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교양공감] 평소와 달리 유난히 처지는 오늘, 아침부터 뱃속은 텅텅 비어 있건만 그냥 누워서 자고 싶은 마음이 한 가득이다. 이런 경우, 아마 여러분은 불쌍한 ‘꼬르륵’은 무시하고 ‘쿨쿨’을 선택하는 일이 많았을 테다.

스트레스를 회피하기 위해 매번 ‘잠’을 선택하는 건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Max Pixel]

‘꼬르륵’을 매번 무시한다면 나 자신을 학대하고 있다는 증거다. 아니라고? 최근 나를 위한 고민을 한 경험이 있는지 생각해보자. 제법 진지하게 말이다. 

여러분을 짓누르던 고민은 쌓인 채로 시간은 잘도 흘러가 벌써 추워질 일만 남았다. 지친 나를 위로하지 않고 한 해가 다 가버린다면, 내가 너무 섭섭하지 않겠나. 

바쁜 일상에 커져버린 고민을 해결할 틈을 잃어버린 당신. [Max Pixel]

나를 위한 고민을 할 여력이 없는 여러분. 요즘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지금 왜 지쳐있는 지 잘 알고 있으신지. 바쁜 일상 속 쉼표가 필요한 여러분께 나름 괜찮은 나 자신 위로법을 알려드리려고 한다. 

평소에 익숙했던 자극적인 인스턴트나 배달 음식 말고, 따뜻한 위로가 담긴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보자. 최근 나를 위한 음식이라곤 ‘라면’ 뿐이었다면 필히.

고민에 짓눌렸던 나를 위한 선물로 위로가 담긴 따뜻한 저녁, 괜찮지 않은지. [Max Pixel]

오늘 교양공감 포스트에서는 서늘해진 바람과 어울리는 따뜻한 수프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시간이 널널한 저녁, 식탁에서 3분 요리는 빼버리고 따끈따끈한 수프 한 그릇 어떤가? 

 

■ 달콤한 단호박 수프 한 스푼

단호박은 물에 식초를 넣어 문질러 씻어주면 깨끗하게 세척된다. [Pixabay]

먼저 단호박을 깨끗이 씻는다. 딱딱한 단호박은 손질하기 힘드니, 비닐에 담아 전자레인지에 5~6분 정도 돌려준다. 

레인지에서 단호박이 맛있게 익는 동안, 양파를 볶기 적당한 크기로 썰자. 팬에 버터 한 조각을 넣은 다음, 양파를 갈색이 될 정도로 볶고 식혀준다.

감기 예방, 항암 작용, 피부 미용, 변비 등에 효과가 있는 단호박. [Max Pixel]

‘땡’ 소리가 들린다면 레인지에서 단호박을 꺼내자. 달달한 냄새가 나는 단호박을 반으로 쪼개 숟가락으로 씨를 긁어낸 후 껍질을 벗기자. 레인지에 돌리기 전보다 말랑말랑해 벗기기 쉬워졌을 거다. 식은 후 믹서기로 갈아야 하니 깍둑깍둑 썰어놓자.

단호박과 양파가 식었다면 믹서기에 넣어 갈아주자. 잘 갈리지 않는다면 우유를 조금 넣자. 건더기가 없을 정도로 잘 갈아졌다면 냄비에 옮겨 담아 끓이면 된다. 수프의 농도를 생각하며 우유를 넣어주면서 끓이자. 타지 않을 정도로 불 조절만 잘해준다면 끝! 아, 소금으로 약간 간을 해주면 더 맛있어진다.

감자도 전자레인지에서 익힌 후에 넣으면 따로 삶을 필요가 없어 간편하다. [Pixabay]

단호박이 달지 않다면 우유 대신 생크림을 넣으면 더 맛있다. 반대로 단호박 수프가 달아서 싫다면, 감자를 넣으면 고소한 맛이 더 강해진다. 

입맛이 뚝 떨어진 날, 달달한 단호박 수프를 끓어보자. 이 수프는 식어도 맛있으니 먹고 싶지 않더라도 일단 도전해보자. 요리하는 동안 잡생각이 조금은 사라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 따끈따끈 짭짤한 감자 수프

그냥 삶아 먹어도 왕 맛있는 감자. 피로 회복과 빈혈 예방에 좋다. [Max Pixel]

감자는 단호박과 다르게 익히기 전에 껍질을 벗겨야 한다. 8등분 될 정도의 크기로 잘라준 후 전자레인지 용기에 담아 4~5분 정도 돌리자.

팬에 버터 한 조각을 넣고 채 썬 양파를 갈색이 될 정도로 볶자. 이때 소금과 후추를 넣어주자. 짭짤한 감자 수프를 원한다면 말이다. 

우유 대신 생크림이나 휘핑크림을 넣어도 맛있다. [Pixabay]

전자레인지에서 꺼내 온 감자가 젓가락이 쑥 들어갈 정도로 익었다면 아까 볶아놓은 양파와 함께 식혀두자. 식었다면 함께 믹서기에 넣어 갈아주는데 이 또한 잘 갈아지지 않는다면 우유를 넣자.

