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교양공감] 기자는 곧 자취 2년차를 맞는 초보 자취생. 늘 ‘어떻게 하면 방을 더 예쁘게 꾸밀 수 있을까?’ 고민을 한다. 공간은 한정적인데, 소파나 TV선반, 테이블 등 이것저것을 들여놓고 싶다.

그러다 가끔은 정말 큰 맘 먹고 줄자를 빼들기도 한다. 비좁은 틈을 재고 나서, 그 길이에 맞는 가구를 찾아내고야 말겠다고. 하지만 터무니없이 작은 틈새에 끼워 넣을 만 한 가구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미니미’한 가구를 찾아냈다 해도 내 취향, 집안 분위기에 꼭 맞으리란 보장도 없다.

'이럴 바엔 직접 만드는 게 낫겠다'싶다면? 직접 만들어보자! [Flickr 이미지]

이럴 땐 ‘차라리 내가 직접 하나 만들고 말지’싶기도 하다. 사이즈도 딱 맞게, 디자인도 내가 원하는 대로 해볼 수 있으니까. 그러나 그게 그리 쉬울 리가 있을까?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차근차근 스텝을 밟아나가다 보면 어느새 가구를 만드는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 또, 요새는 그런 걸 만드는 사람들이 하도 많다보니 나름의 인프라도 잘 구축돼있으니까, 생각보다 그렇게까지 어렵진 않을 것이다(진심?).

Do It Yourself! 직접 하시라! 라는 말에서 비롯된 ‘DIY’ 가구, 집기, 의류 등은 이제 그리 희귀하거나 막연한 개념은 아니다. 특히 ‘반 DIY’라는 이름으로 소비자가 ‘조립만’ 하면 되는 반제품 형태로도 나오고 있으니 이미 도전해본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 중에서도 이번 교양공감 포스트에서 소개할 ‘가구 DIY’는 비좁은 방에 ‘나만의 맞춤 가구’를 갖춘다는 매력이 있다.

공간은 많이 안 차지하면서도 넓은, 환상 속의 침대를 만들고야 말겠다. [Pxhere 이미지]

물론, 이번 주제에 대해서는 기자 역시 ‘알못’이다. 그러나 DIY 알못인 여러분들과 함께 하나씩 차근차근 배워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침대나 소파(!)까지 만들 수 있으리란 허튼 기대를 품어본다… 본격적인 DIY 관련 지식을 다루기보다는, 겉이라도 살짝 핥아볼 수 있는 얕은 가구 DIY 정보들을 알아보자.

 

■ 첫 번째 스텝 : 배치와 모양, 어디에 무엇을?

자, ‘가구 DIY에 도전하자!’라 생각했다면 가장 먼저 무얼 해야 할까? 공구를 산다? 시간을 비워둔다? 뭐, 둘 다 시급하긴 하지만 일단은 어디에, 무엇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어느 공간에 무엇을 어떻게 둘 것인지를 잘 생각해보자. [위키미디어 웹사이트 캡쳐]

가구가 어디에 놓일 것인가. 그건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의자를 만들고 싶다? 어디에 놓을 것인지를 알아야 대략적인 높이, 너비를 짐작할 수 있다. 책상과 침대 사이에 뭔가를 두고 싶다? 책장을 두고 싶은지, 침대 맡 서랍장을 두고 싶은지에 따라 작업 과정이 완전히 달라진다. 그러니 가장 최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고민은 ‘무엇을? 어디에?’가 되겠다.

DIY 초보자들에게는 구조가 비교적 단순한 선반장, 메모보드, 아니면 책꽂이 등을 권한다. 첫 시도부터 큰 옷장이나 침대를 만드는 것은 걷기도 전에 달리겠다는 격이다. 우리 ‘알못’들은 일단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오케이?

 

■ 두 번째 스텝 : 측정, 측정, 측정!

제작할 가구의 선택이 끝났다면 해당 공간의 크기를 ‘정확하게’ 파악해둬야 한다. 며칠, 몇 주간 공들여 만든 가구를 배치하려는데 ‘딱 요만큼’ 넓어서 놔둘 수 없다면 얼마나 허무할까? 치수를 정확하게 재 둬야, 거기에 맞는 크기의 가구를 만들 수 있는 법이다.

측정은 정확하게 해야 한다. 나중에 피눈물 흘리지 않으려면. [Pexels 이미지]

공간을 측정할 때는 줄자 등을 사용하면 되겠다. 요즘은 레이저로 공간의 길이나 폭 등을 재는 아이템도 있다고 하는데, 일단은 ‘껌 테이프’같은 모양의 줄자 하나라도 괜찮다. 공간의 폭, 높이, 깊이를 재고 나면 그보다 ‘약간 작은’ 치수의 가구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된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30cm의 공간에 30cm짜리 가구를 넣는 것은 아무래도 쉽지 않다. 공간과 가구 사이에 1~5cm가량의 여유가 있게끔 가구를 만드는 것이 좋다.

 

■ 세 번째 스텝 : 무엇이 얼마나 필요할까

무엇을 어디에, 그리고 어느 정도의 크기로 만들 것인지를 고민하고 나면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가구 제작 준비를 해야 한다. 바로 도면을 그리는 것이다.

도면 그리기는 미적 감각을 발휘할 때가 아니다. 무엇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알 수 있으면 된다. [Pixabay 이미지]

도면을 그릴 때는 각 부위별 수치들도 정확하게 기입해두자. 꼭 잘 그릴 필요는 없지만 최대한 상세하게 그려두는 것이 좋겠다.

