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8월, 코스모스 졸업생들이 대학 문턱을 나와 사회로 진출을 준비하는 시기가 다가왔다. ‘대학생’이란 이름을 이제 갓 내던지고 ‘사회초년생’, ‘취업준비생’이란 새 타이틀을 얻은 여러분 우선은 축하한다. 이제부터 여러분은 그동안 맛본 인생의 단 맛, 쓴 맛도 모자라 신 맛, 짠 맛까지 볼 일만 남았다.

그간 말로만 들어왔던, 아니면 연습만 해봤던 자소'설'도 부지런히 써봐야 한다.

하반기 공채 시즌 시작과 함께 부랴부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쓰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면접에 대한 걱정으로 잠 못 이루는 사람도 많으리라.

아닌 경우도 있겠으나, 면접은 수트 차림이 기본이다.

여러분이 그간 입을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던 ‘수트’를 입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면접장 문을 열고 들어갈 때, 여러분을 보호해 줄 그 옷 말이다.

사회는 전쟁터라고들 하는데, 표현은 맘에 안 들지만 그만큼 가혹하단 건 수긍할 수밖에 없다.

흔히 사회를 ‘전쟁터’로 비유하는데, 그렇다면 수트는 ‘전투복’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여러분도 남자를 가장 남자답게 만들어준다는 수트를 입어야 할 때가 왔다.

면접에 앞서, 혹은 대학 졸업 기념으로 등등 여러 이유로 수트를 처음 구매하는 이들이 많다. 백화점이나 대형 매장 등에서 기성복을 구매하고 수선하는 ‘반맞춤’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첫 수트이니 만큼 큰 맘 먹고 내 몸에 꼭 맞는 ‘맞춤 수트’를 마련하는 사람들도 있을 터다.

내가 바란 핏은 이런 게 아닌데… 싶어질 수도 있다.

그런데 막상 입어보면 기대했던 그런 TV 속 연예인들의 ‘수트핏’이 보이질 않는다. 흔히들 ‘수트핏이 아니라 스투핏(Stupid)’이라는 표현을 하는데, 그게 자신의 이야기일 줄은 상상도 못했을 지 모른다.

소환사의 협곡을 떠나, 진짜 전쟁이 펼쳐지는 사회에 참전할 때가 왔다!

남자를 완성시켜주는 고치, 남자의 유니폼, 수트에 대해 ‘일자무식’인 사회초년생 여러분들을 위해 준비했다. 알아두면 쓸데는 분명 있는, 수트와 관련된 정보들을 소개한다.

 

■ 수트의 얼굴, 재킷

누군가 드레스 셔츠에 슬렉스, 구두를 신고 있다고 해서 그것을 보고 ‘슈트를 갖춰 입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거기에 재킷까지 입어야 비로소 슈트를 입었다고 한다. 재킷은 그만큼 슈트의 꽃이자 핵심적 요소다.

수트 자켓은 수트 전체의 인상을 대표하는, 말하자면 얼굴이나 다름 없다.

재킷은 형태에 따라 체형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다. 그러니 요즘 유행한다거나, 연예인이 입은 것을 멋져 보인다고 무작정 따라 사지는 말자.

이분 이후로 부쩍 더블 브레스티드 자켓이 많이 보인다… [킹스맨 영화 스틸 이미지]

재킷은 중앙의 단추(버튼)가 한 줄로 늘어서 있냐, 두 줄이냐에 따라 ‘싱글 브레스티드’와 ‘더블 브레스티드’로 나뉜다.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은 매력적이고 우아해 보일 순 있으나, 수트 초보자들이 소화하기 힘들 수도 있다. 처음 수트를 마련할 때는 일반적이고 활용성이 높은 싱글 브레스티드를 추천한다.

버튼을 다 풀어헤치고 다녀도 상관은 없다만, 옛날엔 그게 속옷을 자랑하는 거나 다름 없는 일이었다고 한다.

버튼의 개수 역시 중요하다. 싱글 브레스티드 재킷은 보통 버튼이 한 개에서 세 개 정도인데, 기본기부터 착실히 다지기 위해서는 투 버튼이나 쓰리 버튼을 추천한다. 버튼은 가운데 한 개만 채우는 것이 기본이라고 한다. 앉을 때는 풀어도 좋지만, 서 있을 때는 중앙 버튼을 채워두자.