갈아진 감자와 양파를 냄비에 옮긴 다음 우유를 넣어 끓이자. 간을 보면서 후추와 소금이 부족하다면 더 넣고, 풍미를 더 하기 위해 슬라이스 치즈 2장을 넣자. 고소한 맛이 배가 될 거다.

감자 수프에 구운 베이컨을 잘게 썰어 올려 먹어도 OK! [Wikimedia]

감자 수프를 만들면서 나는 고소한 냄새에 뭔갈 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집에 있던 식빵을 작은 크기로 잘라 준 다음 팬에 볶자. 잘 볶아진 식빵을 수프에 퐁당 담가 먹으면 된다.

 

■ 예쁜 빛깔의 브로콜리 수프 

브로콜리에는 레몬의 2배, 감자의 7배에 해당하는 비타민 C가 함유되어 있다. [Flickr]

파릇파릇한 브로콜리를 깨끗한 물에 씻어낸다. 나중에 믹서기에 넣어 갈아야 하니 너무 크다면 믹서기에 들어갈 정도로 자르자. 

냄비에 물을 담은 다음 소금을 한 꼬집 넣고 끓인다. 팔팔 끓는 물에 브로콜리를 풍덩 넣어 데치자. 처음보다 색이 더 진해졌다면 건져내고 식히면 된다.

수프에 치즈를 넣으면 따로 소금, 후추 간을 할 필요가 없다. [Pixabay]

식은 브로콜리를 믹서기에 넣고 잘 갈자. 갈린 브로콜리를 냄비에 옮겨 담아 우유와 함께 끓인다. 여기에 파르메산 치즈 가루와 슬라이스 치즈를 넣어 고소함을 더해주자. 약한 불에 걸쭉해질 때까지 끓여내면 된다. 

브로콜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수프에 브로콜리를 퐁당 넣어 먹어도 맛있을 거다. [Wikimedia]

씹는 식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양송이버섯을 잘게 썰어 색깔이 진해질 정도로만 살짝 볶은 다음에 수프에 올려 먹자. 맛이 훨씬 더 풍부해질 거다. 

 

■ 포근하고 든든한 옥수수 수프

옥수수 삶아서 다 드시지 마시고 수프 만들 옥수수는 따로 빼놓자. [Pixabay]

먼저 수프를 만들기 전, 옥수수를 삶아야 한다. 옥수수가 물에 살짝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끓이고, 물이 끓으면 옥수수를 넣고 삶으면 된다. 오래 삶으면 알이 너무 물컹거리니 뚜껑을 닫고 20분 정도만 기다리자. 김이 날 때 옥수수 익은 냄새가 난다면 잘 삶아진 거다.

팬에 버터를 녹이고 얇게 썬 양파와 감자를 볶아주자. 감자가 어느 정도 익는 사이에 삶아진 옥수수를 알알이 떼어낸 다음 함께 볶는다. 삶은 옥수수 대신 옥수수 통조림을 사용해도 된다. 옥수수 통조림은 물기를 쏙 빼준 다음에 사용하자. 

옥수수 수프는 따뜻할 때가 가장 맛있으며, 잘 상하니 꼭 냉장 보관하자. [Pixabay]

잘 볶아진 재료들을 좀 식혀두었다가 믹서기에 넣어 갈아주자. 옥수수 씹히는 식감이 좋으시다면 너무 곱게 갈지는 말자. 재료를 갈았다면 팬으로 옮긴 뒤에 우유를 부어 끓이면 된다.

빵과 함께 곁들여 먹으면 훨씬 더 맛있다. [Pixabay]

옥수수는 충분히 고소하기 때문에 치즈를 넣지 않아도 된다. 접시에 잘 옮겨 담은 후, 옥수수알이나 콘이 남았다면 수프 위에 올려 냠냠 맛있게 먹으면 끝이다. 

 

■ 인스턴트, 오늘은 넣어두는 게 어때?

[Pixabay]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우울했던 기분이 조금은 나아지는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싶을 때가 많다. 아무렇게나 펴놓은 이불에 누워 잠들고 싶고, ‘생각 스위치’라는 게 있다면 그냥 꺼버리고 싶다.

근데 그런 일이 앞으로 없을 거란 보장은 할 수 없다. 여러분의 우울함이, 고민이 오늘이면 끝날 것이라고 누가 단정 지을 수 있겠는가? 그럴 때마다 늘 하던 대로 오지 않는 잠을 청하거나, 알코올을 때려 붓더라도 나아지지 않는다. 누구보다 여러분이 잘 알 거다.

[Pixabay]

가끔은 생각 스위치를 억지로 켜 보자는 거다. 회피는 좋지 않다. 다른 누구도 아닌 고민을 가득 안고 고생하는 나를 위한 요리를 하면서 생각을 환기해보자. 요리를 만드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요리로 스트레스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을 거다.   

인스턴트는 간편하고, 배달 음식은 빠르다. 여러분이 고민할 틈이 없다. 믹서기에서 재료가 곱게 갈리는 동안, 보글보글 수프가 끓는 동안 끗발 나는 해결책까진 아니더라도 나름 괜찮은 해결방법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Pexels]

만들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들어가 조금 짤 수도 있지만, 나를 위한 위로가 담뿍 담긴 수프. 생각보다 괜찮지 않을까? 내일도 버텨야 하는 나를 위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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