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과묵한 인상과 거친 입담, 확실한 실력에 기반한 자신감과 적에 대한 무자비함. 비디오 게임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중 이런 특징을 보유했다면 ‘Badass’라 볼 수 있다.

이분도 짤로 자주 보니까 이젠 좀 귀엽다. [영화 300 장면]

Badass, 한국말로 번역하면 가장 비슷한 단어는 ‘상남자’, 혹은 다소 예스러운 표현으로 ‘터프가이’등을 가져다 댈 수 있겠다.

(분노)아 진짜 얼굴 반칙 아니냐. [배우 박보검 /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한때는 꽃보다 어여쁜 남자 캐릭터들이 더 인기를 구가한 적도 있었다. 물론 지금도 그들은 여전히 여성 게이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지만, 여심은 물론이고 남심까지 사로잡는 주인공들은 주로 이 Badass 캐릭터들이다.

후… 존멋… (끄덕). [영화 부산행 스틸컷]

남자라면, 남자가 봐도 멋진 남자를 동경한다. 여자들 중에도 꽃미남보다 이쪽을 좋아하는 이들이 꽤나 있다.

눈물이 많아서 '상남자'라 보긴 어렵지 않을까 싶다. 뿌엥…

기자도 ‘상남자’는 못 되고, 한 ‘중-중하(中下)남자’쯤 될 듯 싶다. 그렇기에 게임 속에 등장하는 이 투박하고 거친 남자들을 보고 ‘멋지다!’거나, ‘날 가져요, 형’ 하며 푹 빠져본 적도 종종 있다.

다소 찌질한 화학교사였다가 거물급 Badass로 거듭나는 월터 화이트. [드라마 Breaking Bad 스틸 이미지]

기자를 포함한 게이머들의 시선을 거칠게 잡아끄는, 비디오 게임 속에 등장한 Badass 캐릭터들을 소개한다.

 

■ 나쁜 엉덩이? 도대체 Badass가 뭔데?

남성성이 넘치는 경우, 보통은 ‘마초(Macho)’라 표현한다. 하지만 어째 최근에는 이 ‘마초’스러움이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것 같다.

엥? 이거 완전 헐크 아니냐? [아놀드 슈워제너거 공식 웹사이트 캡쳐]

우리는 흔히, 정도를 지나치는 남성성 과시나 여성차별, 남성우월주의에 젖어 짜증나고 피곤하게 구는 이들에게 ‘꼴마초’라는 부정적 특성을 갖다 붙이기도 한다.

인디애나존스, 한 솔로로 유명한 배우 '해리슨 포드'. 어째 그가 맡는 배역들이 대부분 Badass스럽다.

“그럼 결국 Badass도 비슷한 것 아닌가? 아니, 상남자라며?”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는 천만의 말씀이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매력적으로 어필해야만 Badass라는 타이틀을 달 수 있다. 이른바 ‘간지’가 안 나면 Badass가 아니라는 말이다.

Badass가 아닌, Bad한 Ass는 결국 악당에 불과할 뿐. 주인공에 의해 처단되는. [영화 다이하드 장면]

‘상남자’를 부르짖으며 여기저기에 근육을 들이미는 건 그리 Badass스럽지 않다. 또한, 의미를 잘못 파악해 ‘나쁜 남자’라 스스로 주장하며 못된 짓만 하는 것도 Badass와는 거리가 멀다. 그건 그냥 Bad한 Ass일 뿐이다.

마이클 잭슨의 명곡 ‘Bad’의 가사 속에서는 해당 단어가 ‘나쁘다’는 뜻이 아닌 ‘멋지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것이 적합하다. 그렇듯, Badass의 Bad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봐야 이해가 빠를 듯 싶다.

매력도 없는데 Badass 흉내를 내다가 이런 식으로 놀림받게 될 수도 있다.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사실 ‘Badass는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특별한 규정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많은 이들이 “이 X끼, 열라 멋진 X낀데?”라고 고개를 끄덕이면 Badass가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남자 뿐 아니라 여자도 Badass로 분류할 수 있다.

Ultra-cool motherF _ _ _ _ _. [어반 딕셔너리 웹사이트 캡쳐]

영어권 신조어나 유행어들을 소개하는 ‘Urban Dictionary’라는 사이트에서는 이 단어를 ‘Ultra-cool MotherfXXXXX’라 설명하고 있다. 해석하자면, ‘진짜 겁나게 멋진 XX놈’ 정도 되겠다.