 

■ 네 번째 스텝 : 목재를 고르고 주문하자

도면을 그리고 나면 어느 정도 사이즈의 목재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보통 DIY에서는 밀도가 낮고 부드러워 가공하기 쉬운 ‘소프트우드(Softwood)’류 목재를 사용한다.

나무 종류에 따라 질감이나 색감, 가장 중요한 가격이 달라진다. [Pexels 이미지]

소프드우드로는 소나무, 삼나무, 편백나무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나 저마다 가격, 무늬, 색감, 경도가 다르다. 용도, 취향, 그리고 여러분의 예산 상황에 맞는 목재를 직접 선택해야 한다.

대부분의 목공소에서도 DIY 가구에 쓰이는 목재를 구할 수 있다. 물론 목공소 방문이 힘들 경우에는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면 된다. 인터넷 쇼핑몰 중에는 ‘손잡이’나 ‘흰지’ 등 철물점에서 구할 수 있는 부분을 판매하는 곳도 있다.

 

■ 다섯 번째 스텝 : 맨손으로 만들 거야? DIY 공구들

가구 DIY에 필요한 공구들은 수없이 많지만, 그렇다고 ‘알못’에다가 ‘입문’ 수준인 우리가 그 공구 모두를 갖출 필요는 없다. 제작하기로 한 가구의 제작 방식, 가공 방식에 따라 나사못, 망치부터 샌더, 전동드릴, 실리콘 총 등이 필요하다.

자신이 만들려는 가구에 따라 '필수' 공구도 달라지게 된다. [Unsplash 이미지]

어떤 가구에 무엇이 필요한지는 명확하게 답변하기가 어렵다. 보통 드릴, 핸디형 직소 등 몇 가지를 DIY 필수 공구로 꼽지만 그마저도 접합 방식에 따라, 예산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쇼핑몰이나 DIY팁, 노하우 서적 등을 통해서 정보를 얻으시길 권장한다.

못으로 각 목재 부위를 접합하려면 못과 망치는 당연히 필수적이겠다. 또한, 목재 표면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서는 샌더나 사포가 있어야만 하겠다. 자, 공구를 생각하니 갑자기 DIY 도전기가 까마득해지는가? 걱정 마시길, DIY 공방에서 제작 공간은 물론이고 공구들까지 대여해주는 곳들이 있다.

 

■ DIY 가구 제작 팁

목재, 공구가 준비됐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소매를 걷어붙일 차례다. 여러분이 나무를 자르고, 붙이고 망치질을 하기 전 알아두면 좋을 간단한 팁들을 소개한다. 뻔하고 당연한 얘기들이라고?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 아닐까?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무엇보다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여러분의 안전! [Pixabay 이미지]

가구 DIY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실용성? 가구의 안정성? 가장 중요한건 여러분의 안전이다. 아무리 경도가 낮은 목재라도 단단하다. 그걸 자르는 도구는 얼마나 예리할까? 목재를 자르고 뚫는 도구들은 여러분에게 위험할 수 있다. 다루는 것도, 관리도 결코 소홀히 하지 말 것!

 

여유를 가지고, 길게 보자

하루 아침에 멋진 가구를 뚝딱 완성해내긴 쉽지 않을 게다. 계획을 세우자.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가구의 종류나 형태마다 다를 순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반제품이 아닌 순수 DIY 가구 제작은 시간가 노력이 많이 필요한 과정이다. 어떤 가구는 몇 주 단위를 넘어 개월 단위로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급하게 마음먹지 말고 차근차근 계획을 세우자. 그래야 완성도 있는 가구를 만들 수 있다.

 

‘자투리’ 줄이기, 활용하기

남는 부분으로 다른 걸 만들어볼 수도 있겠다. [Flickr 이미지]

주변에 DIY 가구 제작을 해본 분들은 대체로 목재를 만들고 남는 부분, 그러니까 ‘자투리’가 남지 않게 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애초부터 자투리가 아예 없게끔 목재를 주문하기란 쉽지 않다. 처음엔 그 자투리가 상당히 많이 나올지 모르지만, 제작을 반복하면서 남는 부분을 점차 줄여나가보자. 아니면 남는 부분을 활용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 ‘나만의 가구’가 지닌 매력

기자가 집에서 쓰는 테이블은 상당히 높다. 가구 높이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은 의외로 여러 불편함을 야기한다. 가끔씩, 침대에 누운 채로 TV를 보다 목이 아플 때도 있고, 식사를 할 때마다 테이블이 높아 어쩔 수 없이 ‘자라목’이 되기도 한다.

마감까지 깔끔하게 하고 나면 나만의 가구 완성! [Pixabay 이미지]

그렇다고 완제품을 멋대로 자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고, 실패하면 가구를 그대로 버려야 할지도 모른다. 가구 DIY는 그런 생활 속 소소한 불편들을 개선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 중의 하나다. 물론 ‘나만의 감성’이 담긴 가구를 땀흘리며 만든다는 것의 매력도 무시할 수 없겠다.

근처에 DIY 가구 공방이 있는지 알아봐야겠다. [Flickr 이미지]

기자는 일단, 당장 불편감을 느끼는 테이블부터 DIY 제작을 시도해볼까 한다. ‘알못’ 주제에 처음부터 테이블에 도전하는 것이 불안하긴 하지만, 만약 실패하더라도 다음 번 교양공감 포스트에서 보다 알찬 내용으로 ‘DIY 실패를 면하는 방법’을 소개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됐다… 기자가 먼저 해 볼 터이니, 여러분도 한 번쯤 시도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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