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그건 바로 나답게(Be myself)사는 사람이에요. 나답게(Be myself) 사는 사람이란 서두르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가는 것이에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대단하지는 않지만 스스로 독립적으로 사는 것이에요. 정신적, 경제적으로 주체가 되며 사는 것이에요. 

세상에는 빠른 사람, 느린 사람이 있어요.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면 되는 거예요. 생각이 심플하고 행동이 빠르면 그렇게 가면 되는 거고 나처럼 생각은 깊지만 행동이 느리다면 느리게 가더라도 목적지를 향해 가면 되는 거예요. 가다가 나를 즐겁게 해주는 것들을 보며 맘껏 즐기면 되는 거죠. 

그러나 빠르게 가든, 느리게 가든, 나답게(Be myself)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게 있어요. 하나는 이루고 싶은 선명한 꿈이 있어야 하고 두 번째는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어야 하고 마지막 하나는 어떤 일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마침표를 찍는 불굴의 의지가 있어야 해요. 

돌이켜보면 나에게도 나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 방황한 적이 있어요. 그때만 해도 세상이 말하는 누구답게 사는 것이 행복인 줄 알았으니까요. 그래서 많이 흔들리고 방황을 했죠. 

마흔이 지나서야 나답게(Be myself)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찾았어요. 내가 누구이고 간절히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소중한 것을 많이 잃기도 했죠. 그래서 방황이 더 길어진 것 같아요. 

쓰러지기를 여러 번 하고 더 이상 일어날 힘이 없어 식물인간처럼 드러누운 채로 말한 적이 있어요. '내가 원하는 일은 나를 원하지 않는 것 같아. 포기하는 거야.'라고. 그러나 최악의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나에게 힘이 뙤었던 것은 링컨의 말이었어요. 

"나는 느리게 가는 사람이다. 그러나 뒤로 가지는 않는다. (I'm a slow walker, but I never walk back.)" 

느리고 느린 나에게는 최고의 말이었어요. 느리게 가는 나를 위로하고 응원하며 쓰러진 내가 다시 일어나 새로운 한 발을 내딛게 하고, 나아가 나를 살리게 해 준 말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조심성이 너무 많아 수없이 망설이다 포기하기도 하고 새로운 걸음을 내딛기가 두려워 그만둔 것이 많았어요. 망설이고 주저하다가 기회를 놓쳤다고나 할까요? 

그때는 세상과의 문을 닫고 살았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나를 돌아보게 되었어요.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에 대한 비판이나 책망보다 연민과 동정이 깊어가고 결국은 나를 위로하고 응원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살겠다는 욕망은 더 커져가고 도전해야겠다는 마음은 다시 차오르고 강렬해져 갔어요. 그리고 살아야겠다는, 다시 일어나야겠다는 의지도 단단해졌어요. 

생각해보면 벼랑 끝이 결코 절망이 아니라 그 너머에는 희망이 존재한다는 것이에요. 후회와 반성, 깊은 고민이 삶의 끈을 붙잡게 되는 동기가 되고 더 많이 노력하도록 채찍하고 독려한다는 것이에요.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야 내가 바라는 곳을 가게 되고 원하는 것을 얻게 되어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것이에요. 생의 최고의 기쁨은 누구도 할 수 없다는 것을 해내는 것이에요.

그러니 과거에 얽매여 '나는 어디서 와서 지금 무엇을 이루었는가'를 따지며 스스로를 책망하지 말고 '지금 무엇을 해서 앞으로 무엇이 되어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면 되는 거예요. 지나간 것을 그리워하거나 놓친 것을 후회해봐야 돌이킬 수 없어요. 현재 무엇을 해야 내가 즐거운지를 생각하면 되는 거예요. 

그때 세상과의 절교를 선언하며 오랫동안 절망의 숲에서 허우적거리다가 깨달은 것이 많지만 우여곡절을 다 겪고 나서야 선명하게 깨달은 진실 하나는, 세상에는 나보다 '잘난 사람'은 어디를 가나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에요. 다만, 내가 상처를 덜 받기 위해서는 비교의 상대를 줄여가야 하고 헛된 욕심을 빨리 버려야 해요. 비우고 버리고 털어내야 해요. 그것이 마음에 상처를 덜 받게 되죠. 

또 욕심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던 때에는 바로 앞의 이정표도 잘 보이지 않았는데 많은 것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고 나니까 멀리 있는 이정표까지 보이더라고요. 눈앞을 막아서는 욕망을 내려놓으니까 몸과 마음이 가벼워져 다시 날아오를 수 있었으니까요. 

고단하고 환희에 찬 생의 무늬도 흐르면서 느리게 성숙해지더라고요. 티베트 속담에 '충분히 갖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부자다'란 말이 있잖아요. 행복은 '누구답게'가 아니라 '나답게' 사는 것이에요.