 

■ 역전의 용사, 마커스 피닉스

흉터, 수염 모두가 '간지폭풍'인 마커스 피닉스. [기어즈 오브 워 게임 장면]

Badass 캐릭터로 가장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인물은 아마 이분, 마커스 피닉스일 듯 하다.

하나 하나 매력 넘치는 등장인물 중 주연급으로 맹활약을 펼치는 마커스 피닉스. [기어즈 오브 워 게임 장면]

Xbox 콘솔의 흥행 쌍두마차 게임 중 하나인 ‘기어즈 오브 워’ 시리즈 메인 주인공으로, 이 게임 시리즈에는 워낙 Badass스러운 캐릭터들이 여럿 등장하지만 이들 중 가장 매력이 부각되는 인물은 바로 마커스다.

일단, 말투와 목소리부터 ‘간지’가 폭발한다. 그의 말투에는 ‘귀찮은 건 질색이고, 적이라면 우선 쏘고 본다’는 그의 태도가 담겨있다. 그런 말을 저 깊은 밑바닥 어딘가에서 끌어올린듯한 걸걸한 저음으로 툭 툭 던지듯 내뱉는다.

그가 평소 전우들을 대하는 태도는 조금 쌀쌀맞아보이지만, 그들이 위기에 처했을 때 하는 행동을 보면 어마어마한 의리를 느낄 수 있다. [TechMynd 웹사이트 캡쳐]

그렇게 까칠하고 무뚝뚝한 것처럼만 보여도 동료는 끔찍이 생각한다. 그 큰 덩치로 동료가 쓰러지면 격려하는 말을 건네고, 또 ‘괴물 죽이기’ 실력은 확실하다는 설정이니 팬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 고전적인 Badass, 듀크 뉴켐

Hail to the King, Baby! [듀크뉴켐 3D 게임 장면]

이쪽 분야의 ‘형님’격인 캐릭터도 고전 게임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바로 ‘듀크 뉴켐’이다. 물론 클래식 시리즈의 도트 덩어리 말고, 3D 버전 속 주인공을 말한다.

잠깐, 저 머리는… 가일? [듀크뉴켐 포에버 게임 장면]

‘쌈빡’한 선글라스, 근육질 체형, 큰 총으로 대표되는 이미지는 ‘터미네이터2’ 속 아놀드 슈워제너거의 모습과 비슷하다. 다만, 농담이라곤 몰랐던 터미네이터와 달리, 듀크는 성인 취향의 농담을 툭툭 내뱉으며 플레이어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듀크 뉴켐은 우락부락한 근육질에 거리낄 것 없이 외계인들을 학살하는 주인공이다. 지구가 외계인에 의해 침공당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걸걸한 목소리로 온갖 ‘개드립’들을 풀어내는데, 그것이 상당히 ‘간지폭풍’이면서도 유쾌해 많은 인기를 끌었다.

모든 걸 가진 '엄친아'인데다 여자도 끊이지 않는다는 설정. [듀크뉴켐 포에버 월페이퍼]

이밖에도 거칠 것 없는 마초적인 태도, 게임 속 세계관에서의 그의 영웅적인 행보 등으로 인해 여자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묘사된다.

 

■ Bad한 Ass? 복수귀 크레토스

눈빛부터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크레토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앞서, 나쁜 짓을 하는 걸로 Badass라 부를 수는 없겠다고 소개한 바 있다. 그러면 그저 Bad한 Ass일 뿐이라고. 그런데 이 Bad한 Ass와 Badass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외줄타기하는 캐릭터도 존재한다.

그리스 신화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 ‘갓 오브 워’의 주인공 크레토스는 올림포스 신들로부터 삶을 농간당한다. 그는 전쟁의 신 ‘아레스’에 의해 이성을 잃고, 그 상태로 자신의 아내와 딸을 직접 죽이게 된다. 이후 정신을 차린 그는 신들을 죽이고 세계를 멸망시키기 위해 나선다.

올림포스 모든 신들을 적으로 돌리려는 복수귀, 크레토스. [갓 오브 워 월페이퍼]

갓 오브 워 시리즈는 그런 크레토스의 복수극을 담고 있는 액션 게임으로, 정말 문자 그대로 불타오르는 듯한 그 스파르탄의 복수심을 상당히 고어하게 연출한 명작이다. 그는 그리스 신화 속의 유명한 괴물들(메두사, 히드라 등)을 ‘잡몹’처럼 때려잡는다.

