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은 '54시간 35분' 동안 비행..."대한장애인체육회 부실한 관리·감독 이유 커"

[공감신문] 선수들의 경기를 지원해야 할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이 항공권 구매 대행업체로부터 뒷돈을 챙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예정보다 많은 환승과 긴 시간을 들여 올림픽에 참가했다. 심지어 지금까지 선수들의 일비조차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장애인체육회와 농아인스포츠연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비례대표)은 19일 대한장애인체육회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농아인올림픽인 데플림픽 참가 선수 70명은 대회가 열리는 터키 삼순까지 왕복하는데 5차례 비행기를 환승했다.

기존 계획에 따르면 비행기를 2차례만 환승하면 됐다. 그러나 연맹이 항공권을 확보하지 못해 선수들은 환승하는 데만 10시간을 더 기다려야했으며, 총 비행시간도 애초 계획했던 39시간 15분보다 15시간이상 늘어나 54시간 35분이나 걸렸다.

이는 항공권을 담당한 여행사가 선수들의 항공권을 제때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박경미 의원실 제공

항공권 구매를 맡은 여행사가 선수들의 왕복 항공권 비용인 1억1000만원을 유용하면서 선수들은 출국일이 다가왔는데도 표를 구하지 못했다. 결국,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출국일 하루 전에야 항공권을 구했다. 하지만 항공권 구매에는 기존 계획보다 1억8600만원이 추가로 들었다.

아울러 연맹은 해당 여행사를 항공권 구매 대행업체로 임의 선정하고, 계약이행보증보험 없이 대금을 한꺼번에 치렀다.

그 대가로 연맹 측이 1500만원의 리베이트를 챙긴 사실도 확인됐다. 당초 연맹은 경쟁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한 것처럼 꾸몄다. 그러나 대한장애인체육회의 내부감사결과, 리베이트를 약속한 이 여행사와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연맹은 여행사를,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연맹을 각각 형사 고소한 상태다.

이 같은 연맹과 장애인체육회의 부실 관리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52개 메달을 거두며 역대 최고성적인 세계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선수들은 경기 기간 지급 받아야 할 일비를 아직까지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지급해야 할 일비 총 6100만원이 항공권을 구매하는데 사용됐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

박경미 의원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을 부실하게 관리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빚어진 것"이라며 "다른 가맹단체 관리도 이처럼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