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유안나 기자=지난해 국내 주요 그룹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 가운데 94%는 수의계약 형태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수의계약은 경매나 입찰 등의 경쟁계약이 아닌 임의로 상대를 선정해 계약을 맺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을 포함해 900개 가까운 기업들이 100% 수의계약으로 내부거래를 진행했다.

19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59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총수가 있는 51개 그룹의 1028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내부거래액 168조6906억원 중 94.1%는(158조7587억원)은 수의계약이 차지했다. 

이는 전년(93.7%)에 비해 0.4%포인트 높아진 것이며, 지난 2016년보다는 0.8%포인트 올랐다. 

독립된 법인끼리 자본을 교환 형식으로 출자할 수 없도록 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 기업들은 계열사 간 거래액이 50억원 이상이거나 매출액의 5% 이상인 경우 공정위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조사 대상 51개 그룹 중에 18곳은 지난해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모두 수의계약이었다. 

이 가운데 삼성이 24조1668억원에 달해 가장 많았고, 신세계(1조9681억원)와 중흥건설(1조840억원)이 1조원 이상이었다. 

특히, 네이버, 아모레퍼시픽, 넥슨, 카카오, 셀트리온, 부영 등 12곳은 내부거래를 100%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면서 대금을 모두 현금으로 처리했다. 

내부거래의 수의계약 비중이 절반 미만인 그룹은 한진(40.7%)과 미래에셋(46.8%) 등 2개에 불과했다.

기업별로 수의계약 비중이 100%인 곳인 계열사는 총 1028곳 중 893곳(86.9%)으로 집계됐다. 

SK에너지가 20조107억원 규모의 내부거래를 모두 수의계약으로 진행했고 ▲현대모비스(11조911억원) ▲LG전자(4조964억원) ▲현대오일뱅크(3조7106억원) ▲LG화학(2조2957억원) ▲삼성전자(2조2247억원) ▲현대차(1조9629억원) 등도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거래 가운데 수의계약이 전혀 없었던 그룹 계열사는 삼성중공업, 롯데캐피탈, ㈜한진, GS바이오, SKC솔믹스 등 49곳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