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계부처 합동 실무기획단 꾸려 특수교육 여건 개선하기로

지난 5일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주민토론회에서 장애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특수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공감신문] 이낙연 국무총리가 최근 논란이 된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문제와 관련해 “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를 필요한 만큼 지을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기를 호소한다”고 21일 밝혔다. 

정부는 특수학교 설립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실무기획단을 꾸리기로 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3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특수학교 설립’ 안건과 관련해 이같이 당부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강서구 가양동 공진초등학교 폐교 부지에 특수학교를 짓는 내용을 발표했지만 일부 주민들의 지속적인 반대로 현재까지 학교설립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지난 5일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주민토론회’에서는 장애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특수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호소하기도 했다. 

21일 이낙연 총리는 "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를 필요한 만큼 지을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기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와 관련해 “장애아를 가지신 엄마가 흙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눈물을 흘리며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는 사진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부끄러움을 일깨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 엄마는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과 고통을 겪으셨을 것”이라며 “장애아가 조금 가깝게 다닐 만한 학교를 지역사회가 수용하지 못해 아이와 엄마께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고통을 또 한 번 얹어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우리 사회의 그 무엇이 그 아이와 엄마를 이 지경까지 몰아넣고 있느냐. 그 지역 나름의 특별한 경위가 있다 하더라도 그 지역뿐만이 아니다"라며 "장애아의 교육받을 권리보다 내 집 값이나 내 아이 주변을 중시하는 잘못된 이기심이 작동하지는 않았을까"라고 꼬집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의 장애학생 4496명이 29개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데 8개 구에 특수학교가 없어 2~3시간을 들여 인근 지역으로 통학하고 있다. 또 정원보다 학생 수가 많은 경우도 대다수였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의 장애학생 4496명이 29개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데 8개 구에 특수학교가 없어 2~3시간을 들여 인근 지역으로 통학하고 있다

이 총리는 “통계를 보면 학교에 가는데 1시간 이상 걸리는 학생의 비율이 일반 초중고교는 3.2%이지만, 특수 초중고교는 11.6%”라며 “장애아들이 더 먼 학교에 다녀야 하는 세상은 거꾸로된 세상”이라고 비판했다. 

또 언론 보도를 인용해 특수학교가 들어선 곳이나 그렇지 않은 곳의 집값 변동 차이가 없다고 이야기하며 일부 지역 주민들의 집값 하락 걱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내 아이를 장애아로부터 멀리 떼어놓는 것이 내 아이를 좋은 사회인으로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교육이론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오히려 내 아이가 장애아를 배려하며 함께 사는 경험을 갖는 것이 아이의 미래에 훨씬 더 좋다는 것이 세계 공통의 상식"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교육부를 중심으로 관계부처 합동 실무기획단을 꾸려 11월 발표할 특수교육발전 5개년계획에 특수교육 여건 개선방안을 반영할 계획이다.

이밖에 40여 년간 전남 고흥 소록도에서 봉사한 간호사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언급하면서 "우리 모두가 '소록도 천사'처럼 하기는 어렵더라도 이웃에 장애아 학교를 두는 일은 주민 여러분들이 수용해 줄 것으로 저는 굳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교육부를 중심으로 관계부처 합동 실무기획단을 꾸려 11월 발표할 '제5차 특수교육발전 5개년계획'에 특수교육 여건 개선방안을 반영할 계획이다.

교육부 외에 국토교통부·보건복지부·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참여해 학교 부지 선정부터 개교까지 전 과정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고민해보겠다는 것이다.

앞서 교육부는 2022년까지 전국에 18개의 특수학교를 추가 건립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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