 

■ 한 끗 차이의 중요성, 팬츠

팬츠는 약간의 길고 짧음에 따라 전체적인 이미지가 달라진다. 소위 말하는 ‘한 끗 차이’라는 말을 절실히 실감할 수 있을 만큼 말이다.

길이가 발목 부근까지 오는 짧은 팬츠는 가볍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격식을 갖춰야 하는 경조사(특히 장례식)에는 그리 어울리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누가 장례식장에서 가볍고 경쾌한 느낌을 주고 싶겠는가.

요즘은 팬츠 밑단이 구두를 다 덮을 정도로 길게 입지는 않는다.

기본을 지키고자한다면 팬츠 길이가 너무 길지도, 너무 짧지도 않게 하는 것을 추천한다. 가장 이상적인 길이는 복숭아뼈를 살짝 덮을 정도의 길이라고 한다. 또 누군가는 구두 뒤를 살짝만 덮는 정도를 추천한다. 

팬츠 밑단을 접어 올린 듯한 카브라 스타일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는 전적으로 취향 차이라고 한다. 단, 카브라가 지나치게 두꺼울(넓을) 경우 다리가 짧아 보일 수 있으니 적절한 길이를 잘 선택해야 한다.

 

■ V존의 분위기는 셔츠와 타이가 좌우한다

셔츠

와이셔츠, 와이샤쓰 아닙니다. '드레스 셔츠'가 맞는 표현이랍니다.

‘와이셔츠’라는 단어가 있다. 어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중앙의 칼라와 버튼이 Y자 모양이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고, 일본어 ‘화이트 셔츠’ 발음의 잔재라는 설도 있다. 하지만 어쨌거나 중요한 점은, 사실 ‘드레스 셔츠(Dress Shirt)’라고 부르는 게 맞다는 것이다. 재킷 안에 입는 옷은 드레스 셔츠다. 알아두되, 본 포스트에서는 ‘셔츠’로 명칭을 통일하겠다.

셔츠는 재킷 안에 있기 때문에 그리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셔츠의 색, 패턴에 따라 수트의 전체적인 느낌도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타이(Tie)’까지 센스있게 선택한다면, 수트의 색상이 달라진 것 만큼이나 큰 효과를 얻을 수도 있겠다.

가장 흔히 입는 셔츠는 흰색이나 파란색 계통이다.

첫 수트를 마련하면서 함께 입을 셔츠를 선택할 때는 화려한 패턴이나 개성 있는 색을 배제하는 것을 추천한다. 가장 무난하기에 자칫 몰개성하다고까지 느껴질 수 있는, 흰색이나 하늘색을 권장한다.

혹자는 그런 색의 셔츠가 너무 평범하다고, 너무 흔하다고 말할지 모른다. 실제로 직장인들이 가장 즐겨 입는 셔츠 색이 흰 색이나 하늘색 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색이기에 실패할 가능성도 적다는 의미로 풀이해볼 수도 있겠다.

 

타이

셔츠에 맞는 타이를 미리 골라두는 것도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다.

타이 역시 셔츠처럼 비교적 적은 노력으로 큰 변화 효과를 볼 수 있는 아이템이다. 다만, 타이는 쉽게 유행을 타는 편이기 때문에, 수트 스타일링에 아직 익숙치 않은 여러분은 무난한 패턴에 무난한 컬러의 타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검정색 타이, 매야 할 일도 많을 뿐 아니라 단정하고 차분한 이미지를 주니 하나쯤은 꼭 가지고 있자.

또한 기본적으로 검정색 타이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것을 추천한다. 많은 사람들이 검정색 타이를 ‘장례식 패션’이라 말하는데, 검정색의 우아함과 섹시함, 시크함 등 온갖 매력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또한 검정색 타이만큼 격식을 갖추는 타이 색상도 드물다. 생각보다 자주 매게 될 지도 모르니 하나쯤은 ‘필구’할 것!