그의 복수 행렬을 쫓아가다 보면 가장 많이 느껴지는 감정은 터지는 듯한 '통쾌함'이겠다. [갓 오브 워 게임 장면]

뿐만 아니라 포세이돈, 하데스, 헤르메스, 헤파이스토스, 헤라 등등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올림포스 신들을 하나하나 찾아가 ‘피떡’으로 만들어 죽이거나, 찢어 죽인다. 물론 최고위 신으로 평가되는 ‘제우스’도 마찬가지다. ㄷㄷㄷ…

올림포스 신들은 다 끝장냈고… 다음은 아스가르드다! [갓 오브 워 4 예고 트레일러 영상 캡쳐]

그런데도 그가 많은 인기를 끄는 것은 그에게 서린 복수심이 어느 정도 정당하기 때문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방해하지 않으면 죽이지지 않는다’는 ‘관용(!)’도 베푸니, ‘나쁜데 멋진 X끼’라는 말이 적절하다 할 수 있겠다.

 

■ 기본기에 충실한 Badass, 타이커스 핀들레이

Hell, It's about Time! [스타크래프트2 예고 트레일러 영상 캡쳐]

지난 2007년, 우락부락한 떡대가 죄수복에서 기계장갑으로 갈아입는 내용의 게임 예고 트레일러가 공개됐다. 영상 말미에는 딱 봐도 Badass스러운 캐릭터가 시가를 꼬나물고 걸죽한 목소리로 ‘드디어, 올 것이 왔군’이라는 대사를 친다. 스타크래프트2의 최초 공개 순간이었다.

어지간하면 절대 뱉지 않는 저 시가. [스타크래프트2 게임 장면]

스타크래프트2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타이커스 핀들레이는 남성 게임 팬들이 좋아하는 온갖 요소를 가진, 매력덩어리 캐릭터다. 그의 매력을 나열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인기 캐릭터인 만큼 피규어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무겁고 낮은 목소리 ▲단순명쾌한 태도 ▲마치 악당 같은 의문스러움 ▲하지만 의리남 ▲곰처럼 거대한 떡대 ▲큰 총! ▲파워아머!(해병강화복) ▲엄지손가락만큼 두꺼운 시가!

시공으로 끌려가 능욕당하는 타이커스. [히어로즈 오브 스톰 게임 장면]

자세한 얘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또한 다른 해석도 가능하기에 덧붙이지 않겠지만, 그는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 주인공인 ‘짐 레이너’의 절친한 친구로 등장해 개발사로부터 상당한 푸쉬를 받으며 많은 팬들의 눈길을 끈 Badass 중의 Badass 캐릭터다.

 

■ 그밖의 매력적인 게임 속 캐릭터들

기자의 최애캐, 리비아의 게롤트도 인기있는 Badass 캐릭터다. [더 위쳐 게임 장면]

매력적인 Badass로 봐야 할지, 아니라고 봐야 할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캐릭터도 매우 많다. 기자가 가장 대표적으로 떠올린 인물은 GTA5의 ‘트레버 필립스’다.

그치만 어째 미워할 수만은 없는 도라이, 트레버 필립스. [GTA5 게임 장면]

해외 일부 게이머들은 그를 Badass라 칭하지만, 작중 행적을 보면 보통 ‘도라이’가 아니다. 매력은 있지만, 소름끼치는 미치광이로 등장하는 그를 정말 ‘멋진 X끼’라고만 부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라라 크로프트는 리부트 전이 좀 더 Badass스러웠던 것 같다.

또한, 앞서 ‘여성 캐릭터도 Badass라는 타이틀이 붙을 수 있다’고 소개했는데 대표적으로는 리부트 이전의 유능하고 강인한 여전사, ‘툼레이더’ 시리즈의 ‘라라 크로프트’를 꼽을 수 있겠다.

치는 남자, '히트맨'의 에이전트 47도 한 '간지' 해 주신다!

이번 포스트로 알아본 캐릭터 외에도 비디오 게임 속에는 Badass 특성을 지닌 등장인물들이 수없이 많이 등장한다. 특히 동양권 보다는 서양에서 Badass 특성을 지닌 캐릭터들이 상당한 성공을 거두면서, 이와 유사한 캐릭터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간지폭풍이 몰아치는 캐릭터들은 게임계에 차고 넘친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이번 포스트에 소개되지 않은 캐릭터 중에도, 여러분들이 “이 X끼, 진짜 겁나 멋있는 X끼다!”라고 생각하는 캐릭터가 있다면 소개해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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