사진출처=픽사베이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잖아요. "승자는 눈을 밟아 길을 만들지만 패자는 눈이 녹기를 기다린다." 나답게 즐겁게 사는 것도 나의 길을 내가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에요. 용기 있게 능동적으로 실천하는 거예요. 반듯하게 당당히 나아가야 해요. 

또 수시로 나를 칭찬하고 격려하고 위로해야 해요. 물론 채찍도 하고 반성도 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칭찬할 때에는 아낌없이 해야 해요. 나를 위한 선물, 나를 위한 보상이 나를 지치게 하지도 않고 끝까지 나아가게 만드니까요. 까짓것 사는 게 별 건가요?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다 보면 별일이 생기는 거잖아요!

산다는 것이 고기를 잡기 위해 온몸으로 노를 젓으며 바다로 향하는 어부의 심정이 아닐까 해요. 산다는 것도 '고기'라는 '목적어'를 향해 목숨을 하늘에 맡기며 바다로 향하는 어부처럼 성공을 위해 때로는 목숨을 걸면서 앞만 보고 달려가야 하니까요. 

그러나 삶의 중턱에 서서 돌아보니 산다는 것은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이라는 것이에요. 어떻게 살든지 누구에게든 종착역이 같으니까요. 다만 순서만 다를 뿐이에요. 그 하나의 선명한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한 템포 느리게 가게 되고 욕심을 줄여가게 되는 것 같아요. 한 여름날의 햇살보다 짧은 생이니까 헛헛하죠.

생각해보면 생의 희망도, 절망도, 때로는 의도하지 않은 번짐으로 확대된다는 것이에요. 손쓸 수 없을 만큼 번지기 전에 중단시키는 힘, 그것이 용기 있는 결단력, 선명한 의지인 것 같아요. 용기 있는 결단력, 그것은 추진력만큼이나 생의 시작과 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힘이죠. 아름다운 생의 목표가 있기에 또 일어서서 걷는 거겠죠. 그러니 힘들 때에는 용기로 두려움을 이겨내야 해요. 

느리게 가더라도 뒤로 가지는 말아야 해요. 희망이 내 이름을 부를 때까지 끝까지 가야 해요. 일상의 모든 순간을 만족할 수는 없어요. 또 모든 사람에게 기쁨을 주지는 못하죠. 그러나 가장 중요한 단 한 사람, '나' 에게 가끔 기쁨을 주고 언제나 살아가는 이유 가 된다면 그것이 가장 나다운, 괜찮은 생이예요.

늘 가장 아름다울 때 추락하는 동백꽃처럼 살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하고 살았는데 생의 중턱을 넘어가니 느리게 가더라도 '나답게(Be myself)'살고 싶은 욕망이 강렬해져요. 그래서 갖고 싶지만 내 것이 아닌 것들을 덜 욕망하게 되고 조금 더 내려놓게 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보다도 옆에 있는 것, 뒤에 남긴 것들에 대해 돌아보게 돼요. 조금 더 조심하게 되고 조금 더 양보하게 되고 조금 더 반성하며 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신이 인간에게 두 손을 만들어 준 것도 한 손이 포기하려고 내려놓을 때 다른 한 손이 포기 못하도록 잡아주기 위함이고, 욕심내어 더 많이 채우려 할 때 다른 한 손이 막기 위함인 것 같아요. 오늘도 이렇게 주절주절 두서없는 말을 메모장에 담으며 하루를 마감하네요. 

왼쪽에는 인간관계의 미숙 때문에 후회 한 줌, 일의 엉킴 때문에 절망 한 줌, 오른쪽에는 한통의 전화로 기쁨 한 줌을 안았네요. 웃다가 울다가, 사는 게 그렇죠. 뭐! 내일은 오른쪽을 향하여 조금 더 침착하게, 진중하게 나아가면 되죠. 그러나 반드시 느리게 가면서도 뒤로는 가지 말아야죠. 

밤 11시, 짧은 소나기가 훑고 지나간 하늘에 욕심 없는 별들이 자신만의 빛을 내며 덩실덩실 춤을 추네요. 아파트 빌딩 숲 속에는 집 없는 길고양이도 쉴 곳을 찾아 빠르게 움직이네요. 잡힐 듯 집히지 않는 자유로운 상념이 쑤욱 고개를 내미네요. 느리게 가는 나, 과연 나답게(Be myself)사는 걸까요? 

그 생각을 하는 사이 잠시 웃음이 나네요. 초롱초롱 빛나는 별이 나의 길을 먼 곳까지 선명하게 밝혀주네요. 희망이 가득해 기분이 좋네요. 그리운 사람 찾아 떠나는 바람처럼 내일은 익숙한 여행자가 되어 나의 길을 뚜벅뚜벅 갈 것 같아요. 느리지만 뒤로 가지 않고 반듯하게 앞으로 당당히 나아가야죠! 어제보다 더 멋진 생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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