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 보수위기 이유로 통추위 구성에 박차 가해

[공감신문] 최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파 의원들 사이에서 논의되는 보수통합 문제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권이 교체됐고, 보수가 위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일부는 오히려 보수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김무성 의원(왼쪽부터)

바른정당 의원들은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등을 이유로 한국당(당시 새누리당)에서 탈당했다.

이후 바른정당은 이름대로 바른 정치와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외치며, 많은 관심속에 정식 창당했다. 하지만 바른정당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파면과 제19대 대통령 선거 등을 거치며 당 내에서 여러 논란이 일었고, 대선 전인 지난 5월 2일 집단탈당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바른정당은 원내교섭단체 정족수인 20명을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다행이도 20명의 선은 무너지지 않았고, 현재에 이르렀다. 이처럼 위기를 거친 바른정당이 최근 또 위기를 맞았다.

이번 위기는 앞선 집단탈당과 다르게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을 수도 있어, 그 중요성이 크다.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과 '보수대통합 추진위원회'(통추위) 구성을 추진 중인 한국당 이철우 의원은 지난 11일 “보수세력이 흩어진 데 대해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도 이날 "당 밖의 보수세력도 함께 통합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즉, 보수가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통추위를 통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과 자유한국당 이철우 의원

현재 한국당은 107석의 의석수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보다 14석 모자란 의석이다. 때문에 제1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바른정당도 국민의당에 비해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다. 앞서 진행된 김이수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의 임명동의안 표결과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표결에서도 사실상 국민의당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다면 보수 정당의 위기라는 의견이 단순 우려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는, 그럼에도 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의 보수통합이 보수를 퇴행시킬 것이라고 지적한다.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15일 ‘보수통합 무엇이 문제인가?’ 긴급진단 토론회를 주최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보수통합은 미사여구일 뿐, ‘한국당 투항’이자 ‘비루한 후퇴’”라며 “지금은 안갯속같지만 시선을 좀 더 먼 곳에 둔다면 바른정당이 가야할 넓은 길이 선명하게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 발제자로 참석한 홍진표 시대정신상임이사는 ‘보수통합은 혁신과 재건의 포기’라는 발표를 통해 일침을 가했다.

홍진표 이사는 “한국당의 행보나 바른정당 통합파의 태도를 보면 탄핵사태를 벌써 망각하고 현 정세를 통상적인 정권교체 초기로 착각한다는 의심이 든다”며 “정치인이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는 건 당연하나, 수년 내에 보수재건에 실패하면 공멸할 수 있다는 넓은 시야가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1월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바른정당 창당대회김무성 의원 등이 국정농단 등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무릎을 꿇고 있다.

홍 이사의 발언대로 바른정당은 한국당에서 왜 탈당했는지를, 창당을 통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이었는지를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보수통합 논란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바른정당이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유지해, 바른 보수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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