 

■ 수트 스타일의 완성은 발끝에서

양말

센스있게 양말 색을 고르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바지나 구두에 가려진다는 이유로 간과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지만, 양말도 엄청나게 중요하다. 요즘은 캐주얼 패션이건, 어떤 패션이건 간에 양말을 센스 있는 색, 패턴으로 선택해야 진정한 패셔니스타라고들 한다. 그만큼 중요한 포인트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움직일 때, 앉아있을 때 슬쩍 슬쩍 보이는 양말까지 멋스럽다면 여러분도 ‘패알못’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양말 위로 맨다리가 드러나는 것은 쑥스럽다(부끄).

양말 컬러는 팬츠나 구두 컬러와 비슷한 스타일, 또는 둘 중 톤 다운된 색에 맞추는 것이 좋다. 요즘 날씨가 계속 더운데, 그렇다고 짧은 양말을 신는 것도 사실 ‘정석대로’는 아니다. 다리나 발의 맨살이 드러나는 것은 결례라고 한다.

또한, 본인이 마이클 잭슨이 아니라면 단정한 수트 차림에 흰 양말을 매치하는 실수는 저지르지 말자. 그런 선택은 정말 문자 그대로 ‘실수’다!

 

구두

수트를 입을 때 신는 구두는 사실 어울리기만 하면 무엇을 신어도 상관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개성을 존중하는 시대라도 기본적인 예의범절은 있으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런 구두를 기준으로 소개해볼까 한다.

둥근 'W' 모양 구두 코 장식이 있는 것을 '윙팁'이라 한다.

구두 코 부분에 W자 모양의 장식이 있는 것을 ‘윙 팁(Wing tip)’이라 한다. 말 그대로 날개처럼 생겼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이다. 반대로 ‘一’자로 쭉 뻗은 장식은 ‘스트레이트 팁(Straight tip)’이라 한다. 구두 코에 아무 장식도 없는 민둥한 형태는 ‘플레인 토(Plain Toe)’다.

끈 없는 구두는 캐주얼한 느낌을 준다. 첫 수트에는 끈 있는 구두를 매치해 구매하자.

이밖에 수도승들의 신발에서 착안된 ‘몽크 스트랩(Monk Strap)’이나 끈이 없는 ‘태슬(Tassel)’, ‘슬립온(Slip-On)’도 있지만 여러분의 ‘첫’ 구두로 어울린다고 보긴 어렵다. 말리지는 않겠지만 기본적으로 끈이 있는 구두가 격식을 갖춘 형태라고 하니 유념하시길 바란다.

 

■ 남자의 각오가 담겨있는 옷, 수트

몸에 잘 맞는 수트를 단정하게 갖춰 입고 나면, 몸가짐도 마음가짐도 바지런해진다. 애초에 여러분이 수트를 갖춰 입은 이유를 떠올려 보자. 어딘가에서 요란하게 춤을 추며 이성을 유혹하기 위해서도, 땀을 쫙 빼며 운동을 하기 위해서도 아닐 것이다.

다양한 수트를 고르고 입는 것은 남자가 느끼는 여러 즐거움 중 하나일 수도 있다.

여러분은 저마다 각각의 이유로 수트를 입는다. 좋은 인상을 남겨야 할 중요한 날에, 소중한 분들과 함께하는 자리에, 누군가에게 명복을 빌어주기 위해 등.

또는 여러분 중 몇은 사회라는 전쟁터에 투입되기 전, 매일 아침을 거울 앞에 서서 오늘도 승리하길 바라며 마음을 다잡고, 사회인의 전투복 ‘수트’로 갈아입고 있을 지도 모른다.

수트를 입을 때 각오가 필요한 게 아니라, 입으면 자신도 모르게 각오를 다지게 된다.

어쨌거나 여러분은 수트를 입을 때마다 크건 작건 나름의 각오를 다진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벌의 수트에는 옷 그 이상의 많은 것들이 담겨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런 각오가 담겨있는 만큼 수트는 멋지고 아름답다.

기나긴 시간 동안 증명돼 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아마 그럴 것이다. 이 옷은 우리를 가장 남자답게 만드는 옷이다. 이 옷은 우리의 유니폼이자, 우리를 완성시켜 주는 ‘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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