에 앉자마자 휴지를 깔고, 수저를 놓고, 물을 따르는 것이 ‘싹싹한’ 처세술이 되겠다. 그리고 이에 앞서, 자리는 무조건 출입구, 혹은 통로와 가까운 쪽이 ‘싹싹한’ 자리다. 물론 상사로부터 총애를 받아 “내 옆에 앉아”라는 말을 듣는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 자동차를 탈 때는 앞에? 뒤에?

직급이 제일 낮을 때는 차라리 운전을 하는 게 속이 편할 수도 있다.

엘리베이터, 회의실, 식당, 회식자리도 모자라서, 자동차에 탈 때도 상석과 말석이 있다. 피곤해도 알아두자.

택시 등을 탑승할 때는 일반적으로, 뒷좌석 좌우에 낑기는 가운데 자리를 가장 말석이라 한다. 상황에 따라 조수석이 상석이 될 수도 있지만, 보통 ‘싸장님’들은 뒤의 오른쪽 좌석을 선호하신다. 어디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가장 편안한 자리가 곧 상석이다.

가끔 최고 상급자가 운전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는 조수석이 상석이 된다.

그런데 상급자가 직접 운전할 때는 조수석이 상석이 된다. 최상급자가 직접 운전할 때는, 보통 그 바로 아래 직급이 조수석에 앉는다. 그렇다면 말석은 어디냐고? 아까 말한 거기, 가장 불편한 그 자리다. 말석은 그대로다.

 

■ 분명 쓸데는 있다… 분명히…

다시 강조하지만, 상석과 말석의 구분을 없애고 직급과 관계없이 모두가 각자 편한 자리에 앉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조직 문화 되겠다.

직급은 천차만별이겠지만, 불편함과 수고스러움은 모두 같이 느끼기 마련이다.

직급이 높다고 인권이 더 높은 것은 아니다. 반대로 직급이 낮다고 모든 수고와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윗사람이라고 편한 자리만 고집하는 것도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데다, 아랫사람도 불편한 자리에 앉으면 불편감을 느끼니까 말이다.

남에게 쉽게 손가락질을 하면, 그게 다 자신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요즘 세상에, 신입사원이 말석을 잘못 알았다고 혀를 쯧쯔 차는 분이 있다면 스스로를 한 번 돌아보시길. 세상 참 많이 바뀌었다. 아마 앞으로는 ‘왕년에’가 지금보다 훨씬 더 안 통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만약 부하 직원이 수고와 불편을 감수하면 작게라도 고마워하거나, 적어도 기특해하는 마음은 가져주시길 바란다. 말석에 자주 앉아본 1인으로 말하자면, 상-말석 신경 쓰는 것도 상당히 피곤하다. 종종 깜빡할 때도 많고.

서로를 위해주고 배려해준다면 '상사, 부하직원 모두 즐거울 수 있는 회사'도 꿈같은 얘긴 아닐 것이다.

상석과 말석, 어쩌면 요즘 추세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구시대의 유물이라 느낄 수도 있겠다. 심지어 최근에는 먼저 나서서 부하직원들을 배려하고, 권위나 위계를 벗으려는 고마운 상사분들도 많이 계시기 때문이다.

그래도 상석과 말석을 확실히 알아두면 언젠가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직장 분위기가 상당히 자유롭더라도, 직장 외 다른 곳에서도 써먹을 수는 있는 법이니까. 이를테면 상견례 자리라던가… 아무튼 분명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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